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양구, 한반도의 배꼽을 찾아 / 김명숙
양구!!!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산소를 맘껏 품어내는 곳이다. 지금 8월 중순, 어디를 가나 진초록의 녹음 진 그 모습이 그 증거라 하겠다. 수도권에서 금강산 가는 길의 최단거리 산 속의 섬’ 양구, 예가 무릉도원이 아닐까?
“양구 DMZ와 이디오피아집 커피 열차여행”이라는 테마로 마석역장님의 인솔하에 동행하게 되었다. 참으로 고맙고 그 수고로움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지인을 챙겨 시작된 여행은 익숙한 춘천선 평내호평역에서부터 출발이다. 아담하고 청결한 1호차로 배정해주신 마석역장님 덕에 낭만까지 얹어진다. 테마가 커피여행이듯 열차에 오르자마자 젊음이 보이는 커피와 쿠키와 앙증맞은 빵을 내놓는다. 이 여행의 컨셉에 제격이다. 게다가 기관사님은 초등학생인 지인의 아이들에게 기관실을 흥쾌히 오픈해서 체험 할 수 있게 해주신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혹여 그 아이는 훗날 기관사가 되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양구군내 이정표와 일정표)
춘천을 향해 바쁜 코레일의 ITX와 양구군의 노력으로 한반도의 배꼽, 양구를 깊이 알게 되었다. 이참에 청정자연이 살아 숨 쉬는 양구의 명소 곳곳을 돌아보고 싶다. 양구의 다양한 명품을 감상할 수 있는 명품관, 박수근의 생애를 돌아보며 그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박수근미술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두타연” “방산자기박물관”, “국토정중앙천문대”, 또한 DMZ와 민통선 지역의 희귀˙자생 야생화 식물을 수집, 증식, 전시하는 자연학습장인 “생태식물원”, 통일관과 전쟁기념관을 지나 “제4땅굴”, “을지전망대”로 이어지는 코스는 반세기를 넘어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전쟁과 평화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중한 기회를 갖는 셈이다.
(나의 자랑스런 명찰) (ITX 열차 안에서)
양구군은 최근 서울-춘천 고속도로, 경춘선 복선전철, 배후령 터널, ITX-청춘개통 등 교통 여건이 꾸준히 개선돼 유입되는 관광객의 수도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지역 관광발전에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다채로운 매력을 내뿜는 강원도 양구를 직접 들어가보자.
을지전망대와 펀치볼
‘산 속의 섬’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물위에 있다거나 어딘가에 떠있는 것도 아니다. 베일에 싸인 그곳은 바로 강원도 양구의 펀치볼. 강원도 최북단에 위치한 산속이자 DMZ와 맞닿아 있는 이곳은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을지전망대) (을지전망대에서 본 펀치볼 1)
펀치볼’은 본래 칵테일을 담는 동그란 그릇을 말한다. 휴전선과 맞닿은 양구군 해안면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대의 분지로서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에 의해 화채그릇(Punch Bowl)처럼 생겼다고 해 명명됐으며, 수많은 고지들로 6.25당시 처절했던 전쟁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 도솔산 을지전망대에 오르면, 펀치볼의 믿을 수 없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새벽녘 펀치볼의 풍경이나 가끔씩 펀치볼의 지형요건이 만들어내는 운해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눈앞에 군사분계선이 바로 앞에 보인다. 북한의 초소에서 남한의 가장 가까운 초소의 거리는 750m라 한다. 그래서 그곳 초소에 근무하는 병사는 방탄복을 입고 근무를 한다고한다. 예전에는 남방한계선에서 군사분계선 북방한계선의 거리가 2km, 2km였으나 북한이 일방적으로 1km를 앞당기는 바람에 가까이서 적과 감시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눈앞에 보이는 북측의 초소, 그리고 경작하는 밭, 선녀폭포, 실감이 나지 않는 현실이다. 아들같은 장병에게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보니 실감이 가지만 전망대에서 북쪽을 향해서는 일체의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한 장의 자료도 남기지 못했다.
(을지전문대에서 보는 펀치볼)
을지전망대에서 남한 쪽을 보게 되면 구름이 사방으로 넓게 펼쳐지는데, 그 위에 있자니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느낌마저 든다. 무릉도원이 여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펀치볼의 풍경은 신비함 그 자체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운해로 구름 위에 떠있는 무릉도원이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풀향기”식당 - 점심해결)
강원도 양구에는 도솔산을 포함해 크리스마스고지, 피의 능선 등 다양한 고지들이 위치해 있어 장관을 이룬다. 각 고지들에 걸쳐져 있는 구름으로 인해 주변 모든 산맥들이 신비한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도솔산을 포함해 크리스마스 고지, 백석산, 대우산, 가칠봉,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펀치볼 등 한국전쟁의 흐름을 뒤바꿔놓은 역사적인 전투현장이 매우 많다. 특히 ‘펀치볼’은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 장관이 빼어나 꼭 한번쯤 거치는 장소가 됐다. 4계절을 비롯해 다양한 기후, 시간에 따라 백만가지 풍경을 자아낸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전망대가 있는 도솔산은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해병대가 ‘무적해병’이라는 칭호를 얻은 것 역시 이곳 펀치볼에서의 전투 때문이라고 한다. 긴 전쟁이 이어지고, 51년 6월 20일 해병대가 이곳을 탈환해 이를 기리기 위해 매년 6월 도솔산에서 전적문화제를 시행중이다.
