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소, 건강한 에스라인 만드는 일등공신
섬유소 | 예전에는 명절에서나 고기 구경을 했다면, 이제는 명절에나 나물 구경을 한다. 식생활이 180도 바뀐 요즘엔 0칼로리의 섬유소가 어떤 영양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 대장암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다. 서구화된 식생활, 즉 육류와 함께 기름진 음식의 섭취가 늘어난 결과 이러한 질병의 발생이 크게 두드러졌다. 바쁜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식사하는 횟수가 적고 빵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섭취해 영양 불균형이 오기 쉽다. 특히 이때 섬유소 섭취가 부족할 수 있다. 섬유소는 사람의 소화 효소에 의해서는 전혀 소화되지 않는 식물 성분으로, 물에 용해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수용성 섬유소와 불용성 섬유소로 구분된다.
수용성 섬유소는 주로 위장 통과 시간과 소장에서 당 흡수 속도를 지연시키고,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감소시키는 기능을 한다. 반면에 불용성 섬유소는 장 내에서 변의 부피를 증가시켜 대장의 연동 운동을 자극해 배변을 정상화시키고, 장 통과 속도를 빠르게 해서 우리 몸에 유해한 성분이 몸속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기능은,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면 위에 적정한 포만감을 준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비만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잡곡밥과 나물, 식물성 식품에 풍부한 섬유소
우리나라 전통 식생활은 잡곡밥과 나물 위주로 먹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자연스럽게 섬유소를 많이 섭취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가공식품이 발달하고, 빵이나 육식, 달고 기름진 식품위주의 서구식 식사 형태로 바뀌면서 섬유소 섭취가 점점 적어지고 있다. 우리 몸은 섬유소를 통해, 먹는 양과 소화 후 음식 노폐물 배설을 조절한다.
따라서 섬유소가 부족하면 당연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섬유소는 대부분 식물성식품에 풍부하다. 도정하지 않은 현미나 잡곡밥, 과일류, 콩류, 야채류, 고구마, 감자, 버섯류, 그리고 해조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각식품에 들어 있는 섬유소 함유량을 살펴보면, 쌀밥 1공기에는 섬유소가 1g 정도인 데 비해, 보리를 반 정도 섞게 되면 1공기에 5g 정도 들어간다. 또한 사과 1개, 바나나 1/2개, 딸기 10알 정도에 각각 약 2g의 섬유소가 들어 있다.
채소 중에는 감자 1개에 2g, 시금치나물 1/2컵에 2g 정도가 있으며, 삶은 콩 1/2컵에는 약 3-6g의 섬유소가 들어 있다. 그렇다면 하루에 어느 정도의 섬유소를 섭취하는 게 좋을까? 미국국립 암협회와 우리나라의 영양학회에서 제시한 1일 식이섬유소의 섭취 권장량은 20-30g이다. 또한 이러한 기관에서는 과잉 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고려하여 하루 35g 이상은 초과하여 섭취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
지나치게 섭취하면 부작용 위험
섬유소는 위와 같이 좋은 점도 분명히 있지만, 섬유소를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위암이나 대장암 수술을 한 뒤 암에 섬유소가 좋다고 해서 수술 후에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과량 섭취하여 수술 부위에 폐색을 일으키는 것이다.
또한 섬유소는 많이 섭취하면서 수분을 적게 섭취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배변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과민성 대장 질환이 있거나 위염이나 장염이 있는 경우도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는 건 피해야 할 때가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최근 다이어트나 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섬유소를 포함한 음료가 시판되고 있다. 섬유소 식품이 물론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이러한 음료의 섭취는 쉽게 섬유소의 과잉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섬유소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무기질의 체내 흡수를 방해해 영양소 결핍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섭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섬유소를 섭취함으로 얻을 수 있는 유익은 섬유소 섭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식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한 종류로 제조된 섬유소보다는 여러 종류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섬유소를 바르게 챙겨 먹는 방법으로, 우선 매끼 밥을 잡곡밥으로 섭취한다면 권장량의 1/3 이상을 먹을 수 있다. 생야채의 경우, 1일 300-400g을 섭취해야 하는데 매일 먹기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일부는 삶거나 데쳐서부피를 줄여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일은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그대로 먹는다든가,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섭취 횟수를 늘린다든가, 청국장이나 비지 등 콩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야채류를 즐겨 먹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