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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스쿠터는 저배기량에 가볍고 작은 차체, 무단변속기의 장착 등으로 누구나 다루기 쉽고 쉽게 탈수 있는 조그마한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생각하기 쉽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생각해왔을 것이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깨어버린것이 바로 YAMAHA 사의 Majesty 의 등장부터이다. 250cc 라는 넉넉한(?) 배기량과 큼지막한 차체, 그리고 스쿠터만의 편안한 자세와 조작의 편리함... 그리고 일본내에서는 250cc 이상의 바이크들이 고속도로 통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속도로 통행이 가능한 스쿠터라는 장점까지... 이런 이유에서 Majesty 는 큰 인기를 누렸으며, 더이상 근거리 교통수단이 아닌 매우 편리한 장거리 교통수단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본격적인 대배기량 스쿠터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대배기량 스쿠터시장을 개척한 선구자가 있으니..... 이녀석이 바로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HELIX 250' 이다. 국내에는 일본내수사양 이름인 FUSION(퓨전) 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시승차량은 수출모델은 헬릭스(HELIX) 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1986년, 당시 일본에서는 풀카울링 스포츠바이크들이 큰 인기를 누리던 때이며, 이에 맞춰 등장했던 바이크들이 바로 HONDA 의 CBR 시리즈, KAWASAKI 의 ZXR 시리즈, SUZUKI 의 GSX-R 시리즈 그리고 YAMAHA 의 YZF 시리즈이다. 모든 바이크시장의 이목이 풀카울링 스포츠바이크에 집중된 와중에 HELIX 의 등장은 잠시 이슈가 되었을뿐 오랫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의 거품경제가 무너지고, 점점 실용적인 바이크를 찾게 되면서 풀카울링스포츠 바이크들의 인기는 점점 식어져갔고, 뒤늦게서야 HELIX(FUSION) 은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YAMAHA Majesty 가 등장해서 대형스쿠터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기전까지, 그 길을 닦아준 장본인이 바로 HELIX(FUSION) 인 것이다. 그리고 600cc 가 넘는 스쿠터가 등장한 지금도 계속 생산되고 있어서, 대배기량 스쿠터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겠다. 18년째 생산되고 있는... 엄청난 롱런모델..... 롱런모델에는 다른 바이크에서 찾을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 또한 18여년간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증명된 내구성등은 다른 바이크들과 비교할수 없는 신뢰감이 있다.
HELIX 의 첫 인상은 '와 크다~' 였다. 정말크다... 실제 스펙상으로도 국산 스쿠터중 가장 큰 한솜사의 메가젯의2,010x760x1,155mm 보다도 훨씬 더 큰2,265x745x1,355mm 이다. 길이는... 무려 20cm 이상 더 길다... 축간거리(휠베이스) 도 1,432mm 인 메가젯에 비해 1,625mm 로... 20cm 가량 길다.. 그렇다 엄청난 크기이다... 하지만 길이에 비해서 높이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제원상의 높이는 높은 스크린의 높이때문에 높게 나올뿐... 실제 차체의 높이는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수 있는데 이는 665mm 라는 낮은 시트고가 대변해준다. 앞으로 툭 튀어나온 카울링은 마치 한마리의 코키리를 보는듯한 느낌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인 바이크에게 있어서 가장 앞으로 튀어 나온 부분이 타이어와 휠임을 감안할 때 이 녀석의 경우 이보다도 훨씬 프런트 카울이 앞으로 나와 있는데, 이는 다른 물체와의 정면 충돌시에도 충격흡수 역할을 할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이 녀석의 풍만한 엉덩이와 응접실 쇼파를 연상케 하는 시트는 이 녀석이 단순한 스쿠터가 아님을 짐작케 한다.
