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다락방친구들
 
 
 
 

회원 알림

 

회원 알림

다음
 
  • 방문
  • 가입
    1. 저나
    2. 요르밍
    3. 양양이
    4. 현재진행
    5. bj8804
    1. 율리아노
    2. 퀸즈스트릿
    3. 혜수
    4. 윤세욱
    5. 운지
 
카페 게시글
☆마음의정원?? 스크랩 숙성의 미학, 발효 / 한국의 美
유수/백재성 추천 0 조회 113 18.11.14 00:2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천연 발효초를 담그기 위해 지난여름 수확한 빛깔 좋은 오미자를 삭히고 있는 모습을 표지에 담았습니다.

새콤달콤한 꿀사과도 한창 숙성 중입니다.

이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요리마다 감초 역할을 하며 감칠맛을 더하겠지요?

발효에 담긴 삶과 지혜, 이번 호는 맛있고 건강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숙성의 미학, 발효



가을 왔니?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감나무에 가는 눈길이 새삼스럽다.
무언가 정감이 가며 그와 함께 가을이 깊어가는 정취를 실감한다.
감나무가 없는 시골집은 메말라 보인다. 감나무는 고향 냄새를 간직한다.
내 고향 강릉에도 감나무가 많았다.

떫은 감을 따서 껍질을 벗긴 다음 시원하고 그늘진 곳에 매달아 곶감을 만들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
- 윤후명의 <꽃> 중에서


‘가을이 왔나?’ 했더니 벌써 11월, 가을의 끝자락입니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느지막이 왔다가 이리도 빨리 간다고 아우성인지.
다 내어주고 까치를 위한 열매만 한둘 남길 감나무처럼,
미련 없이 훌훌 옷을 벗어 던지는 은행나무처럼,
보내주어야겠지요? 이제 슬슬 겨울 채비를 해야 할 때니까요.


에디터 방은주 포토그래퍼 노상욱



한국의 美


보글보글 된장찌개에 알싸한 김치 하나면 어느새 공깃밥 한 그릇이 뚝딱입니다.
입맛 없는 날에는 짭조름한 젓갈이나 간장게장이 입맛을 돋우는 데 충분하지요.
예부터 우리 밥상에는 발효 음식이 한두 가지씩 올랐을 만큼 우리나라 식문화는 발효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고추장, 된장, 간장, 식초도 모두 미생물 분해에 의해 완성한 발효 식품으로, 한식의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11월입니다. 옛날 같으면 집집마다 품앗이하며 수십, 수백 포기씩 김치를 담갔겠지요.

발효 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김장철을 맞아 발효에 담긴 삶의 지혜를 되새겨봅니다. <GOLD&WISE>와 함께 맛있고 건강한 11월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에디터 방은주 캘리그래퍼 강병인 포토그래퍼 최충식


한국의 美_STORY


지혜로운 우리 음식 문화를 맛보다


지금과 같이 저장 시설이 없던 시절, 우리 선조는 발효를 통해 갖가지 식자재와 음식을 보관해 먹었다. 재료에 따라 다양한 비법으로 만든 발효 음식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기에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숙성되는 과학에 기반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선조의 지혜는 깊고 성숙한 우리 음식 문화를 만들어 오늘에 이어지고 있다.


장맛을 책임지는 장독대와 메주


장독대는 고추장, 된장, 간장과 같은 각종 장을 숙성하는 저장고다. 우리네 어머니의 눈길과 손길은 마당 한쪽을 차지하는 장독대를 떠나지 않았다. 비바람을 견딘 다음 날이면 정성껏 장독대를 닦고 뚜껑을 여닫기를 반복하며 살뜰히 장맛을 살폈다. 그런 정성이 있었기에 사시사철 가족을 위한 건강 밥상을 차려낼 수 있었던 것. 청결한 상태가 아니면 장독대가 놓인 곳의 출입을 통제할 만큼 성스럽게 여기기도 했다.


과거에는 요즘처럼 다양한 식품이 없었기에 장류가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유일한 재료였다.
그 때문에 집안마다 장류를 담그는 개성 있는 비법이 이어져 내려왔다. 고추장, 된장, 간장에 빠지지 않는 재료는 메주. 잘 숙성한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발효한 뒤 건더기는 된장으로 쓰고, 국물은 간장으로, 메줏가루는 고추장에 사용했다. 메주의 역사가 곧 장류의 역사이며, 메주의 맛에 따라 장맛이 좌우되었다.


메주는 주로 늦가을인 이맘때부터 초겨울 사이에 띄운다.
메주콩을 삶아 절구로 찧은 다음 네모난 모양으로 만들어 온돌방 아랫목에 볏짚을 깐 뒤 잘 말린다. 마른 메주는 볏짚으로 묶어 봄이 올 때까지 천장에 덩실덩실 매달아두는데,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집 안에 있는 유익한 미생물이 달라붙어 메주를 숙성한다. 이 과정을 제대로 거쳐야 풍미 있는 장류를 얻을 수 있다.

메주에서 얻은 된장은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신비한 발효 과학을 선보이는데, 현대의 된장 제조법은 조선 시대 엮은 농서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소개된 메주 만드는 방법과 기본적인 맥이 같다고 전해진다.

간장은 된장, 고추장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대표 조미료로,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발효한 후 남은 국물로 만든다. 유서 깊은 집안에서는 대대로 씨 간장을 보관해두었다가 새 간장을 담글 때 섞어 사용한다.

종가는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이 지난 씨 간장을 가지고 집안의 맛을 보존해왔다. 고추장은 고추가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후 개발된 조미료로, 역사는 가장 짧다. 특히 영조는 순창 조씨 집안인 조종부 집의 고추장을 좋아했고 송이, 생전복, 어린 꿩과 더불어 4가지 별미라며 즐겨 찾았다고 전해진다.


