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건강 문제로 취소했던 제주 삼남매 여행을 다시 한 번 계획해 도전한다.
여전히 불안스럽긴 하지만 휠체어를 가지고 가기로 하고 예약해 둔 제주항공에 수화물을 부치러 갔다.
"비행기까지 휠체어를 타고 가실 건가요?"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야 그리 해야죠"
"좌석이 뒷줄이네요. 빈 좌석이 있으니 앞 줄로 교체해 드릴게요"
승무원의 상냥한 웃음과 진심어린 친절이 너무도 고마워 칭찬을 남발했다.
비행기 탑승하는 곳부터 제주공항 도착지까지 승무원의 에스코트가 이어진다.
우와~, 고마운 제주항공, 우리나라 좋은 나라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나온다.
첫날,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위한 짜맞춤 여행이 시작된다.
지인에게 소개받은 스카이워터쇼.
생각보다 무대는 평범하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절대 찍지말라는 경고 문구와 아나운서의 멘트가 이어진다.
쇼에 몰입하지 뭐~
잔잔한 음악에 커플의 왈츠가 오프닝으로 열리고 난 후 본격적인 쇼가 펼쳐진다.
두 젊은이가 나와 긴 장대를 들고 줄타기를 한다.
한 젊은이는 의자를 들고 줄 한 가운데로 가더니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앉기와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또 다른 젊은이는 줄 위로 재빠르게 자전거를 탄다.
이어지는 접시 돌리기
젊은 여인들이 주르륵 나와 다양한 몸동작을 하며 접시를 돌린다
마치 절지동물처럼 수많은 관절을 지니고 있는 양 자유자재로 몸을 구부리고 돌리고 늘려댄다.
접시를 돌리고 있는 여자 머리 위로 또다른 여인이 머리를 맞대고 물구나무를 서더니 여전히 접시를 돌린다.
관중들의 탄성과 박수소리가 넘쳐난다.
스카이쇼라는 말답게 이번에는 공중곡예가 이어진다.
천정에 달려있는 와이어에 매달려 갖가지 쇼를 펼치고, 길게 늘어뜨려진 붉은 천을 발에 걸고 뱅글뱅글 도는데 마치 인간팽이가 된 것 같다.
무척이나 어지러울텐데 끄덕없다.
왜 워터쇼란 말이 붙었을까 궁금했는데 마룻바닥에서 물줄기가 솟아 오른다.
솟아 오르는 물줄기를 헤치고 굴렁쇠를 겹쳐 놓은 것 같은 고리에 매달려 하늘을 날고, 땅바닥에서 마루체조라도 하는 것 마냥 재주를 선보인다.
이번에는 마룻바닥이 좌우로 갈라지더니 사각형 풀이 나타난다.
여러 명의 다이버들이 나오더니 약 7미터 남짓 될 것 같은 높이에서 공중돌기를 하며 뛰어 내린다.
풀이 생각보다 무척 깊은가 보다.
프로 다이버 출신들일까.
코믹스런 동작으로 웃음을 이끌어 내고, 커다란 환호성과 박수 갈채를 보낼 수 밖에 없도록 멋진 묘기를 선보인다.
나도 덩달아 소리도 지르고 박수를 치면서 엄지척을 해주었다.
엄마한테 스카이워터쇼에 대한 소감을 물으니 그동안 했을 고생을 생각하니 불쌍하고 짠하다신다.
작은오라버니는 스스로를 향한 프라이드가 아주 강할 거란다.
아마도 그럴거다.
수없이 많은 땀방울로 이뤄냈을 그들의 결과물이 과정은 험난했으나 관중들의 환호와 탄성을 만날 때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으로 어깨를 쭉 펴게 만들었으리라.
그들이 경제적인 부분까지 만족스러웠음 좋겠다.
타국에서의 고생스러움이 그나마 보상받을 수 있게.
평범한 공간에서 화려하게 펼쳐낸 멋진 공연이었다.
PS. 공연하는 사진은 스카이워터쇼 포토에서 가지고 옴
첫댓글 어머니 모시고 제주 나들이 잘하셨네요.
아직은 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불편한 어머니 모시고 다니느라 수고 많으시네요.
효자효녀세요.
2박3일 그다지 길지 않은 일정인데도 무척 힘들어 하시네요.
아무래도 앞으로는 무리일 것 같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