시트에 앉아보면, 역시나 큰 덩치에 비해 무척이나 낮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발착지성은 키 180cm 의 필자에겐 매우 부담없으며, 스쿠터의 경우 일반적으로 제원상 시트고가 낮더라도 시트넓이가 넓어서 발착지성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이 녀석은 단 665mm... 시트폭이 넓다하더라도 타 모델보다 5~10cm 나 낮은 시트고덕에 좋은 발착지성을 제공해준다. 또한 무게중심이 낮아서 양 발바닥이 다 닿지 않더라도 안정감있게 서 있을 수 있다. 시트 자체의 느낌은 매우 푹신푹신하며, 또한 시트는 엉덩이의 뒷부분을 감싸주어서 매우 뛰어난 홀딩감을 보여준다. 시트에 앉은채로 핸들에 팔을 뻗어보면 가슴보다 약간 아래에 핸들이 위치해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스쿠터답게 핸들은 뒤로 많이 뻗어나와 있어서, 매우 편안한 위치와 높이에 핸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허리가 90도로 선 상태에서 팔은 아주 자연스럽게 핸들을 잡을 수 있는 것 이다. 플로어패널에 발을 얹어보면, 긴 차체에 걸맞게 넓은 플로어 패널을 가지고 있으며, 플로어 패널 양쪽 앞으로는 발을 얹을수 있도록 적당히 각이진 풋레스트가 만들어져 있다. 키 180cm 인 필자에게도 이 풋레스트까지의 거리나 각도는 매우 자연스러웠는데,이는 역시 수출을 고려해서 제작된 제품인 것을 짐작케 해준다. 키가 작은 라이더라면 거의 다리가 일자로 뻗는듯한 포지션을 연출할정도로 포지션이 여유가 있다. 우측 풋 레스트에서는 페달이 존재하는데, 이는 마치 사륜차 감각의 뒷브레이크 페달이다. 키를 꼽고 돌려보면 최신 전자식계기반을 도입한 바이크에서나 볼법한 이그니션-온 세레모니 (키-온 세레모니) 를 볼 수 있다. 키를 돌리면 바이크에 전원이 들어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디지털 계기반의 모든 표시부분이 표기한계치까지 올라갔다 내려온다. 이 녀석의 계기반이 표시해주는것은, 기본적으로 스피드미터, 연료잔량게이지, 냉각수온도계, 시계, 트립미터 이며, 적산거리계와 각종 인디게이터류는 디지털 계기반 아랫쪽과 옆쪽으로 별도 장비하고 있다. 계기반의 디자인 자체가 오래된 승용차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콩코드.. 등에 옵션으로 채용되었던..) 최신 바이크들의 디지털 계기반의 그것에 비하면 표시하는 정보도 많지 않고 기능도 부족하며, 디자인도 화려하진 않지만, 이 녀석에게 이 계기반은 무척이나 어울리는... 마치 자동차를 연상하는 이 녀석의 특성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 인 것 같다. 적산거리계가 기계식인 것을 감안할 때, 이 계기반은 전자식 센서로 감지해서 작동하는 최근 바이크들과는 틀리게, 기계식으로 작동하는 일밬 계기반의 그것과 같은 구동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바늘이 움직이는 부분이 없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다시 바꿔주는 장치가 있는 그런 방시 말이다. 또한 디지털 디스플레이 양쪽으로 마련된 인디게이터류들은 매우 큼지막하여 보기에 편하다.
뒷브레이크 페달을 쌔게 밟고 우측레버의 스타트버튼을 누르면 엔진은 매우 쉽게 잠에서 깨어난다. 스쿠터답게 오토초크밸브를 채용하고 있어서, 시동성이나 시동후의 아이들링 안정성은 매우 좋다. 정숙성으로 유명한 HONDA 의 엔진답게 엔진은 매우 정숙한 상태로 아이들링을 유지한다. 쓰로틀을 서서히 열어가며 스타트해보면 역시 매우 부드럽게 스타트 한다. 이대로 풀 쓰로틀로 가속해보면 250cc 라는 배기량을 감안한다면 그리 감동적인 가속감은 보여주지 못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250cc 라는 배기량이지만 출력이 그리 높은것도 아니며, 스쿠터라는 특성상 원심클러치 방식으로 동력을 전달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km/h 까지는 일차곡선적으로 쭈욱 가속해나간다. 