겨울 저장 문화의 백미, 김장


입동을 전후해 담그는 김장은 발효 과학을 넘어 우리 민족 고유의 공동체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김장 문화가 우리 민족의 연대와 결속을 강화해 정체성을 고취하는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12월에는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김장의 주재료인 무와 배추는 심은 지보통 3개월 후면 실하게 자라는데, 배추김치는 배추가 다섯 번 제대로 죽어야 맛있는 김치가 된다는 말이있다.

다섯 번의 과정은 땅에서 뽑힐 때 한 번, 배추가 반으로 갈리며 두 번, 소금에 절여지면서 세 번, 고춧가루와 젓갈에 버무려지면서 네 번, 마지막으로 장독에 담겨 땅에 묻히면서 다섯 번을 채워 비로소 맛좋은 김치가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김치는 고추가 도입된 뒤 발달한 형태. 그전에는 현재 김장과 차이가 있는 단순 염장 형태로 만들어 먹었다. 김장에서 가장 중요한 빛깔과 맛은 역시 고춧가루가 담당한다. 고추 수입에 대한 기록은 1614년(광해군 6) 이수광이 저술한 <지봉유설(芝峰類說)>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저서에 고추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남만초라는 기록이 있고, 일본에서 수입해 왜개자라고도 불렸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추는 임진왜란 후 도입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1766년 유중림이 엮어 발표한 농서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고추와 젓갈을 사용한 김치가 처음 등장하고, 1890년대로 집필 시기가 추정되는 음식서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좋은 통배추를 절이고 고추, 총백, 마늘, 생강, 생률, 배를 채 치고 조기는 저며놓고 청각, 미나리, 파, 소라, 낙지를 체에 섞어서 담고 삼일 만에 조기젓국을 달여 물에 타 국물을 만든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조선 후기 중국 산둥에서 통이 크고 속이꽉 찬 결구형 배추를 도입하면서 현재와 같은 통배추를 사용한 붉은 김치가 일반에 퍼졌다.



원조 밥도둑, 젓갈과 식해


과거 소금은 금과 견줄 만큼 가치가 높은 식자재로 식생활의 필수품이었고, 발효 과정을 이끌어내는 마술사 같은 존재였다. 인류가 저장이라는 획기적 방식을 통해 지구상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는 데 소금이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이다. 농산물이 풍부한 농경 지대에서는 콩을 이용한 발효 식품이 발달하고, 어업 지역은 해산물을 이용한 발효 식품이 발달했다. 통일신라 8대 왕인 신문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 신붓집에 보낸 주요 선물 목록 중 장과 해(젓갈)가 실려 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전해진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젓갈의 역사는 길다. 현재 국내에서 만들어 먹는 젓갈은 어류 또는 내장이나 알, 새우 같은 갑각류, 오징어 같은 재료를 이용해, 알려진 것만 해도 무려 160여 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젓갈은 지역 특산물로 만드는 것이 기본으로 기후의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명태의 주산지인 동해안에서는 명란과 창난젓, 새우와 멸치가 흔한 남·서해안에서는 멸치와 새우젓이 번성했다.


기온에 따라 염도는 북에서 남으로 내려올수록 높아진다. 상대적으로 소금이 귀한 북쪽과 동쪽에서는 생선을 토막 내 소금, 밥 등과 버무려 발효하는 식해가 발달했다. 젓갈에는 보통 소금을 10~20% 사용하는데, 식해는 소금을 6~10%대로 넣는 대신 곡류를 삭힌 조밥, 쌀밥, 고춧가루, 마늘을 넣어 곡물의 젖산 발효를 이용해 숙성한다. 부족한 소금을 곡류가 대신해 발효를 돕는 방법으로 염전이 발전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만들어 먹
던 음식이다. 원래 식해는 라오스나 태국 같은 남쪽 나라에서 발달한 발효법이며, 우리나라에서는 1600년대 말 집필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리서 <주방문(酒方文)>에 처음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식해는 주로 소금이 귀한 동해와 경상도권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재료에 따라 발전했다. 어류로 만든 식해로는 가자미식해, 갈치식해, 광어식해, 노가리식해, 대구식해, 도다리식해, 도루묵식해, 멸치식해, 명태식해, 뱅어식해 등이 있었다.


연체동물로 만든 것은 고동식해, 낙지식해, 문어식해, 오징어식해 등이, 어란 및 아가미로 만든 것은 명태아가미식해, 명란식해 등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삭은 혀끝이 거머쥘 감칠맛 어디 있겠냐고
어머니, 할머니, 할머니의 그 할머니
구황하려 매운 손끝으로 버무려 온 물가재미식해
한 젓가락 듬뿍 퍼 올리고 싶다
흔하디흔한 물가재미 큼직큼직 채 썰어
무며, 조밥, 마늘, 고춧가루에 비벼 간 맞춘 뒤
오지에 담아 아랫목에 두면 며칠 새
들큰새콤 퀴퀴하게 삭아 있던 밥 식해,
왜 오묘함은 가슴과 사귀는 좁쌀 별인지
밤새워 푸득거리는 눈발 한 채여도 안 서럽던!


- ‘물가재미식해’(시인 김명인)



글 홍순채(자유기고가) 에디터 방은주

포토그래퍼 김재이

참고 자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김치 백가지>(한복려 지음, 현암사 펴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한국학중앙연구원)



GOLD&WISE

KB Premium Membership Magazine SEPTEMBER 2011
www.kbstar.com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