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환 보건소를 출발해 숲길을 지난 후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도구 해변을 지나 포스코에 이르게 된다.
세계적인 철강 기업의 위엄을 느끼면서 번화한 도시 속의 이국적인 해변 정취를 만끽한다. 포항의
산업시설과 포항운하, 송도해변이 동해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코스다.
총거리 22.4km / 소요시간 8시간 / 실제 소요시간 11시간 (해파랑길 50코스 중 가장 길다)
2015년 3월 18일~19일(2일간) 나 홀로
중흥리 노송이 있는 삼거리가 15코스 15코스와 16코스의 실질적인 분기점이다. 이곳에서 흥환
보건소까지 300m 거리는 15코스의 마지막 가는 길임과 동시에 16코스 시작하기 위해 다시 올라
와야하는 길이다. 다시 말해서 300m는 15코스와 16코스와 겹치는 지점이다.
중흥마을에서 시작하여 흥환 보건소까지 가는 도로까지 약 10km는 15코스처럼 임도와 숲길로 이어진다.
왜(?) 영일만 해변을 버리고 바다 구경할 수 없는 이런 곳을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어제 비로 물기를 적당히 머금은 흙길이 스펀지처럼 등산화를 감싸 안아 걷는데 편안하다.
아스팔트와 시멘트 길을 걷다가 숲 속을 걷노라면 그윽한 정취가 감돌아 기분이 상쾌하다.
중흥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 가수 최백호 히트 송인 '영일만 친구' 영일만이 나타난다.
이곳까지 걸어온 해파랑길은 포항시에서 조성한 '연오·세오. 감사나눔 둘레길'5.5km와 겹쳐 있는 길이다.
도구 해변 파도가 넘실거리는 백사장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나와 반대방향에서 오는 분으로
바로 가면 어제 비로 작은 개울에서 내려오는 물로 더는 갈 수 없기에 소리쳐 불러 되돌아오게 하였다.
강원도 고성군 통일 전망대에서 동해 해안을 따라 부산 오륙도까지 도보여행하는 염기철(1942년생) 씨이다.
염 선생은 나보다 한 살 아래이지만 같은 또래의 사람으로 반갑고 친근감이 있었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겪은
정보를 교환하고 완주하기를 서로 격려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채 나는 북으로 염 선생님은 남으로 헤어졌다.
모래사장으로 더 가면 물로 길이 막혀 고생할 것이라면서 잘 알려줍니다. 큰 고생을 막아주니 고맙습니다.
나와 반대로 걷는 분인데 '이동일'이라는 분입니다. '부산노인신문'과 silvernetnews.com이라는 인터넷 신문의 기자로
일하고 있답니다. 매일 출근하듯 걷고 있다고 했습니다. 부산에서 해파랑길의 출발지로 와 걷고, 목적지에서 다시 부산
으로 가는 형식이다. 영덕부터는 며칠씩 이어 걷겠다고 합니다.
정보를 줍니다. 어디로 걷겠느냐고... 해변이라고 하자 자신은 호미곶에서 부터 해파랑 안내지도대로 산자락으로 걸어
왔는데 그 거리가 길고 불편하더라면서 내가 생각하는대로 가라고 충고해줍니다.
서로 길사랑과 건강을 기원하면서 헤어집니다. 나보다 한 살 위인 것 같은데 건강하고 활력이 있어 부러웠다.
더구나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자... 잠깐... 내가 걷는 길과 해파랑길 안내지도와는 어떻게 다른가 비교해 볼까요?
빨간 화살표가 내가 걸은 길이고 푸른색 화살표가 해파랑안내지도대로 걷은 것이다.
염기철 블로그에 올린 사진과 글입니다.
도구 해변에도 '연오· 세오. 감사나눔 둘레길' 안내판이 설치되어있다. 포항 지역을 잘 몰라
어디인지는 잘 모르지만 상당한 지역이 해파랑길과 겹쳐 있는 것 같다.
바람을 잔뜩 싣은 파도가 마치 나를 삼킬 듯이 해변으로 몰아붙인다.
바다 건너 포항제철이 보인다. 포항 어디를 가도 포항제철의 흔적을 볼 수있다.
도구 해수욕장
연오랑세오녀의 전설이 서린 이곳은 백사장길이 800m, 폭 50m, 넓이 12,000평의 규모로서
포스코 인근에 있고, 교통편이 편리하여 포항시민들이 자주 찾은 해수욕장이라 한다.
도구 해변에서 해파랑길은 해병부대와 포스코 제철 공단으로 해안길을 가지 못하고 포항공항의 31번
국도를 따라 형성교까지 자동차와 공단에서 나오는 매연을 마시면서 약 6km 인도를 걸어야 한다.