앞서 말했듯이 이 녀석은 배기량에 비해서 최고출력은 19마력으로 낮은 편이다. 그럴만도 한 것이 우선 이 녀석은 단기통 엔진을 채용하고 있다. 단기통 엔진의 특성상 다기통 엔진에 비해서 회전수를 높이기가 힘들다. 출력이란? 일의 능률이다. 단위시간내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 하는... 결국 같은 배기량이라면 시간당 많이 회전하는 엔진일수록 출력은 높은 것 이다. 그렇기에 4기통 250cc 엔진은 이 녀석의 2배에 달하는 40마력의 출력을 내어준다. 그 대신 엔진 회전을 이 녀석의 2배나 쥐어짜내야 하지만... 사실 스쿠터라는 특성상 엔진의 다기통화가 쉽지는 않다. (물론 최근에 나오는 대형 스쿠터들은 엔진 위치를 기존 스쿠터와 달리해서 다기통화를 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스쿠터라는 특성상 빠른 달리기 보다는 실용영역에서의 두터운 토크를 더 원한다. 별도로 쉬프트 체인지를 할 수 없다는 특성상, 단지 쓰로틀의 개폐만으로도 확실한 토크감을 내어주어야 하는 것 이다. 그러기 위해선 결국 일상영역에서의 토크를 살려야 하고, 이는 결국 엔진의 저회전화로 이어지는 것 이다. 말이 길어졌다.. 그래서 결론은... 이 녀석의 낮은 출력과 회전수는 필연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라는 것 이다. 스타트 가속이 아닌 주행가속을 해보면, 쓰로틀을 여는 그 순간부터 꾸준한 토크로 아무렇지도 않게 가속해 나간다. 시승중 같이 시승장소로 이동한 125cc 바이크 (곰아저씨님과 포데로사님) 와 함께 주행가속 대결을 한적이 있었는데, 역시 백미러안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역시 250cc 라는 배기량은 숨길 수 없다. 차들이 80km/h 이상으로 달리는 큰 도로에서도 이 녀석으론 오른쪽 손목을 단지 비틀어 주는 것 만으로도 앞차를 추월하는 것은 쉽게 해결되었다. 125cc 스쿠터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파워의 여유이다. 시승중 내어본 최고속도는 115km/h 정도 이다. 탄력을 받는다면 그 이상 나가겠지만 시승이 시내를 위주로 이루어진지라 최고속도를 테스트해볼수는 없었다. 고속주행중에도 이녀석은 작은 휠을 채용한것과 달리 의외의 안정감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휠이 작은 경우 같은 속도라도 그만큼 휠이 빨리 회전해야 함으로 불안해지기 마련이며, 또한 자이로현상이 작아서 균형감이 대형휠에 비해서 작아서 불안한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녀석은 낮은 차체 무게 중심때문인지 프런트 12" 리어 10" 라는 작은 휠에도 불구하고 우려했던것 만큼의 불안함은 보이지 않았다. 낮게 깔린 차체와 함께 듬직하게 아스팔트위를 매끄럽게 흘러가는 느낌이라도 해야할까?
제동력은 보통 스쿠터들이 그러하듯, 무게중심이 뒷쪽으로 집중되는 스쿠터의 특성상 전륜 브레이크보단 후륜쪽의 제동력이 강하다 후륜브레이크는 앞서 말했듯이 플로어패널에 있는 브레이크 패달을 밟는 식이라서, 마치 사륜차의 그것과 비슷하며, 일반 메뉴얼 바이크를 늘 타고다니다가 스쿠터를 타면서 허전한게 늘 오른발 브레이킹이였다. 하지만 헬릭스는 마치 메뉴얼 바이크의 후륜 브레이크와 같이 오른발로 브레이킹을 하기 때문에 다른 스쿠터에 비해서 덜 허전했다면 허전했을지도.. 물론 왼쪽손과 왼쪽발은 함께 놀고 있음으로... 오른쪽만 바쁜 느낌을 지울수는 없지만 말이다. 전체적인 제동력은 필요충분한 수준이지만 강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리어브레이크의 경우 밟으면 밟는대로 제동력이 솟아 나오지만, 급브레이킹시엔 상당히 깊게 밟아줘야 했다.
