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430//고난받는 여호와의 종 메시아가 겪을 간고와 질고와 멸시는 어떠한가?
그는 멸시를 받아서 사람에게 싫어 버린바 되었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에게 얼굴을 가리우고 보지 않음을 받는 자 같아서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 다(사 53:3)
이사야 53장, 정확히 표현하여 이사야서에 기록된 네 번째 여호와의 종의 노래(사 52:13~53:12)는 이사야서의 에베레스트이다. 42장 1절의 '보라'(헨)로 시작하여 52장 13절의 '보라'(힌네)로 마치며 하나의 패키지를 구성하며 네 개의 문단(42:1~9; 49:1~13; 50:4~11; 52:13~53:12)으로 이어지던 '종의 노래'의 마지막 본문이다. 흔히 '고난받는 종의 시'라고도 불리는 이 본문을 빼고 이사야서를 '구약의 복음서'라고 부르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이 노래는 구속의 원리가 응축된 그 신학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문학적으로도 탁월하다. 짧은 본문의 매 절은 심오한
의미로 압축되어 있다. 마르틴 루터는 이 본문을 가리켜 “이사야 53장은 너무나 보배로워 양피지보다는 정금 위에 다이아몬드로 글씨를 새겼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본문을 고난으로 점철된 예수의 삶과 십자가에 대한 묘사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기독교인은 누구라도 이 본문을 애통하며 애송한다.
이 본문은 '여호와의 종의 노래'이다. 이 종은 메시아를 가리킨다. 물론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유대인들은 달리 해석한다. 그들은 '종'을 역사적으로 여러 번의 대학살의 고난을 겪은 자기 민족으로 본다. 그런 홀로코스트 사건을 인류를 위한 자신들의 희생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사야서 전체로 보면 여호와의 종은 메시아임이 분명하다. 이사야서는 초반부터 메시아에 대한 주제를 차분하고 치밀하게 전개한다. 메시아의 수태와 탄생(7:14)으로 시작하여 다윗 계보의 왕으로 오실 그의 신원(9:6~7), 이스라엘을 회복하심(11:1~16), 불의와 고통으로부터 그의 백성을 해방하심(42:1~7) 그리고 높임을 받으시기 전에 겪어야 할 그의 비극(49:1~12; 50:6~10) 등을 그의 전 생애를 따라 추적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여기 고난받는 종의 시에 이르러 그 비극의 '깊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 시는 주제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은 교차대구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A) 종이 높임 받음(52:13~15). (B) 종이 겪는 수욕(53:1~3). (C) 종이 이루는 속죄(4~6절). (B) 종이 겪는 수욕(7~9절). (A) 종이 높임 받음(10~12절). 내용의 진행을 선명하게 파악하기 위해 본문을 누가話누구에게 말하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할 필요도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A)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52:13~15). (B) 이스라엘이 이방인에게(53:1~11a). (A)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53:11b~12). 이제 이런 구조를 따라 본문을 파악해 보자.
52장 13절에서 여호와는 이스라엘을 향해 그 종의 승귀(昇貴)에 대해 선포한다. 그의 좋은 형통하고(샤칼), 받들고(룸), 높이 들리고(나사), 지극히 존귀하다(가바). 한 개인에게 이렇게 '높다'에 해당하는 동사가 세 개씩이나 사용된 적이 없다. 만일 누군가 자신에게 스스로 이 동사를 적용하면 그건 곧 참람이다. 그러므로 이런 용례는 이 종의 신적 지위를 나타낸다. 바로 다음 절인 14절에서 그 종의 고난받은 모습이 소개된다. 상한 그의 모양과 모습으로 사람들은 놀란다. 개역개정은 히브리어에는 없는 '전에는'을 넣어 종이 상한 때가 높이 들리기 이전임을 밝혔다. 15절에서 좋은 이방의 왕들이 할 말을 잃을 만큼 그들을 놀라게 한다. 이는 그들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소식을 처음으로 접하기 때문이다. 예수는 가시관을 쓰고, 채찍에 맞고, 십자가에 달림으로 깊이 상하셨다. 그러나 십자가의 소식은 이방의 입을 봉하였다. 그리고 그는 부활과 승천으로 마침내 높이 들려 지극히 존귀하게 되셨다.
