사람살이에 있어서 소통만큼 중요한 것도 드물다. 그런데도 날이 갈수록 소통이 어려워진다. 이웃과의 소통은 물론 심지어는 가족 간에도 소통이 되지 않아 오해와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예사다. 낯선 곳에 적응하는 방법을 몰라 외롭게 지내는 어린이도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기도 한다. 『살구나무 골대』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이사한 은우네가 중심이다. 가족, 친구, 이웃, 어른과 아이가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전하는 이야기다. 네모나 세모처럼 모난 부분은 다른 사람이 닳게 하려면 다툼이 생긴다. 이 책에는 모난 부분을 각자의 방식으로 깎아서 둥근 세상을 만들려는 가족과 이웃이 아웅다웅, 알콩달콩, 어울렁더울렁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목차
작가의 말
요술 안경의 비밀 축구는 즐거워 할아버지의 입원 오골계 사건 삼대가 사는 집 살구나무 치료 살구나무가 골대거든요 이상한 소문 환장의 짝꿍 살구잼 배달 놀라운 선물
책 속으로
바람이 순해졌다. 몸을 움츠리게 만들던 바람이 아니었다. 따사로운 햇살과 어울린 봄바람은 보드라운 털처럼 느낌이 좋았다. 살살 불면서 마당의 나뭇가지마다 햇살의 기운을 걸쳐주었다. 마른 잔디를 밀어내는 연둣빛 잔디 새순이 반짝거렸다. 발긋발긋 꽃망울을 틔웠던 마당의 살구나무도 꽃잎을 열기 시작했다. 연분홍 꽃잎으로 마당이 환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꽃을 피워냈구나.” -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