프런트 서스펜션은 TLAD 라는 독특한 서스펜션을 채용하는데, TLAD 란 Trailing Link & Anti Dive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도 대림에서 발매한적 있는 슈퍼리드(Super-Lead) 에도 채용된바 있다. 이 시스템은 1984년 7월 등장한 HONDA 사의 Lead-SS 에 채용된 메커니즘으로 프런트 브레이킹시 발생하는 반(反)토크를 이용해서 브레이킹시 프런트가 가라 앉는것을 억제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스쿠터들이 일반적으로 프런트 포크의 스트로크량이 작기 때문에 급브레이킹시 프런트가 주저 앉는 현상이 있는데 이를 방지해주는 시스템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슈퍼리드란 기종으로 많이 접해와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참신함은 없었다. 하지만 급브레이킹시에도 일반적인 스쿠터들에게서 받는 주저앉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또한 튼튼한 차체덕에 급브레이킹시에 차체가 통채로 요동치거나 하는 일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리어서스펜션은 너무 푹신거리지도 않지만 그렇다고해서 하드한 설정도 아니다. 시트의 푹신함과 리어서스펜션의 적절한 설정이 편안함은 물론 차체의 안정성까지 함께 이루어내고 있었다.
와인딩에서는 사실 긴 차체와 휠베이스 덕에 처음부터 상당히 두려움과 함께 코너링에 임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휠 사이즈가 작은 스쿠터의 경우에는 코너링시 너무 쉽게 뱅킹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쉬운 뱅킹이 가벼운 무게의 일반적인 저배기량 스쿠터들에게는 즐거움으로 이어질지 몰라도 중/대형스쿠터에게 있어서 자칫 위험한 요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신 대형스쿠터들은 대형 휠을 채용하고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이녀석은 휠의 사이즈가 너무나도 작다. 특히 리어의 경우는 일반적인 50cc 스쿠터들도 12" 를 채용하고 있는데 보통인데 이 녀석은 10" 라는 사이즈... 휠베이스나 길이는 왠만한 어메리칸바이크보다 긴 수준인지라... 그렇기에 두려움을 가지지 않고 코너에 진입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했다. 그뿐 아니라 스쿠터의 경우 일반적으로 언더-본 프레임의 특성상 차체의 강성이 약한 경향이 많으며, 후륜측 구동계통에 엔진 자체를 함께 달고 있어서 코너링시 뒤가 쉽게 울렁거리고 휘청거리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대형스쿠터들은 엔진과 구동계를 독립시키고 있으며, 프레임도 편평한 플로어패널을 희생시켜가며 강성을 높여가고 있다. 어쨋든... 이런 걱정을 뒤로한채 천천히 코너에 바이크를 진입시켜 보았다. 역시나 작은 휠 사이즈답게 가볍게 눕는다. 그리고 회전반경도 역시 길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의외의 안정성을 보이며 코너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연속되는 다음 코너에서 점점 걱정은 즐거움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조금씩 코너에 익숙해질수록 오른쪽 손목을 비트는것만으로도 오르막 와인딩을 공략해가는 재미에 헬멧안에서 미소가 지어진다. 저배기량 스쿠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중형스쿠터만의 묘미이다. 와인딩에서 단지 오른손목을 비트는것만으로도 코너탈출구를 향해 가속해 나가는 느낌은 말이다. 깊은 뱅킹에 풀 쓰로틀로 트랙션을 걸어가도 꿈쩍도 하지 않는 차체의 강성까지... 노면의 요철을 통과하며 코너링에 임해도 스쿠터들에서 느끼게 되는 차체 불안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에 걱정들과 다른 이 즐거움은 무엇인가? 긴 사막의 모래언덕을 헤마다가 발견한 조그마한 오아시스와 같은 상쾌함은 무엇인가? 그러했다. 앞서 말한 말들을 되짚어 생각해보니 이 이유를 조금씩 알 수 있었다. 작은 휠 사이즈와 구동계와 엔진이 함께있는 스쿠터의 특성은 어찌할 수 없겠지만, 이 녀석은 낮은 무게중심으로 불안감을 상쇄하고 있었던 것 이다. 또한 이 녀석의 플로어패널을 내려다보면 일반적인 스쿠터들 처럼 편평하지 않다. 그러했다. 강성높은 차체가 플로어패널 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던 것 이다. 그렇기에 언더본 타입의 긴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강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 이다. 처음 시승하며 사실 가장 우려했던것이 단순히 스펙만을 보고 느낀 이 녀석의 와인딩에서의 성능이였지만, 와인딩을 조금씩 달려가면서 이런 우려는 말끔히 잊혀져갔다. 엉덩이에 실린 온몸의 체중을 엉덩이만으로 조작하며 코너를 헤쳐나가는 재미는 역시 스쿠터의 그 맛 그대로이다