53장 1~3절은 종이 겪는 수난을 소개한다. 먼저 1절은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냐 여호와의 팔이 누구에게 나타났느냐"는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은 호소를 포함하고 있다. 전해진 기별을 통해 여호와의 능력 있는 구원의 팔이 나타났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요한은 이 구절을 예수의 치유 사역에 적용하며 "이렇게 많은 표적을 그들 앞에서 행하셨으나 그를 믿지 아니하니 이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요 12:37~38)고 하면서 이 구절을 인용하였다. 십자가의 기별이 이방인들에게는 전대미문의 놀라운 사건으로 전해지지만 유대인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제기된 질문이다.
2절은 일종의 식물 이미지로 그의 평범한 출생과 성장을 묘사한다. 그는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같이 출생하고 "연한 순 같이" 자라난다. 그는 “모양(토아르)도…풍채(하다르)도…아름다운 것(마레)”도 없다. 그런 “그의 모양(마레)이 타인(이쉬)보다 상하였고 그의 모습(토아르)이 사람들(아담)보다 상하였"(52:14)다. 이는 그의 외모가 남이 알아보지 못할만큼 망가진다는 사실을 묘사한다. 그 이유는 그가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3절)며 수난을 겪기 때문이다.
53장 4~6절은 종이 이루는 속죄를 묘사한다. 우선 그가 겪는 질고와 슬픔은 그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4절)고 생각한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는 그의 고난의 이유가 '우리'임을 밝혀 주고,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5절)는 그의 고난으로 받는 혜택의 대상이 '우리'임을 밝힌다. 결국 그의 고난은 그가 "우리 모두의 죄악”(6절)을 담당하였기 때문이다. 이 모든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면류관이 있기 전에 십자가가 와야 한다."(시대의 소망, 422)이다.
53장 7~9절은 1~3절에 이어 다시 종이 겪는 수욕 (7~9절)을 묘사한다.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7절)하였다고 묘사한다. 양의 이미지로 그의 수난을 묘사하는 것이다. 본문은 그가 “곤욕과 심문을 당하고 끌려갔으나 그 세대 중에 누가 생각하기를 그가 살아 있는 자들의 땅에서 끊어짐은 마땅히 형벌 받을 내 백성의 허물 때문이라 하였으리요"(8절)라고 한다. '곤욕'(오체르)의 문자적 의미는 '강압'이나 '구금'이다. 현대적 의미로 보면 '체포'이다. '종'은 법적 절차를 따라 사형 언도를 받는다. 그러나 이어지는 구절은 그를 변호한다. “그는 강포를 행하지 아니하였고 그의 입에 거짓이 없었"(9절)다. 그러함에도 그는 죄인의 죽음을 당한다. 그리하여 “그의 무덤이 악인들과 함께 있"(9절)게 되었다.
53장 10~12절은 52장 13~15절에 대응하며 다시 종의 승귀를 묘사한다. 그의 희생은 결국 “그의 영혼을 속건 제물"(10절)로 드린 것이다.
'속건 제물(아)'은 사람이 범하는 고의적인 죄를 속하는 제물이다(레 5:14~6:7; 7:1~7). 제사를 드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반드시 배상해야 하는 것을 살려 '배제'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사야는 이러한 허물들을 열거하였다(사 1~3장; 10:1~2; 58장). 이사야는 이스라엘을 향해 노역의 때가 끝났고 죄악이 사함을 받았으며 모든 죄로 말미암아 여호와의 손에서 벌을 배나 받았다고 하였다(40:2). 그렇게 그가 자기 영혼을 속건 제물로 드렸기에 이제 “그가 씨를 보게 되며 그의 날은 길 것이요 또 그의 손으로 여호와께서 기뻐하시는 뜻을 성취" (10절)한다. 더 나아가 “그가 자기 영혼의 수고한 것을 보고 만족하게 여길 것"(11절)이다. 이어서 여호화는 "나의 의로운 종이 자기 지식으로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며 또 그들의 죄악을 친히 담당하"(11절)였다고 인정한다. 또한 "내가 그에게 존귀한 자와 함께 몫을 받게 하며 강한 자와 함께 탈취한 것을 나누게 하리”(12절)라고 약속한다.
수 세기를 통해 내려온 구주의 속죄의 광경을 바라보면서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의 어린양이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 범죄자 중 하나로 헤아림을 입었음이라 그러나 실상은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지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사 53:7, 10, 12)고 증언하였다(사도행적, 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