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팰팍은 미국에서 한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입니다. 한인 인구 구성이 60%입니다. 사람들은 여기가 한국인데 왜 한국 가? 그렇게 물을 정도이지만, 내 대답은 살수록 미국은 내가 살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고 지금은 한미를 오가며 살지만 한 곳만 선택하라면 단연 한국이고, 이 결정에는 망설임이 없다라고 대답하고, 60이 넘은 자들은 모두 한국으로 가라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허지만 내 말 듣고 한국 간 사람이 한 명 없슴에, 모세가 하나님에게 “저는 말을 잘 못해서요, 대중을 이끌지 못함요”라는 것이 기억남.
칼 막스는 50세가 되면서 혁명은 포기하고 학구적으로 전환, 영국 도서실에서 하루 종일 연구, 집에 가는 길에 맥주 한잔 먹는 재미, 그리고 러시아어 독학해서 익히고, 막판 사랑하는 아내가 암에 걸려 죽어갈 때 병간호하면서 수학 문제 푸는 취미를 갖는다. 현재 경제학자는 아무도 칼 막스를 인정하지 않는다. 뛰어난 역사학자로 보는 경향이 강함. 또 그런 비슷한 평가를 받는 사람이 정신분석학자이지만 현대 정신분석학계에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자로 보기보다 독창적 문화비평가로 봄. 나도 그에 찬성.
그의 유명한 책 <모세와 유일신>에서 그의 설은, 모세는 이집트 사람이다. 노예를 이끌고 아버지에 대드는 반란한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갖다가 붙인다. 갖다 붙여서 얼기설기 엮어내는데 도사. 누가 이런 독창적 해석을 할 수 있는가? 인류에게 무의식이라는 부분을 발견, 선물했다. 그가 나오고 나서 모든 것은 너무나 달라진다.
모세는 이집트 공주가 붙인 이름이다. 물에서 건진 아그라는 뜻으로 모세인데, 모세는 이집트 말로 아그. 자주 쓰인 고대 이집트 이름. 유명 이집트 왕 람세스에서 모세라는 단어가 숨어있다.
아버지의 요도협착에서 처음 만난 전립선의 존재. 그리고 책방을 들러서 읽게되는 전립선 암 투쟁기 <Man to Man>은 두번째 만나는 전립선 존재의 경험. 지금부터 그 책의 요약 시작입니다. 내가 사족을 많이 달아갈 것이기에 길어질 것으로 예상.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긴 전립선 시리즈가 될 것으로 예상했슴. 책의 주제는 전립선암, 나의 글 주제는 전립선 비대 수술입니다. 이 책 요약이 끝나면 전립선 비대 수술의 경험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게 본론이죠. 꽃 한송이 피우기 위해서 새들은 겨울에 새벽부터 울어대기 시작했죠.
Man to Man…Michael Korda,
헝가리계 영화인 집안의 유태인. 역시 유태인은 책의 민족. 많은 저술가가 유태인. 이 양반의 책을 좋아해서 집에 무려 5권을 가지고 있슴. 한국으로 가는 보따리에도 2권을 담았슴. 빨랑 한국가서 마구 마구 읽어야지. 초저속 속도로. “저자가 쓴 속도로 읽어나가라. 그래서 저자의 마음을 관통하라.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딴 책을 읽은 거다.”
-지식은 생존이다.
-전립선 암, 남자로 태어난 죄, 지옥의 악몽
-미국에서 매년 200,000명이 전립선 암 진단, 50,000명이 그로 인해 사망
-여성의 유방암과 걸리는 비율이 비슷. 다른 점은 유방암은 여성들이 단결해서 운동하는 바람에 잘 알려져있고 연구도 활발, 그러나 남자들은 자기 병을 쉬쉬, 전립선의 위치만큼이나 비밀스러운 영역으로 소외되어있다.
(전립선암과 유방암의 비율이 비슷한데서 우연이다, 아니다 신적인 간섭이다. 태양은 달보다 지구에서 400배 멀리 떨어져있고, 크기가 400배 크다. 그래서 지구에서 보는 겉보기 크기가 같다. 완전 일식이 일어나는 이유다. 우연이냐, 신의 간섭이냐 왈가왈부)
-1992년 내과의사가 내 PSA 수치가 15에서 22로 올랐다고 연락옴. PSA, 혈액속에서 나타나는 전립선 특이 항원 수치. 암에 걸리면 수치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슴. 전립선은 세포샘플을 얻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서 암 진단에 이것이 중요하게 쓰인다. 물론, 확진은 직장을 뚫고 들어가서 전립선 세포를 여기저기 뜯어야하고 머리 아픈 일이 된다. 내가 전립선 전문의 같네. 이 지식은 모두 이 책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 소식을 알려준 젊은 여자는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 쾌활하고, 톡톡튀는 전형적 미국 젊은 여자, 자유분방한 오만함, 에너지 넘치는 섹시함, 그런 목소리였다. 치어리더, 미인대회 참여하고 돌아온 미중서부에 거주하는 여자 같은 분위기.
