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의 성도 시안, 우리에게는 진시황의 장안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시안 성벽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외곽으로 나가면 창안구 두취진이 나온다. 전형적인 시골 모습 그대로인 외진 곳이다. 이곳이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광복군 제 2지대가 주둔했던 곳으로 ‘광복군 제 2지대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국권 회복의 염원을 품고 이억만리 떨어진 궁벽한 이곳까지 쫓겨 온 광복군의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자연 숙연해 지는 곳이다.
광복군 제 2지대는 1942년 9월 시안 시내에 있던 광복군 총사령부가 충칭으로 옮겨간 뒤 두취진에 자리잡았고, 1945년 5월부터는 미국 CIA(중앙정보국) 전신인 OSS와 연계해 국내 진공작전을 위한 훈련을 진행했다. 제 2지대장은 총사령부 참모장이자 청산리 대첩 영웅 이범석 장군이 맡았으며, 병력은 18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1차로 50명이 선발돼 국내에 선발대로 진입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일제가 8월 10일 포츠담선언을 수용하는 항복의사를 밝힘에 따라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광복군 제 2지대 표지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6월 29일 시안 방문 때 자오정융 산시성 당서기를 만나 광복군 표지석 설치를 요청한 지 정확히 11개월 만인 2014년 5월 말 건립이 완료됐다. 이는 2014년 1월 헤이룽장 성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개관한 데 이은 것이다. 또 중국은 내년 초 상하이 훙커우 구 루쉰공원 내 윤봉길 의사 매헌기념관을 2배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광복군 제 2지대 표지석은 높이 1.8m, 폭 1.1m 크기로 빨간색 기둥 4개가 받치고 있는 중국풍의 정자 안에 놓여 있다. 표지석 문구는 한중 양국이 합의한 내용으로 표지석 전면에는 “한국 광복군 제 2지대 주둔지 옛터”라고 씌어져 있고, 표지석 뒷면은 한글과 중국어로 “1940년 9월, 한국광복군총사령부는 중국 국민정부 지원 아래 중경에 설립되었으며 주요 임무는 항일 선전과 정보수집이었다. 1942년 9월 한국광복군 제 2지대는 항일투쟁이 격렬하게 진행됨에 따라 서안시 장안현 두곡진 사파촌 관제묘 부근으로 본부를 이전하였으며 군사훈련과 대일 선전 임무를 담당하였다. 1945년 일본 제국주의 투항 후, 한국 광복군 제 2지대 및 그 가솔들은 속속 귀국하였다. 중한 인민이 함께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압박에 맞서 싸웠던 역사를 기념하고 항일 승리에 기여한 바를 기리기 위해 특별히 이곳에 기념비를 세웠다.”라고 병기돼 있다.
표지석 주위로는 660㎡ 넓이의 아담한 기념공원이 조성됐다. 공원에는 무궁화도 심어져 있어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으로 꾸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