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은 많은 생명이 먹고 자는 왁자지껄 삶터다. 발길을 멈춰 고개를 들고 귀를 열면 알 수 있다. (…) (봉산생태조사단은) 2024년 4월까지 1년2개월간 새 71종의 사진·영상·소리를 기록했다. 아물쇠딱따구리·쇠딱따구리·오색딱따구리·큰오색딱따구리·청딱따구리 등 건강한 숲에만 산다는 딱따구리류부터 소쩍새·솔부엉이·황조롱이·새매·새호리기 같은 멸종위기종들까지 확인했다. 먹이사슬의 상위 포식자인 새의 종 다양성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곤충과 각종 미생물, 식물들을 비롯한 피식자들의 종 다양성 등 전체 생태계의 건강성을.”
“이날 ‘편백숲’ 한쪽에 위장포로 쌓인 물탱크가 눈에 띄었다. 편백에 줄 물을 보관하는 곳이다. 은평구청은 “중부지역 기후환경에 순화된 편백을 심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렇게 물을 줘야 한다는 건 편백이 봉산에 살기에 적절한 나무가 아니라는 증거다. “처음에는 묘목들 관리하는 데만 물탱크가 있는 줄 알았는데, 2014년 심은 편백 쪽에도 물탱크가 있었어요. 은평구청에선 편백 활착률이 90% 이상이라고 하는데, 자생이 안 되는 나무를 가져다가 10년째 인공적으로 물을 주면서 예산을 낭비하는 거죠.” 나영 대표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