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수필] 떠나야만 했던 이유
전창수 지음
나는 조그만 교회를 몇 년간 다닌 적이 있다. 그곳의 전도사님과 안수집사, 권사, 집사님들은 내게 잘 대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어느 날 그곳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때 내게는 신앙생활을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나의 이런 신앙욕구를 충족해주지 못했다. 교회 내에서 성경공부를 하지도 않았으며, 모임을 자주 하지도 않았다. 그곳에서 청소를 하려고 자원봉사를 간 적도 있었지만, 하기 싫고 힘들어서 그 다음부터 가지 않았다.
청년들은 자주 모이는 것 같아서, 청년부에 같이 모임해도 되냐고 요청을 해 보았지만, 청년부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때부터, 나는 이 교회를 나갈까 말까를 몇 주를 고민했었다.
그리고 다가온 시험들. 나를 잘 대해주던 여전도사님은 딸을 더 이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섭섭해졌다. 내가 받았던 차별의 상처를 여기서도 느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몇 주를 기도하고, 또 다른 교회도 가 보았다. 하나님께서 응답은 없었다. 나의 고민은 계속되었다. 신앙생활을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 그렇게 내게 닥쳐온 시간들이 너무 힘들었다.
혼자 있어도 별로 신경쓰지 않아서 편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내게 교회분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게 간섭이라 느껴졌다. 아마도 그때 교회를 자주 안 나갔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다. 교회를 떠날까 말까 고민하느라 예배를 빠지기도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왜 응답을 안 해주시느고 계속해서 투덜거렸다. 다른 교회를 가보기도 하고 다시 그 교회를 가보기도 하였다. 내 마음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전도사님을 보면, 자꾸 나를 차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별의 상처가 내게 건드려져 견디기 힘들었다. 또 어떤 분들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매일 받아먹기만 하는 것이, 그래서 내가 별로 교회에 도움되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못마땅하게 여겨진 것 같았다.
나는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받아먹기만 할 것인가 하는 것도 힘들었고, 또한 모임이나 큐티 같튼 것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신앙생활을 더 깊이 하지 못하는 것이 힘들었다.
어느 날, 하나님께서 응답을 주셨다. 걱정하지 말고 그 교회를 떠나라. 내가 너에게 할 일을 주겠다, 라고 하셨다. 그 일은 그 교회를 떠나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떠나라.
하나님께서 응답을 주셨기 때문에 나는 그 교회를 떠났다. 그 교회를 떠나야만 했던 이유, 하나님이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떠나지 말라고 하셨다면, 나는 그 교회에서 평생을 섬겼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여기로 보내셨다. 그게 나의 이유다. 이제 지금 섬기는 교회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리로 보내셨다. 나의 신앙을 자라게 해준 교회, 나의 신앙이 되었던 교회. 그 교회를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