학자들 사이에선 이곳을 두고, 분지를 구성하는 암석들이 풍화와 침식을 견뎌내는 강도가 달라 만들어진‘차별침식분지’라고 주장하거나 커다란 운석이 충돌해 생성된 지형이라며 논쟁을 벌인다. 그만큼 국내 연구진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근처에는 제4땅굴, 을지전망대, 통일관, 전쟁기념관 등 안보관광지가 마련돼 있어 최근에는 국민 안보교육장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제4땅굴
펀치볼 주변에 마련되어 있는 제4땅굴. 옛날 북한이 새로운 침투방법으로 시도해 북으로부터 남쪽까지 꾸준히 파온 땅굴이다.
(제4땅굴 입구)
분단조국의 현실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최북단 안보교육장인 제4땅굴. 북한의 김일성이 "핵폭탄보다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추진했다는 섬뜩한 굴착목적 이외에도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1.2km 떨어진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적막한 갱내 분위기는 방문객들의 긴장감을 부르는 안보의 산교육장은 물론 여름철 피서처로도 제격이다.
(안보전시관)
제3땅굴이 발견된지 12년만인 지난 90년 발견된 제 4땅굴은 지하깊이 1백45m지점에 높이와 폭이 각각 1.7m, 총길이 2천52m 규모로 갱내의 화강암층을 통해 흘러내리는 완전 무공해 지하수는 이곳만의 큰 자랑거리다. 특히 땅굴내부는 투명유리덮개가 덮인 17인승 전동차가 수시로 운행, 편의를 돕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잠깐이나마 소설속의 주인공 같은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또 땅굴입구 근처에는 육군백두산부대가 지난 92년 37억여원을 들여 4천5백평의 부지에 북한실 조국통일실 향토실등 5개실의 안보교육장을 시설, 대형스크린과 멀티비전을 갖추고 북한관련 각종 장비와 자료를 전시했으며 기념탑, 충견비등을 건립해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땅굴을 방문하기 직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일원 양구북한관"은 북한의 생활용품 수출품등 각종 물품 7백여점을 상설전시해 북한의 실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반도섬(파로호습지)
이곳엔 화천댐으로 만들어진 파로호가 있는데, 파로호 상류지점의 수변지구에 있는 42,000㎢ 면적의 인공섬으로, 인공습지 생태공원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다고. 오른쪽엔 울릉도와 독도가,아래 쪽에는 제주도가 보인다.
목재데크로 된 진입로가 2개 있어, 이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생태공원은 2008년까지 완공예정있는데, 현재는 완공된 것으로 보인다. 조성목적은 습지생태공원 조성으로 다양한 생물을 살게 하여 학습체험의 장을 만들고, 동시에 관광목적도 있다. 지역 발전사업의 일환인 것 같다.
(한반도섬)
잠시 머문 곳 습지이지만 눈에 선한 게 마치 한반도의 모습을 보고 애국심이 발동이 걸린게다.
* 이디오피아커피집
여행의 이름에 걸맞게 “이디오피아커피집”에 들르는 것은 당연한 일. 이디오피아라는 나라는 지극히 못살지만 이미 6.25때 우리나라에 파병한 나라, 고마운 나라였다.
춘천역에서 가까운 이디오피아 한국참전기념관에는 그 곳에서부터 건너온 커피의 향이 그윽한데 이미 그 맛을 아는 이는 그 맛만 찾는다고....
이번 여행에는 숨은 일꾼들이 계신다. 귀한 기회를 주신 양구군에 감사를 드리며 세심한 계획과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신 춘천선 마석역장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양구라는 글자에 눈이 뜨이는 계기가 된 여행이었다. 며칠전 리듬체조 손연재선수의 싸인회가 있었던 날, 카메라에 비친 체육관 곳곳에 플랑카드위의 “양구”라는 글씨가 수차례 지나갔다. 놓치지 않았다.
그래, 그 양구!!!
이것이 이번 여행의 효과라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양구를 떠올리면 두근거려지는 곳이라고.......
한반도의 숨겨놓고 나만 보고 싶은 배꼽이라고....
입소문을 통해 안보관광도시와 테마관광도시로 거듭나기를...
2012.8.25 양구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