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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마누라는 쌍계사 십리벚꽃길도
봄꽃 선두주자는 바로 앞에 남도대교 건너면 광활하게 펼처진 광양의 매화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햇살에 아지랑이가 아른 거리듯
울 마누라 역시 오래전 남편이란 자는 혼자 싸 돌아 다니고
마누라~이제야 그 말을 하냐는 듯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조타 가자!!"
마누라의 밝은 콧소리에 한술 더 떠 본다
이왕에 남도 내려가는 김에
나는 밖에서 일을 보다가 서,너시 쯤이면 출발할수 있겠다 싶어
"병원에 들러서 물치료도 받고 오랫만에 친구도 만나려 머리 염색도 했드만 좀 늦었네~~끙!!"
"여보야 지금 출발하면 전주에 9,10시쯤 도착하게 되니
그렇게 집에서 8시넘겨 출발했고
이럴때 가볍게 한잔하면 피곤이 풀릴지도 모른다,
마누라가 먼저 씻고 있는 동안 나는 침대에 누워 잠깐 텔레비젼을 켰는데
체면상 아무리 텔레비 프로가 야했다 하더라도 참았어야 했다
모텔방에서 튀어 나온후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우선 구례로 향하기로 한다
근디 걷다가보니 웃옷이 문제였다
위에 후드티만 달랑 걸쳤을뿐 속에 입었던 티를 안입고 나온것
글타고 다시 돌아갈수는 없다
더구나 아직은 술기운이 알딸딸 한데다 씩씩 거리며 걷고 있어 더운지경이니........
내가 알고있는 구례로 가는길은
자동차 전용 도로뿐이기에 이 밤중에 그곳으로 터벅터벅 걷는다
한참을 걸어서 드디어 전용도로에 도착했을때 한가지 고민이 생긴다
우측으로 걸을것이냐 좌측으로 걸을것이냐.....
한밤중에 그것도 검을옷을 입고 걷는데
달리는 차량이 나를 확인을 못할 경우가 다반사 일수있ㄷ다
달려오는 차를 마주 볼수 있도록
좌측도로로 걷기로 작정하고 도로위로 올라섰다
앞에서 차가 굉음을 내며 달려오면
내가 최대한 갓길로 피하면서 한참을 걸었다 싶었는데
눈앞에 나타난 건너편 도로위의 이정표에는....."헉~~~ 구례 16Km"
이럴수가......
전에 이곳을 차로 지나다닐때 구례와 지리산 온천단지와는 끽해야 십여킬로 남짓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제는 던져진 주사위를 되돌릴수 있는 처지
어쨌거나 걸어야 했다......걷고 또 걷고
그러다.....이제는 알딸딸했던 술기운은 모두 날라갔고 다리가 저려오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정말로 결정적인건.....
지독하게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우띠~~화장지도 없는것
한밤의 대로변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그런데 정말 사람이 듁으란 법은 없듯이 저멀리 승강장 부스가 보인다
마치 사막에서 신기루가 보이듯이.......
겨우 그곳까지 엉금엉금 걸어가 승강장 긴의자에 벌렁 누워버렸다..
아~~이곳이 천국이구나...!!!
그렇게 누워있다 보니
불편했던 뱃속도 편해졌고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
하지먼 잠이 든지 얼마되지 않아 부실한 웃옷 때문에
부들부들 한기가 몸속으로 스며들어 그래서 결국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얼마가지 못해 도져히 더 이상 걸을수가 없었다
이젠 용기도 자존심도 사라졌고 이 위기를 어떻게든 모면해야 한다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이리저리 114에 문의하며 나를 구해줄 택시회사에 전화해 보지만
아~~구례는 정말 촌동네였다 ,당진에서는 택시회사들이 밤새 전화받는데.....
머리에서는 식은땀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절망감에 다시 길가에 주져앉고 말았다
그때...
문득 떠오르는...내가 생각해도 기가 막힌 재치...!!!
"그렇치 ......보험회사"
편법이기는 하지만 어쪄겠는가....
보험회사에 긴급구조를 부탁하고,순조롭지는 않았지만
어찌어찌 긴급 구조차량은 달려왔고 달려온 그 기사의 어리둥절함을 달랜후
렉카차에 올라 타 구례의 어느 찜질방까지 가게 되는데....그 시각이 새벽 5시반 정도
구례의 그 찜질방.... 정말 후졌다
던져주는 찜질복도 그렇게 찜질방인지 걍 구들장인지 도통 열기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깊은잠이 올리없고
말똥 거리며 누워있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옷장에서 담배를 꺼내려고
옷을 디지고 있는데 딱 그시각에 메세지가 들어온다
"엄지아빠....어디있어
나 그냥 혼자 놔두고 집에가는거 아니지
나..그냥 여기서 기다릴테니 빨리 돌아와요"
이런..등신같은 여자
이런..주변머리 없는 여자
당신이 항상이러니 내가 아직까지 이모양 이꼴이지......
