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사회복지법인 성민 행사의 일환으로 과천 서울랜드에 가서 처음으로 바이킹을 탔습니다. 평소에 저는 탈 것에 대해 돈 주고 왜 괴로움을 당해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밀려서 어쩔 수 없이 (부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그리고 이런 것도 타지 못한다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타긴 했습니다만,...
겁이 나서 좌우 가장자리에는 앉지 못하고 중간에 홀로 앉았습니다. 그랬더니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자매가 제 모습을 보겠다고 굳이 제 얼굴이 보이는 앞으로 옮겨 앉는 것 아니겠습니까? ( 고약한 것 ) 슬슬 좌우로 움직이더니 드디어 바이킹의 캄캄한 밑바닥이 보이면서 쌩하고 내려갈 때 내 속에 있는 것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듯하는 아주 불유쾌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리꽂히는 듯 하는 광경에 그야말로 이빨을 꽉 다물었지요. 이왕 탄 것 나도 남처럼 소리를 질러보아야지 하고 환갑이 다되어가는 나이에 “ 아아아~~” 하고 괴성도 질러 보았으나...
괜히 탔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 시작했습니다. 눈 앞에 전개되는 캄캄한 바닥을 향해 90도 각도로 쑤우우우욱 내려가는 괴이한 기분. 내리고 싶지만 체신상 손을 들 수도 없고. ( 시작할 때 방송에서 못견디겠다 싶은 분은 손을 들라고 하였습니다 ) 도저히 눈 뜨고는 탈 수가 없어 눈을 감았습니다. 그래도 안되어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 하나님! 저 좀 보세요. 이러고 있어요. 절대로 다칠 위험도 없고 얼마 있지 않아서 제 자리로 설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견디지 못하고 빌빌 거리고 있어요. 저 좀 어떻게 해보세요 아아아~~~악” 그러자 서서히 바이킹도 힘을 잃고 제자리를 서기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하고 제 마음도 차차 안정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언제 내가 널 괴롭혔냐는 식으로 바이킹은 그 자리에 섰습니다.
직원들이 놀려댑니다. “ 눈 감고 기도를 다 하시데요?” 어이구 요것들을 그냥... 근데요. 젊은이들한테는 즐거움인데 왜 제게는 괴로움일까요? 그런데요. 다음에 바이킹을 타면 이제는 눈 뜨고 나도 남처럼 즐기면서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바이킹은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을 가르치는 학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닥을 향하여 내리꽃히는 그 기분에 익숙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욱이 제주라는 곳에서 개척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상 익숙한 것을 버리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이킹을 탄 이상 내려가야 합니다. 이왕 내려가는 것이라면 즐기는 기분이 필요합니다. 같은 상황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나는 할 수 없고 없는 것 투성이지만 도움 되시는 내 주 내 하나님께서 어려운 순간 순간마다 함께 하시는 것을 느끼면서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광야길에서 돌베게를 베고 누운 야곱을 창세기에서 우리는 만나지만 그 마음을 잘 알지 못하다가 막상 제가 그렇게 되고 보니 확실하게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야곱에게 긍휼울 베풀어주셨듯이 하나님께서 제주도를 향해 무작정 떠나는 제게 베풀어주실 크신 은혜를 기대하면서 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척이라는 바이킹호를 이미 타버린 이상 즐겨야지요!
첫댓글 ㅋㅋㅋ 중간에 타셨담서...담부턴 맨 끝에 타세요~~ 스릴의 완성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