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주팔자입니다. 일견 매우 의아할 사주입니다. 특히 겁재가 편재를 심하게 극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용신도 불명확한데 어떻게 그 성공을 이루었는지 아리송 합니다. 하지만 사주팔자를 공부하면서 아주 중요한 점을 시사하는 사주이니 함께 보시죠.
[오행, 십성]
인월 을목입니다. 음간 겁재격으로 겉으로는 온화한 듯 하면서 고집과 뚝심이 엄청납니다. 한 번 자존심에 스크래치 나면 이를 갈고 복수를 꿈꿀 수 있는 사주입니다. 그 성질은 잘 못 사용되면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으나 안철수는 긍정적으로 발휘하여 사회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천간에 뜬 정인은 마치 은하수와 같이 그의 깊은 정신세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것이 편인이었다면 환상세계나 종교 쪽으로 관심을 둘 수도 있겠으나 정인이기 때문에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었습니다.
일지 편재는 미토인데 목기운이 80% 이상 차지하는 사주이므로 거의 목으로 돌변했습니다. 그러면서 겁재가 편재를 극하는 현상도 함께 일어납니다. 편재라는 것은 이 사주에서 사회의 상식과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그것이 주체성을 뜻하는 겁재에게극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철수는 자기 자신만의 주관적 세상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며 설령 자신의 업적이 사회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할지라도 다수의 의견과는 다른 본인만의 독특한 사상이 있습니다. 즉, 독불장군 이라는 것입니다. 쟁재를 갖고 돈 뺏기는 걸로만 해석하면 안됩니다.
사주팔자 자체만 놓고 보면 학업성취야 그렇다 쳐도 대단한 기업가의 사주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습니다. 솔직히 기업가가 될 수 있는 사주는 아닙니다. 안철수 연구소는 당돌하게 맥아피의 인수 제의를 거절했을 때부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며 사실상 안철수 원맨이 이끌고 나가며 원맨에게 좌지우지되는 회사였습니다. 사주에 재관이 부실하고 비겁이 많으면 회사 경영도 자의적으로 하기 때문에 안철수처럼 혼자서 회사 전체를 이끌어갈 정도 명성과 업적(이 경우 자체 개발한 백신 프로그램)이 안 되면 회사 경영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실로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안철수라는 인물의 개인 능력이 워낙 뛰어났고 주변 사람들이 전부 그것을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안철수 자신이 경영 실무를 하기보다 밑에 뛰어난 경영자가 있었을 것이고 그에게 대부분 실무를 일임했을 것이라 보입니다.
[용신]
이 사주는 용신이 없는 사주입니다. 사주에 쟁재라는 병이 있는데 관성은 보이지 않고, 천간에는 엉뚱한 인성만 두둥실 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운에서 무언가 와 주길 기다려야 합니다. 식상 혹은 관성이 좋은데 겁재가 너무 왕하여 식상을 제1용신, 관성을 제2용신으로 잡으면 됩니다.
용신이 없는 사주라고 해서 안 좋은 사주로 착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용신은 그 사주의 능력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신이라 함은 그가 평생토록 추구하며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로 가도록 만들어 주는 것으로서 일종의 나침반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 용신이 없다는 것은 목적지와 나침반이 없다는 것이고, 대운에 의하여 그 삶의 방향이 많이 좌지우지 됩니다.
용신이 없는 사주의 장점은 이것저것 해볼 수 있다는 점이지만 단점은 평생토록 단 한 가지의 목적을 추구하지 않으므로 이것저것 부질없이 건드리게 됩니다. 보통은 그렇습니다만 안철수라는 인물은 워낙 개인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의사, 학자, 경영인 그리고 최근에 관운이 들어오고 나서는 정치인까지 되었습니다.
우선 식상 대운부터 보면, 왕한 목기운을 화기운으로 수기유통 시키므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술을 익혔으리라 추측됩니다. 물론 겁재가 너무 왕하여 쟁재가 되는 단점은 지속적으로 안철수에게 한계로 작용했을 테지만 쟁재가 되었다고 하여 문제될 것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은 그에게 있어서 재성(사회적 의무)가 아닌 비겁(본인의 열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사주가 연지에 금을 가진 사주였다면 어땠을까요? 사주원국에 겁재를 제어하는 관성을 용신으로 이미 갖고 태어난 것이므로 당연히 용신은 관성으로만 정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중년 식상 운은 모조리 말아먹는 운이고 말년에 관성이 들어오면 그나마 좋아지는 사주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철수는 사주원국에 관성이 없는 무관 사주였기 때문에 운에서 식상이 들어올 때에는 식상을 잘 써먹고 말년에 관성을 보자 식상을 버리고 관성을 쫓아간 것입니다.
그 다음 관성 대운을 보면, 왕한 목기운을 금으로 제어하였는데 이것은 권력의 변방에 있던 안철수를 권력의 중심으로 불러들이고 정치인의 행보를 걷게 되었습니다. 안철수가 정치인으로서 어떤 평가를 받던지 간에 그의 팔자에서 금은 제2용신이기 때문에 나름 정치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무관성 사주이기 때문에 리더십이 많이 부족한 모습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구조]
강한 겁재를 삶에 대한 열정으로 삼아 전진하는 로케트 같은 모습입니다. 최근에 정치인이 되었는데 관운이 들어옴으로 인하여 사회적인(특히 관성이 뜻하는 사회 법규와 질서) 연결고리가 생겼으므로 안철수는 자신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어 보려는 순수한 목표는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본인만의 생각으로서, 애초에 겁재로 극신강한 사주의 한계인 주관적이고 자의적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 세상에 자신의 영향력을 펼치려고만 하지 세상을 이해하려고는 하지 않는 점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첫댓글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