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퍼는 『요한 칼빈과 요한 라스코의 교회론 비교 연구』로 신학박사학위를 받은 만큼 교회 개혁가로서 많은 투쟁을 한 인물이다. 카이퍼는 국가교회인 화란 갱신교회(Hervormd KerK)가 인본주의 세계관에 빠져서 현대주의적인 불신앙 풍조의 온상이 되어 있는 것을 개탄하면서, 종교개혁자들이 주장했던 성경 중심의 교회를 세우고자 부단히 노력하였다. 정성구 박사가 지은 『아브라함 카이퍼의 사상과 삶』에서 뽑은 교회 관리 사상은 한국 교회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카이퍼는 교회의 규례와 관리에 대해서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그 당시 화란에서는, 모든 국민은 국가교회의 일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런 류의 낙관주의 사상을 강력히 반대했다. 동시에 그는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선언한 사람들의 사회로 만든다는 견해도 수용하지 않았다. 그에 의하면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받은 자들은 누구나 회원이 되는 것이지 기구적인 교회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카이퍼는 교회가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는 것을 장려했으며, 그 지역의 회중을 섬기고 봉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역교회가 하나님의 말씀과 성례 집행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역을 성취하는 1차 도구로 생각했다. 하지만 민주국가를 지향하는 주권재민설(主權在民說, Popular Sovereignty)이 교회에 적용되는 것을 반대했다. 왜냐하면 교회는 신자들의 뜻보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하며, 교회의 근원을 통제하는 구속력은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A. Kuyper, Lectures On Calvinism, p.13.) 카이퍼는 교인들이 교회의 일을 주관하는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념은 불란서 혁명 사상과 주권재민의 사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Ibid., p.19.) 또 "교회는 그리스도의 절대적 지배를 받는 엄격한 영적 군주국이다"(Ibid., p.18. "The Church in a strictly spiritual monarchy, a Kingdom under the absolute Kingship of Christ")라고 했다. 비록 카이퍼가 교회를 영적 군주국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그리스도께서 그 목적을 위해서 세우신 직분자를 통해서 그 분의 교회를 다스린다고 했다. 하지만 그 직분자들은 교회의 관리자가 아니고 그리스도의 종이다. 성도들은 장로 중심의 조직체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하며 거기서 선택된 장로들이 권위를 행사하며 교인들을 훈련시켜야 한다. 목사는 교육시키는 장로이며, 지도력을 은사로 받은 평신도들이 장로들을 견제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등급 매기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동등하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머리시다.(Ibid., p.20.) 집사들은 성도들의 물질적인 필요를 해결해주는 책임이 있다. 그러나 집사들이 장로보다 지위가 낮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사랑의 봉사를 실천한다. 교회는 성직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목사들이 서열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성도들은 목사의 가르침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앞에서 성직자이며 영적인 분별력을 행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평신도들은 태만하거나 교리적으로 잘못 가르치는 목사를 항거할 수 있다고 했다.(Ibid., p.22.) 카이퍼의 교회 관리 지침은 화란의 국가교회인 갱신교회를 비판하고 참된 개혁교회를 만들기 위한 충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 특히 모든 그리스도인이 성직자란 말은 종교개혁의 만인제사장 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카이퍼의 이 말은 후일 화란의 선교 신학자 헨드릭 크레머(Hendrik Kraemer)의 '평신도 신학' 의 이론적 뒷받침이 되었다.(졸저, 『實踐神學槪論』(총신대출판부, 1980), pp. 238~252.)
정성구, 『아브라함 카이퍼의 사상과 삶』(킹덤북스, 2010), pp. 227~228.
첫댓글 카이퍼는 신학을 기반으로 하여 여러 방면에 팔방미인이었는데요. 신학의 실천 분야인 목회, 교회관리에 뚜렷한 소신과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좋은 내용을 담은 포스팅입니다.
네, 공감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절대적 지배를 받는 엄격한 영적 군주국이다" --> 군주, 왕이 예수 그리스도인데요.
예수 이름의 뜻이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므로 다스리는 백성 위에 군림하는 군주입니다.
아멘!
아멘 🙏 22
"직분자들은 교회의 관리자가 아니고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표현에서, 목회자는 섬기는 직분이지 군림하는 직분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다 중요합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앞에서 성직자이며" --> 전 신자 성직자 설을 확실히 표명하고 있습니다. "지도력을 은사로 받은 평신도들이 장로들을 견제한다."에서 회중이 교회지도자를 견제하는 장치를 두어 올바른 교회 정치를 이루어 갑니다.
네, 매우 합당한 카이퍼의 주장이었습니다.
100년도 훨씬 더 전에 상당히 진보적인 교회 관리 지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놀랍군요. 진보적이라고 해서 자유주의적이거나 인본주의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매우 합리적이고 세련되었다는 건데, 성경이 말씀하는 것을 따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목사가 잘못하거나 가르치는 것이 비성경적이어서 진리를 훼손한다면 서로 견제하는 차원에서 항거할 수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줍니다. 한국 교회 목회자와 신자들이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자유로워지면 좋겠습니다. 상당수의 목회자들이 자기를 비판하면 설교단상에서 박살을 내거나 괴롭히고 쫓아내기까지 합니다. 비판을 견디지를 못하는 것이죠. 위계질서가 강하고 서열 문화가 강했던 우리나라의 사정도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권위주의적인 동양문화의 특성도 잘 극복해야 하겠습니다.
좋은 분별, 합당한 의견에서 배우고 매우 공감합니다.
매우 매우 공감합니다22
백년 전인데도 카이퍼와 유럽 교회는 저렇게 뛰어난 교회론을 가지고 있었네요. 한국교회도 저렇게 되기까지 더 분발하면 좋겠습니다.
맞습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공감합니다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