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로 가기로 합니다. 7시 20분 숙소를 나서서 현옥이네 식당. 정식이 아닌 된장지개를 시킵니다. 그런데 된장찌개에 바닷게가 해물 뚝배기보다 듬뿍, 딱딱한 껍질을 가진 이름 모르는 가재 같은 것이 큰 것 하나 작은 것 둘, 푸짐합니다. 그런데 5,000원입니다. 터미널에서 버스 대신 택시 타고 여객 터미널. 8시 12,500원 내고 티켓팅. 1시간 15분 걸린다고 합니다. 9시 승선. 9시 30분 출항. 항구를 벗어나자 심한 파도가 입니다. 배가 몹시 출렁거립니다. 전에 독도 갔다 올 때 이외에는 가장 큰 출렁거림입니다. 멀미가 걱정되어 17번인 앞자리를 버리고 배 뒤쪽 중간 자리로 가서 눈을 감습니다. 출렁거리는 배이지만 그런대로 견딜 만합니다. 자는 듯 마는 듯 1시간 20분 달려 추자항, 10시 50분 도착. 배에서 내려 바로 추자 공영 버스를 탑니다. 11시. 추자교, 목리, 신양항 거쳐 11시 30분 예초항 도착. 등대 쪽에서 사진. 예초 기정길. 바닷가 길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경치가 그만입니다. 추자도는 그냥 섬이 아니라 군도입니다. 곳곳에 바다에 솟아 있는 아름다운 섬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바닷가 절벽 숲길 갯바위 낚시꾼들. 조망은 더 말할 나위가 없고 날씨는 봄 기운입니다. 해안 절벽 길을 오르니 시멘트길이 나타나는데 신대봉 정상입니다. 건너다 보이는 곳은 보길도입니다. 더없이 아름다운 조망입니다. 황경현 묘와 몽돌 해수욕장 쪽으로 진행. 18-1코스 제주 올레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신대봉 정상에서 내려 오니 작은 몽돌 해변. 지나서 오르막 한참 오르니 황경현 묘. 황경현은 황사영과 정난주 마리아의 아들로 황사영이 순교하고 정약용의 조카딸인 정난주가 제주도 가는 유배 길에 추자도 관리에 인계하면 죽일 것 같아 옷에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어 바닷가 바위에 두고 간 바 예초리 오씨가 거둬 길러 추자 황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합니다. 2살 때. 정난주는 제주에 유배되어 37년간을 관노로 살면서 아들을 그리워 했다지요. 황경현은 뒤에 그 사실을 알고 어머니를 보고 싶어하는 눈물이 지금의 황경현 눈물 샘이랍니다. 천주교 박해의 현장이지요. 이곳에 아름다운 전망대가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올레 코스입니다. 잠시 쉬고 사진 찍고 진행하는데 올레 코스는 산위로 인도합니다만 그냥 시멘트 포장도로 갑니다. 내려와서 몽돌해수욕장. 시멘트 도로 따라 걷다보니 길이 끝나서 다시 돌아와 동네 길을 찾아 신양 포구로 옵니다. 신양항에서 혹시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나 찾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신양포구, 신양 초등학교 분교장 등을 보고 길 따라 걷다가 목리에서 1시 25분 버스 승차 추자항에 도착합니다.
식당이 별로 없는데 버스에서 오가는 말들을 들으니 중앙식당 애기들을 합니다. 중앙식당에 들어갑니다. 굴비정식 10,000원. 아주 무뚝뚝하고 친절을 모르는 식당에서 온갖 눈치를 보며 점심 식사를 마칩니다.
추자초등학교 옆 최영장군 사당. 기대와 달리 최영장군은 모든 무속의 최고 신이니만큼 무속이 많은 섬의 무속 사당인 듯싶습니다. 다만 언덕의 바다 조망은 그만입니다. 추자도의 경치를 얼마나 감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추자초등학교로 내려와 여객 터미널.이곳 수협에서 아주 굵고 큰 갈치 195,000원 욕심이 났지만 참습니다. 시간이 남기에 등대봉 전망대. 이곳도 조망은 그야말로 죽여 줍니다. 아름다운 이 경치를 보면서 일행은 다시는 못 올 것 같다 하는데 나는 꼭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내려와 포구 근처 낚시 갔던 배 한척이 들어오며 낚시꾼들이 내리는데 낚은 고기를 보여 달라고 하니 커다란 농어, 감성돔들이 그득합니다. 와 부럽다 부러워.
4시 15분 승선, 4시 30분 출발, 배 삯은 1,500원이 싸 11,000원입니다. 터미널 사용료가 없어서 그렇답니다. 그런데 시간은 20분이 더 걸립니다. 5시 45분 제주항. 올 때는 아주 조용히, 흔들리지 않고 도착합니다. 이번 제주도 입도 이래 가장 좋은 날씨에 아주 좋은 경치를 본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오늘도 두 시간 이상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