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사이에서 누리는 여유와 편안함
느린토끼
맛집들이 즐비한 성내동 골목에 분홍색 타일의 입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느린토끼'라는 간판과 그 밑으로 보이는 'PLANT SHOP & CAFE'라는 부제가 왠지모를 신선한 인상을 받는다. 다양한 식물과 독특한 가구가 있는 쇼룸부터 식물구매, 카페까지 즐길 수 있는 이곳 '느린토끼'가 이번 플랜트스페이스의 장소이다. 어떻게 식물숍과 카페를 하게 됐는지, 숍을 운영하면서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자.
‘느린토끼’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을 전문으로 분양해드리는 플랜트숍과 카페를 운영하는 느린토끼입니다. 저희는 플랜트숍을 운영한 지 3년 차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다육식물, 선인장, 그리고 공기정화 식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플랜트숍만 운영하였는데, 매장에 직접 오시는 고객님들께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식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카페도 함께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많은 분이 저희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주시는 게 있는데요, 왜 꽃과 관련된 이름이 아니라 플랜트숍인데 느린토끼라는 이름을 지었는지 많이들 질문해주시고 계세요.
동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어릴 적 느꼈던 교훈은 느리지만, 꾸준히 달려가는 거북이가 교훈이었는데, 살다 보니 쉬지 않고 달려가는 거북이보다는 주위를 둘러보고 여유를 즐기던 토끼의 삶이 더 멋진 삶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일상에서 식물을 가꾸면서 조금이라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느린토끼가 탄생했습니다.
‘느린토끼’만의 장점을 말씀해주세요.
저희 카페의 장점은 젊은 층과 노년층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젊은 층들에는 인스타 감성으로 포토존이 많아 인기가 많고, 노년층은 식물들이 많아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라고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은 편입니다. 또한 다양한 식물과 화분이 마련되어 있어, 취향에 맞는 식물과 화분을 분양해 가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고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집안 환경이나 인테리어, 그리고 생활패턴에 따라 키우실 수 있는 식물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아이들을 1:1로 컨설팅해드리고 있습니다.
온 오프라인 샵을 같이 운영하다 보니 식물의 순환이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매주 건강한 아이들이 계속해서 입고되어 최상의 상태의 식물들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시장의 특성상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을 해야 해, 시즌별로 인기 있는 식물들을 빠르게 캐치하여 온·오프라인을 통해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사랑해 마지않는 쇼룸의 컨셉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일상에서 식물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컨셉을 지닌 쇼룸입니다. 일상에서 식물을 접하려면 꽃집이나 화훼단지를 방문해야 하는데, 가볍게 구경만 하기에는 구매를 해야만 할 것 같아 조금은 부담스러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서 식물쇼룸을 좀 더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장소로서 많은 분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페는 고객님들께서 들어오셨을 때 편안함을 가장 먼저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원목 인테리어로 자연의 나무 느낌을 연상케 하고 식물로 가득 채워 초록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하였습니다. 식물이 가득한 장소에서 편하게 커피를 마시며 삭막한 도심에서 조금의 초록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이 있다면 어느 곳인가요.
창가에 있는 대형 선인장 자리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처음부터 매장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 일 순위로 생각했던 곳입니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식물인 선인장으로 창가를 가득 채워, 테라리움의 한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곳곳에 장난감과 피규어로 꾸며두어 고객님들이 직접 피규어를 여기저기 올려보시면서 놀이터 같은 장소로서 동심을 느끼셨으면 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피규어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동심의 공간으로 느린토끼에서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들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이 흐뭇합니다.
숍을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희가 한 병원 플랜테리어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계셨던 고객님이 가장 기억이 남습니다. 입원 중이시던 고객님께서 화분에 있는 로고를 보고 저희를 찾아와주셨고 식물들이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며 많은 힘을 얻으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날 식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소중한 분께 드릴 선물을 구매해 가셨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있는 평범한 대화이지만 식물이 누군가에게 정말 치유가 되어주며 용기를 주는 힘이 있다는 걸 몸소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슴 한쪽이 뭉클했고 좀 더 책임감 있게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반려식물을 사용한 플랜테리어 팁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고객님 얘기를 들으면 자신이 식물 킬러라 매번 죽이기만 해서 식물 키우는 것이 무섭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만약 반려식물을 키우고 싶으시다면 생명력이 강한 식물들 먼저 키워보시면서 자신감을 얻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차츰차츰 식물을 늘려나가는 방법을 추천해드립니다. 매장에 오시는 분 중에 식물을 잘 못 키우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께는 식물을 오히려 많이 구매하지 못 하게 말리는 이상한 상황도 종종 생깁니다. 한 두 개 정도만 키우시도록 추천해 드리며 식물이 잘 자라면 다시 더 늘리는 방향으로 이끌어 드리고 있습니다. 생명력이 강한 식물을 추천해 드리자면 파키라, 몬스테라, 크루시아, 물에서 키울 수 있는 수경식물(테이블야자,스킨답서스) 이렇게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가오는 겨울, 반려식물 집사에게 관리 요령이나 팁을 말씀해주세요.
겨울철은 고객님들로부터 식물이 저세상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가장 많이 듣는 시기입니다. 추위에 강한 식물들은 베란다에서 충분히 견딜 수 있지만 약한 식물들이 있다면 우선 그 아이들을 베란다에서 따뜻한 거실로 옮겨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식물을 그대로 추위에 두셨다가 죽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편입니다. 검색이나 식물 전문가분들과의 상담을 통해 배치에 변화를 주시는 걸 추천합니다.
물주기 같은 경우는 봄, 여름철, 가을철의 물주기보다는 미뤄주시거나 꼭 물이 필요한 경우 평소보다 적은 양을 주시는 방식으로 관리를 해주시면 좋습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날씨가 춥다 보니 환기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요, 물을 주시게 된다면 춥더라도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라도 문을 열어 집안의 공기 전체를 한번 깨워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흙이 마르지 않아 과습의 우려가 있는 아이들은 드라이기 차가운 바람 혹은 선풍기 바람을 사용해서 멀리서 흙을 말려주는 것도 한 가지 팁입니다.
‘느린토끼’는 어떤 목표를 두고 있나요. 혹은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보통 가드닝하면 부모님 세대들이 즐기는 문화의 느낌을 받습니다. 가족 전체가, 어른이나 아이들도, 그리고 젊은 세대들도 가드닝을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가드닝의 대중화에 이바지해 저희 느린토끼가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식물 브랜드가 되고자 합니다. 그 대중화의 일환으로 쉽게 고객님들에게 다가가고자 카페를 겸한 플랜트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은 가드닝 클래스입니다. 가드닝 클래스를 통해 고객님들과 직접 마주 보며 식물을 심고 흙을 만지면서 식물에 관한 관심과 용기를 키워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최근 유튜브 채널 “느린토끼”를 오픈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식물 키우는 방법을 알려드리며 식물이라는 매개체로 좀 더 다양한 분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콘텐츠가 차곡차곡 쌓여 누구나 손쉽게 식물을 접하고 공부할 수 있는 채널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느린토끼
서울특별시 강동구 성내동 173-3
010-2277-1191
instagram.com/slowrabbit_cactus.cafe
첫댓글 주인님의 마음도 확인할꼄 가보고 싶은 카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