(이 문장을 한국말로 번역을 하면 이 정도이지만, 실제 영문에서는 정말로 이 여자의 분위기가 단어와 문장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실감으로 묘사를 했고, 이 점에서 영어의 우수함, 영어가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인가를 잘 나타냅니다. 한글과 비교해서 기죽을 필요가 없는 것이, 영어는 이미 전 인류의 언어로서 인류가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영어는 모든 이의 언어입니다. 넘의 것이 아네요. 아녀 한글이 최고여 라고 우기면 대원군과 동문수학...무지는 확신이라는 특징으로 표출된다. 세상은 오리무중이다. 무지한 자는 확신에 차있고, 똑똑한 자는 자기 검증에 바쁘다. 대부분의 확신은 오류동이다.)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CAT, MRI, bone scan, X-ray 스케줄 빨랑 잡으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이런 소식을 환자에게 전달할까? 그러면서도 어떻게 저런 쾌활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평소라면 필요하리라고 상상도 못할 여러 곳의 전화번호를 받아적으면서 내 인생은 이 순간부터 지난 순간과 전혀 다를 것이라는 자각을 했다.
“죽음은 주변에서 늘 일어나는 태어나는 것만큼 일상적이다. 누구나 격는 죽음, 그러나 나의 죽음만큼은 누가 대신할 수 없고 내 혼자서 묵묵히 고독하게 수행해야하는 것. 아내의 몇 년째 암투병을 간호하며 빨리 죽기를 바랬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생각을 제어할 수 없었다. 김훈, <화장>”
이 전립선 책은 살벌한 내용이 아름답게 쓰여졌습니다. 그래서 두 번이나 읽었고, 이렇게 소개하는 기회를 가짐을 기뻐합니다. 살아서 훌륭한 책을 읽는 순간들…명귀절을 만나서 아까워 읽지 못하고 책장을 덮고는 책상 주변을 서성이면서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그 명저의 순간들…그것들도 우주적 명상의 순간이리라.
“투명한 문체는 고된 노력의 결과. 유연하게 물흐르듯한 문장은 이마의 땀을 흘린 후에야 얻어지는 것.
쉽게 읽히는 글은 쉽게 쓰여지지 않았다.”
첫댓글 현란한 글솜씨입니다. 글자가 그냥 날아다닙니다. 막스는 별로 안좋아 하는데 이유는 단순해요. 제가정도 제대로 못지키고 친구 도움으로 간신히 살았다는 점, 아이까지 친구가 키워주었다는 점입니다. 경제를 논하려면 케인즈처럼 제대로 돈벌이할 줄 알아야죠. 말만 많은 사람 별로입니다.
앵겔스 말씀이네요. 막스의 자식들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가난이 대물림 되었슴으로. 케인즈, 취미가 뉴튼의 유품 수집이었습니다.
'명귀절을 만나서 아까워 읽지 못하고 책장을 덮고는 책상 주변을 서성이면서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이런 순간이 진정 깨우침과 감동의 한 순간이죠. 쓴 속도로 읽어라 이 구절도 참 기억에 담아 봅니다. 우리 카페를 만들고 스피노자님의 글을 읽을 수 있어 좋기만 합니다. 막걸리 한 사발 따릅니다. 추천도 꾸욱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요새는 글이 길어지면, 집중이 안되는 증상이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스피노자님의 글은 이리튀든 저리튀든 같이 튀면서 읽고 있습니다. 영어에 대한 말씀 공감합니다, 비록 한 상황에 대해 어쩌면 저렇게 다양한 표현들을 하는지, 미치고 팔짝뛰기도 하지만요 ^^
그 다음 글은 조금 짧게 썼습니다.
제가 글 쓰는 스타일이 일단 글을 올리고 나서 다시 읽으면서 계속 추가를 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도 훨씬 길어지곤 합니다.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도록 쓰고 싶습니다.
팰팍에 한국인이 60%란 게 새삼 놀랍고...쉽게 읽히는 글은 쉽게 쓰여지지 않았다
읽는 책이 너무 좋으면 읽는 것 조차도 아까워서 품에 꼭 안고잤던 기억도 있네요
우리네 젊은 시절은 책이 가장 귀한 새로운 세상으로 향한 창이었죠.
많은 이들은 그런 취미를 떠났지만, 저는 아직도 책 언저리에 서성입니다.
책과 동행하는 인생, 행복한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가입한 지 얼마 안되어서 아직 낯설지만 스피노자님 글이 주는 감동과 무게에 존경을 표합니다.
'화장'은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Englewood Cliffs 에 살고 사무실이 펠팍에 있습니다.(가까이 계셔서 더 좋네요.ㅎㅎ)
그렇군요. 가까이 사시네요.
언젠가 뵐날이 있겠네요.
미 동부 역이민 모임이 종종 있습니다.
만약 팰팍에서 하게되면 연락 드릴께요.
어떤 분들은 오프모임을 싫어하시는 경우도 있으니 참석은 당연 자유.
하늬를 찾으니까 하늘이라고 했네요.
화장은 아주 짧은 단편소설이니까요, 유투브에서 영화를 보세요.
영화가 더 감동적입니다. 안성기가 주연
@Spinoza44 네. 모임하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화장 영화부터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