이 녀석의 또다른 매력은 실용성이다. 그야 50cc 스쿠터들 처럼 작은 차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그런식의 실용성은 아니지만, 우선 탠덤이 매우 편하다. 탠덤시트도 높지 않은편이며, 기본으로 그랩바까지 갖추고 있다. 탠덤자의 몸이 정확히 홀딩되는 느낌은 매우 우수하다. 또한 핸들아랫쪼으로 조그마한 수납공간이 위치하는데, 바이크가 고속도로 통행이 가능한 국가에서라면 고속도로 통행권을 넣기에 좋겠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그렇지는 못하다. 장갑이나 담배등을 넣어다니기에 매우 편리할 듯 하다. 또한 바이크의 뒷쪽편엔 마치 승용차의 그것과 같은 위치에 트렁크가 존재한다. (열리는 방향은 틀리지만) 트렁크는 매우 넓은편인데, 가운데가 볼록 솟아 있어서 풀페이스 헬멧의 수납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하프페이스 헬멧은 2개까지 수납이 가능한 공간이다. 낮은 시트때문인지 일반적으로 스쿠터들이 시트아래에 수납공간을 두지만 이 녀석은 시트아래에는 수납공간이 없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스쿠터들이 시트 아래에 연료주입구를 가지고 있어서 주유소에서 주유할때마다 내려서 시트를 열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이 녀석은 플로어패널 한가운데 연료주입구가 위치한다. 처음엔 앞으로 숙여서 주유구를 여는게 다소 어색했지만, 역시 일어서서 시트를 여는것 보다 편안함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이다.
사실 처음 시승을 하면서, 이 녀석을 '고속 씨티커뮤터' 정도로 결론지어버릴까 했다. 하지만 시승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늘어날수록 단순한 씨티커뮤터 이상의 바이크란것을 알게 되었다. 250cc 가 주는 동력성능과 튼튼하고 편안한 차체는 장거리 투어링도 거뜬하며, 넓은 트렁크 공간은 시장을 보러 갈때도 편안할 것 같고......... 누구라도 다루기쉽고... 와인딩에서도 의외의 코너링성능을 보여주었고........ 매우 폭 넓은 사용용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 이다.
사실 필자는 대형스쿠터를 장시간 시승해본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깐 앞에서 왔다갔다 해보는것과 '제대로된 시승' 이란것은 그 의미가 매우 틀리다. 잠깐 타보면서 느끼지 못한 것들이 장시간 타게 되면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필자가 가지고 있던 250cc 스쿠터들에 대한 편견을 이 녀석은 보기좋게 무너뜨렸다.
사실 250cc 스쿠터들은 배기량이 어중간하다고 생각했다. 아예 작은 배기량으로 쉽게 접할 수 있던지... 그렇지 않다면 T-MAX 나 Skywave650 처럼 큰 배기량에 큰 덩치로 장거리 투어나 탠덤, 와인딩을 모두 재미있게 즐기던지.... 스쿠터의 무단변속기를 사용한다는 특성상 엔진은 전체적으로 고른 토크를 내주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출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조금 더 큰 엔진을 얹기위해 늘어나는 차체의 크기와 무게 엔진무게등을 감안한다면 125에 비해서는 250cc 스쿠터도 상당히 크고 무겁다. 그렇기에 125cc 에 비해서 2배의 배기량의 값의 성능을 보여줄까 하는것이... 지금까지의 필자의 250cc 스쿠터에 대한.. 편견이 었다. 하지만 이는 역시 편견에 불과했다... 2배의 배기량답게... 2배의 성능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성능의 차이는 아니지만 분명 125cc 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크고 튼튼하고 조금 더 무거운 차체는 장거리를 고속으로 달려도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또한 T-MAX 나 SkyWave650 같은 맥시스쿠터들의 경우 큰 차체와 높은 시트고로 누구나 쉽게 접근하기에는 다소 부담감이 있고, 잦은 정차가 있는 시내주행에서는 높은 시트고로 인해 큰 부담을 느끼게 되는데, 이 녀석은 그런 걱정따위는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편하고... 잘달리고 잘 서고... 또한 누구나 쉽게 다룰수 있고... 하지만... 이런 구구절절한 설명은 필요 없다... 18년간 사랑받고 있다... 그것이라면 이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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