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벼룩시장 당일입니다. 평소와 같이 운동하고 공부하며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똑같은 아침인데 마음이 설레고 긴장됩니다. 근데 왜인지 불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지방문 오신 선배들과 오전 티타임을 여유롭게 즐겼습니다. 그러다 은성이와 유경이와 놀고 점심 먹었습니다. 놀다가 식곤증이 온 건지 너무 졸려 시체놀이 했습니다. 그렇게 낮잠도 잤어요. 무려 옆에서 연극 모임이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말이죠... 낮잠 자고 준비했을까요? 아니요. 아이들과 이제 밖에 나가서 놀았습니다. 한발 두발 게임, 마피아 게임하며 시간은 되러 벼룩시장과 다가오는데 희한하게 불안하지가 않았습니다. 쫓기는 마음? 없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여유롭고 기대되고 그 시간이 기다려졌어요. 이상하게 말이죠.
제가 이전에 봤던 건 행사 당일이 되면 엄청 긴장을 하고, 그에 맞게 준비가 잘 되었는지 살피고 또 살피고 점검하고 리허설하고 다들 예민해 지고 뭔가 부담이 크게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지요? 전 벼룩시장 준비 모임 때 아이들과 해피타임에서 맛있게 저녁 먹고 놀았습니다. 준비는 실컷 논 다음에 30분 전에 다 했어요. 심지어 준비도 전 한 게 없습니다.
해피타임에서 각자 먹고 싶은 라면을 골라 신나게 먹었습니다. (노)수민 선생님, (배)수민 선생님, 수현 선생님 그리고 벼룩시장 준비모임 하지 않는 시율이까지 함께 먹으니 더 맛있습니다. 유경이와 승아는 턱에 짜파게티 수염을 그렸습니다. 승아는 바닥이 보일 때까지 먹었습니다. 제윤이는 솔이형 아이스크림과 라면도 사줬습니다. 다 먹고 뽀로로 음료까지 원샷하는 제윤이 행복해 보입니다. 승아, 유경이, 시율이도 라면에서 그치지 않고 음료까지 알차게 사고 먹었습니다. 배가 어느 정도 부른 행복한 상태에서 마피아 게임하고 벼룩시장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만든 홍보지와 안내규칙 종이를 종이상자에 잘 보이도록 붙였습니다. 자리가 빈 곳은 종이에 글자를 적어 채웠습니다. 빈 곳이 없이 모든 방면에서 다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너도나도 준비 함께했습니다.
6시 30분이 넘어갈 무렵, 이웃들이 하나 둘씩 수변공원에 모입니다.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어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 집니다. 수변공원에서 돗자리를 가지고 어디에 자리를 잡을지 고민합니다. 정해진 자리도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곳에 돗자리를 펼치고 판매할 물품과 돈통을 올려둡니다. 정말 무인으로 판매하나요? 네. 무인으로 판매했습니다. 심지어 판매를 하는 사람도 계속 바뀌었어요. 카드 안 되고 다 현금으로만 받았습니다.
체험부스는 두 개의 체험부스로 나눠 운영했어요. 미스테리 박스 체험과 캐리커처 체험입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곳에 자리를 잡아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는 곳에서 체험부스 진행했습니다. 미스테리 박스는 특히 승아가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물건을 맞히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문제를 내기도 했습니다. 캐리커처는 인기가 많았습니다. 은우와 서로의 그림 실력 아주 대단했습니다. 예약을 걸어두고 다른 곳을 둘러보고 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서로에게 캐리커처를 받았었는데 저와 똑같이 그려줬습니다. 은우는 현실적인 묘사를 잘 했고, 서로는 조금 더 애니메이션 느낌이 나는 그림체로 그려줬습니다. 두 화가의 매력이 달라 줄을 섰어요. 아이들이 하는 체험부스도 있고, 마을 주민도 체험부스를 운영했습니다. 물들다 선생님과 완두콩 선생님께서 쪽 뿌리기 염색 체험도 운영하셨습니다. 오래된 흰 옷을 가지고 오면 염색 체험을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정민씨의 팔찌 만들기 체험부스도 있었습니다. 막대에 팔찌 끈을 요리조리 끼우다보면 이쁜 팔찌가 완성 돼요. 매력 넘치는 체험부스들이 있어 벼룩시장이 더욱 더 풍성합니다.
그렇게 체험부스와 판매부스에서 이야기꽃이 피어나고 있던 찰나에 연재흠 선생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립니다.
“여러분 수박 드세요. 관장님께서 수박 주셨습니다.”
관장님이 주신 수박을 연제흠 선생님께서 잘라주시고 서로서로 수박 안 먹은 아이가 있는지 살피며 나눠줍니다. 참 정겹습니다.
“수박 1차 완판이요.”
시원한 수박 덕분에 여름철 습한 공기가 사그라듭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리는 제민이의 힘 넘치면서 애절한 목소리.
“여성 수영복 3천원~ 자석 블록 천원에 팔아요”
제민이는 계속 외쳤습니다. 또 외치고.. 외치다가 서율이가 자석블록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왜 제민이의 표정이 아쉬워하는 표정일까요?
아.. 서율이가 자석블록을 환불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제민이에게 돌아온 자석 블록.
서율이가 제민이에게 “제민아 그래도 나 너 가방 샀다. 알지?”라고 얘기합니다.
그렇게 제민이는 벼룩시장이 마무리 될 쯤 나눔으로 바꿨지만 자석블록을 가져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제가 사주고 싶었습니다) 제민이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겠죠?
해가 뉘엿뉘엿 지기 전에 시작해서 어두운 밤이 될 때까지 이야기꽃은 계속되고 사람냄새가 나는 벼룩시장이었습니다. 제마당 제삶터에서 평소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이웃들에게 사고 파는 벼룩시장. 소박하고 정겨운 벼룩시장을 만드는게 저의 목표였는데 목표를 달성하다 못해 덕분에 큰 감동과 추억을 받았습니다.
운영팀 솔이, 서율이, 제윤이, 승아, 유경이 그리고 체험부스팀 은우, 서로, 담이, 민채 그리고 벼룩시장 놀러오시고 물건 파시고 자리를 빛내주신 서로, 정경희 선생님, 은우, 은성이, 권민정 선생님, 최선웅 선생님, 승아, 시율이, 임지은 선생님, 현수, 솔이, 담이, 김수진 선생님, 규리, 예랑이, 선빈이, 이소희 선생님, 제윤이, 제민이, 연제흠 선생님, 재원이, 유경이, 이정은 선생님, 서율이, 서인순 선생님, 물들다 선생님, 완두콩 선생님, 정민씨, 연우, 임혜연 선생님, 성수현 선생님, 노수민 선생님, 추사팀 동료 수민 선생님 성훈 선생님, 박현이 선생님, 준호씨, 호운씨 모두 감사합니다.
저, 수민 선생님, 수현 선생님의 시선으로 담은 벼룩시장 사진을 아래 공유합니다:) 제민이의 목청껏 외치는 영상은 가장 마지막에 있습니다.
첫댓글 ‘쫓기는 마음? 없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여유롭고 기대되고 그 시간이 기다려졌어요. 이상하게 말이죠.’
고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