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 (칼에) 꿰찔린 영혼
1984년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
1. 내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서 봉헌하고 있었을 때, 성령께서 단순한 두 노인에게 성부의 신비스러운 계획을 드러내주심을 보고 내 마음은 엄마로서의 행복으로 충일하였다. (그러나) 내 영혼은 나에 대한 예언(의 칼)에 의해 꿰찔리고 있었다.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어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릴 것입니다."(*루카 2,34-35 참조).
2. 이제 너희는 나의 신적 보편적 모성의 심오한 신비가 어떻게 드러났는지 살펴보아라.
3. 그것은 사랑의 신비다.
4. 나의 ‘어머니 마음’이 사랑을 향해 (더할 나위 없이) 완전히 열렸기에, 다른 어느 피조물도 나만큼 심오한 사랑의 능력을 지닐 수 없는 것이다.
5. 모성애의 크기를 자녀들의 수로 잴 수 있다면, 생각해 보려무나, 예수께서 만민을 자녀로 맡기신 너희 천상 엄마의 사랑은 그 크기가 대체 어떠하겠는지를!
6. ‘엄마’로서의 내 사랑은 과연 크나크다! 모든 사람을 한 사람 한 사람 각각으로 다 싸안아 주고, 각자의 길을 함께 걷고, 너희의 어려움들에 동참하고, 너희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너희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도와주고, 위험에 처해 있으면 구해 주고,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함께 깨어 있는 사랑, 그 누구도 저버리거나 잊어버리는 일이 절대로 없는 사랑이니 말이다.
7. (그러니) 내 모성애의 비밀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너라. 언제나 위로를 받을 것이다.
8. 그것은 또한 고통의 신비다.
9. 시메온 노인의 예언을 들은 것은, ‘사제’가 내 ‘아기’ 예수님을 내 팔에 도로 안겨 주어, 갓 피어난 생생한 꽃송이처럼 예쁜, 태어나신 지 사십 일이 된 ‘아기’를 보고 있을 때였다. 그 예언 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로서는 이미 ‘십자가’에 달리신 (분의) 모습을 영안(靈眼)으로 볼 수 있었으니, 참으로 칼이 내 영혼을 꿰찌르는 것이었다.
10. 나는 (그렇게) 영혼이 꿰찔린 ‘어머니’다! 오, 아들들아, 내 성자 예수님의 상처들처럼 너희의 모든 상처도 이미 다 내 것이기 때문이다.
11. 너희는 갈수록 커지는 고통의 때를 살고 있다. 내 사랑하는 아들들인 너희에게 있어서 특히 그러하다. 너희의 이 시대는 갖가지 상처들로 얼룩진 시대이니, 하느님께 대한 완악하고 일반적인 배척, 너희의 본분에 대한 심한 태만, ‘하느님의 법’이 명하는 계명을 무시하면서 습관적으로 더 이상 지키지 않는 (풍조가) 만연한 데서 비롯된 상처들이다.
12. ‘교회’에는 갈수록 혼란이 커지고 있다. 내 호소를 받아들여 ‘아기’ 예수님처럼 겸손하고 온순하게 자신을 맡기고 나의 양육과 인도를 받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인간의) 지성에, 영혼과 마음에 짙은 어둠이 내려쌓인다.
13. 나는 영혼이 (칼에) 꿰찔린 너희 어머니이다. 너희의 상처를 아물게 해 주려고 곁에 있는 어머니이다.
14. 실망하지 마라. 기도하여라. 참회하여라. 작고 온유한 사람이 되어라. 내가 길러 줄 수 있게 너희 자신을 내게 맡기고, 내 성심에 안겨 폭풍 속의 격랑(激浪)을 헤쳐 나가거라. 용기를 내어라!
15. 나의 꿰찔린 영혼은 오늘, 무엇보다도 이 영혼의 충만한 빛과 은총을 너희에게 부어 주고자 한다.
16. 나는 너희를 내 성심에 안고 있다. 날마다 ‘주님의 성전’으로 안고 가서 그분의 마음에 들게 내가 손수 마련한 희생 제물인 너희를, 내 손으로 제단에 올려놓는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