도구리 해변이 시작되는 도구 2교 다리 밑에서 동해초등학교 쪽으로 진행한다. 공항삼거리에는 포항의
상징인 고래 꼬리 조형물이 햇살에 눈이 부시고, 청림동을 지나며 포스코 제철이 시작된다.
연오랑 세오녀의 전설
일본의 임금이 된 연오랑이 신라로 돌아갈 수는 없고, 세오녀가 짠 비단을 제단에 올려놓고 해와 달을
다시 보게 달라는 제사가 끝나자, 사라졌던 해와 달이 다시 나타나 온 누리를 밝게 비추고 신라에도 태평
성대가 찾아온다. 해와 달을 되찾은 신라 사람들은 그 뒤로 동해 벌판을 영일(迎日)이라고 부르고, 비단을
제물로 바치고 제사 지내던 곳을 도기야(都祈野)라고 불렀으니, 지금의 도구리가 바로 그곳이라 한다.
포항시 형산강 다리는 1970~80년대 산업역군들이 자전거로 출퇴근 물결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최근
에는 차량이용이 늘어나면서 이 모습은 대부분 사라지게 되었다. 혼잡하던 형산교를 최근 자전거를
이용하는 공단 근로자들을 위해 "자전거교(橋)"로 만들어 자전거와 도보 출퇴근자를 위한 다리가 설치됐다.
형산교에서 강변샨책로 따라 해파랑길이 이어진다. 강 건너는 포스코제철이 자리잡고 있으며
바로 앞쪽에는 포항운하관이 보인다.
포항제철 용광로에서 내뿜은 연기가 마치 뭉게구름처럼 아름답다. 공장에서 내뿜은 연기는
매연, 공해로 알고 있는 내 고정관념을 바꾸어 놓았다.
포항운하관은 4층으로 1층은 광장, 선착장이고 2층은 크루즈 매표소 및 사무실
3층은 홍보관, 카페, 4층은 레스토랑으로 설계된 아름다운 건물이다.
포항운하는 총 길이 1.3㎞, 폭 13~25m 규모로 죽도시장과 송도해수욕장 사이를 관통해서 흐르고 있다.
운하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동빈내항의 안쪽 물이 순환하지 못하고 고여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였다
이제는 다시금 물길을 틔웠고, 지금은 물 위로 펄떡이는 숭어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로 변했다.
보유선박은 연오랑(21t 정원 46명) 1대, 세오녀(24t 정원 57명) 1대 아쿠아파티오(1.7t) 4대 운행하고 있다.
운하는 40여 년 동안 막혔던 형산강물과 동빈 내항의 바닷물이 하나로 합쳐지는 생명의 물길로 재탄생
새로운 관광명소이다. 크루즈 유람선은 선착장에서 출발하여 운하를 따라 동빈 내항과 송도해변을 돌아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처음으로 운하를 보고 크루즈를 타보니 설렘 가슴이 설렘이고 벅차다.
선착장 귀항하여 운하 산책길을 걸면서 중간마다 설치된 십여 종의 스틸 아트 작품을
감상하고 운하 끝자락에 있는 죽도시장에서 쇼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너는 나다. 나는 너다 (You are me, I am me) 탁구경기의 한 장면을 표현한 조각이다.
포항 송도해변은 예로부터 은빛 모래와 주위의 우거진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조건이
좋은 이름난 해변이었지만, 공단 설립과 일부 백사장 유실로 지금은 폭 10~40m의 사장 1,700m
정도이다. 도심권에 위치하여 이용이 편리하지만, 해수욕은 할 수 없으며 산책 장소로 이용 하고 있다.
송도 해변에서 바라본 포스코 제철 공단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포항 송도해수욕장 '평화의 여인상'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명사십리로 명성이 자자했던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폭 60여m에
길이 2km에 가까웠던 은빛 모래밭은 산업화에 밀리면서 그 명성과 기능을 상실하였다.
이제는 여기가 해수욕장이었다는 흔적으로 홀로 서 있는 '평화의 여인상` 뿐이다.
교통편
* 버스
포항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1번 버스 이용, 동해환승센터 정류장 하차 후 '동해~대동배'행
버스 환승, 흥환보건진료소 정류장 하자.
- 시내버스: 101번 이용. '구평~오거리','대보~오거리',동해~호미곶'행 버스 이용.
- 좌석버스: 200번 이용.
* 택시
- 동해택시포항 054-273-7319 / 운불련 호출 054-281-2211
- 구룡포등대콜택시 054-284-8282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아림(娥林) 이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