마누라의 메세지에 눈물이 핑 돈다...즉시 마누라한테 전화를 날렸다
7시 30분까지 차끌고 구례 경찰서 앞으로와....!!!
어느 동네든 경찰서 이정표가 제일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지 않은가.....
하계사 십리 벚꽃길 산행은
남도대교와 화개장터를 를 지나 동백식당 뒤쪽에서 왕대나무 숲으로 오르면서 시작된다
참게와 은어요리의 명가 "동백식당"
1965년에 문을 연 동백식당을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엄마가 처음으로 임신 했을때는 25살 무렵이였는데
그 시절 엄마는 남의 집살이하는 가난한 새댁이였다
처음 임신한 새댁은 너무나 먹고 싶은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향어 매운탕이였다
아무리 임신을 했더래도 빨래는 해야했기에
빨래 광주리를 들고 섬진강 나루터에 가는 길에 지나처야하는 동백식당이
그때는 식당이라기 보다는 섬진강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들의 안식처 같은곳으로
매운탕도 끓이고, 또 소주도 마시는 쉼터같은 곳이였다
엄마는 그곳을 지나치면서 거기에서 나는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다녔는데
정말...너무도 먹고 싶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였다
하지만 돈이없는 엄마는 마른침만 삼기고는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그곳을 지나가는데 그집 아줌마가 엄마를 불렀다
하지만 엄마는 특유의 자존심과 부끄러움으로
아줌마가 먹기를 권하는 매운탕을 끝내 먹지않고 사양했다고 한다
그때 그 아줌마가 우리동네 첯번째 식당이자 지금도 있는 동백식당 아줌마였고
엄마는 그후에 우리동네에서 세번째 문울 연 식당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엄마는 아주 가끔씩 그 시절의 향어 매운탕 이야기를 하신다(블러그: 잘 살아보세 중에서)
이때 당시에는 섬진강에서 참게나 은어는
흔하디 흔해서 돈주고 사먹는 요리는 아니였다
그 흔했던 참게와 은어가 어느 시점에 급속한 개발과 식량증산을 위하여
마구 뿌려댄 농약 살포로 갑자기 사라져 오늘날 귀한 몸이 되고 말았고.....
어머니 조정순씨로부터 식당을 물러 받은 현 주인장은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어렸을 때부터 섬진강에서 참게잡이를 했는데
현재 화개지역에서 참게잡이 허가권은 동백식당이 유일하다고 한다
오름이 시작되는 왕대나무 숲, 그 구간이 좀 짧기는 했지만
그 숲속에서 마침 불어온 바람에 댓잎이 사르륵,그르륵 거림은 마치 와호장룡에서
리무바이(주윤발)와 교룡(장쯔이)의 대나무숲 결투 장면에서 흘러 나오던 그 소리와 다름없이 들린다
삼신봉과 촛대봉을 거처 걷는길은 부드러운 육산에 진달래가 아름답지만
간간히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십리 벚꽃길 모습이 점점 더 뿌였게 흐릿해진다
방울,방울 간간히 떨어지던 빗방울
촛대봉 근처에서는 제법 주르륵 거린다...'우비를 입어?"
웃는 모습 사진빨이 최고인 엿장수 아줌마가 조언한다
"이런 날씨에 우비 뒤집어 쓰고 비 맞으면 땀으로 젓는것이 비 맞는것 보다 더 구질 구질해!!"
약간,조금 더 걷는 정도의 알바는 애교로 받아 들이고
몰래 따 먹고 발생한 혀끝이 아리고 얼떨떨한
생 두룹순 중독 쯤은 화려한 꽃잔치를 맞이하는 전조행사로 치부할수 있다
쌍계사 벚꽃길은 1928년 일제강점기때 화개면장을 지낸 김진호씨가
쌍계사 가는 소롯길을 넓히면서 벚꽃 묘목을 일본에서 구입해 심은것으로 시작된다
아~지금 벚꽃길에 내리는 봄비마져 하나의 풍경이 되고 있다
물론 화사한 햇살이 꽃잎어 부짓쳐 힜살이 산산히 반사되는 모습이 더 화려 하지만
도로를 꽉채운 차량의 행렬에 관계없는 걷는 길은 봄비 덕분에 오히려 더 한가하고,여유롭다
화개천을 따라 최절정으로 만개한 벚꽃길
어디 그뿐인가...벚꽃길 옆으로 초록빛 야생차밭과 어울어진 풍경은
이곳이 번잡스럽지고 은밀하고 조용했다면 저 화개천으로 분명히 선녀가 목욕하러 하강 했을것이다
걷고,걸으면서 눈에 들어 오는것 모든것
그리고 내 마음까지 초록빛 찻잎과 분홍빛 꽃잎에 물들어 버린 사이
앞서 가던 날 다람쥐 같은 엿장수 아씨는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첫댓글 아~~~ 역시 난지님! 돋보기쓰고 자세시 읽어보니 정말로 대단하심니다!
우리 다음산악회에 난지님 산행후기 다음에 또 기대됩니다. 이런 산행후기 자주 올려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