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여성농업인센터(센터장 김영숙)는 매주 수요일 신선한 채소, 유정란, 두부, 밑반찬 등을 바리바리 싸온 여성농업인들이 속속들이 모인다. 이렇게 한 곳에 모인 채소들을 여성농업인들이 정성스럽게 포장해 상자에 차곡차곡 담는다. 도시로 나간 자식들에게 보내주려는 것일까. 직접 재배한 귀한 농산물을 선물할 중요한 손님이라도 온 것일까. 이 해답을 찾기 위해 농촌의 풍요로움과 여성농업인의 푸근한 정이 가득 담긴 고창여성농업인센터의 ‘행복 꾸러미’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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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수요일 소비자 회원에게 전달 할 텃밭꾸러미를 쌓고 있다. | ■ 꾸러미로 하나 된 도농
고창여성농업인센터의 행복 꾸러미는 다름 아닌 ‘텃밭꾸러미’이다. 고창텃밭꾸러미는 여성농업인들이 안전하게 생산한 농산물과 각종 가공품을 꾸러미로 묶어 소비자에게 보내고, 소비자는 그 농산물을 이용해 식재료로 사용하는 도농 농산물 직거래 사업이다. 2010년에 시작해 3년차에 접어든 텃밭꾸러미는 경희총민주동문회의 제안이 발판이 됐다. 동문회를 중심으로 30여명의 소비자회원이 모집돼 2010년 6월 첫 텃밭꾸러미가 배송됐다. 이후 연평균 1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고창여성농업인센터는 텃밭꾸러미사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고창군 농산물이 안전하고 우수한 먹거리라는 인식을 확대시켜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지게 하는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텃밭에서 농사지어 개별판매가 어려운 농가들은 꾸러미 사업을 통해 판로를 확보하는 계기도 됐다.
소비자들은 무엇으로 어떻게 요리를 해 먹을까하는 고민을 덜어주고, 장보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믿을 수 있는 생산자에게 주기적으로 우리 농산물을 공급받음으로써 가족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다. 또 도시에서는 접할 수 없는 사라져가는 다양한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농산물을 매개로 제2의 고향 같은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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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퀼트 등 다양한 취미, 교양 교육이 다채롭게 이뤄진다. | ■ 시골 어머니의 선물보따리
매주 수요일 고창여성농업인센터는 꾸러미를 포장하는 여성농업인들의 분주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 참여하고 생산자 회원은 12명. 이 생산자 회원은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신선한 농산물을 전달하기 위해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보내고 있다.
꾸러미 품목은 상추, 배추, 쌈채소, 감자, 고구마,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와 배, 단감, 포도, 복분자, 오디 등 제철농산물과 두부, 김치류, 식혜, 복분자즙 등 가공품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머니의 정성은 덤이다. 또 텃밭꾸러미를 보낼 때 편지를 함께 첨부해 계절마다 변하는 농촌의 아름다운 모습과 농사 현장, 재배 모습 등 생산자의 마을을 담아 보낸다. 이 편지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고 소통하게 해주는 매개가 되고 있다.
더불어 텃밭꾸러미에 담겨진 농산물 외에 더 많은 농산물을 구입하기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생산자와 연결 시켜주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텃밭꾸러미 사업은 노동력과 운영비용에 비해 수익금이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적자이다. 그럼에도 고창여성농업인센터가 텃밭꾸러미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소비자와의 신뢰를 돈독히 유지하고, 농촌을 알려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여성농업인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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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 한글교실을 통해 배움의 길을 열어줬다. | ■ 여성농업인 삶의 오아시스
고창여성농업인센터는 연중으로 텃밭꾸러미 사업을 펼치고 있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여성농업인을 위한 부정기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대나 80대나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법. 여성농업인들은 그 동안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고창여성농업인센터를 통해 해소하고, 배움의 기쁨도 누리고 있다.
특히 농촌은 도시에 비해 문화적 여건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창여성농업인센터는 여성농업인들에게 ‘삶의 오아시스’로 통한다. ‘전통음식따라배우기’ ‘천연 비누·화장품 만들기’ ‘퀼트 만들기’ 등 다양한 취미·교양 교육을 통해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올해 처음 시행한 ‘밸리댄스교실’은 수업 첫날부터 많은 여성농업인들이 관심을 보이며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특히 여성농업인의 건강증진을 위해 선뜻 재능기부에 나선 이민자 밸리댄스교실 선생이 있었기에 매주 목요일 여성농업인들이 활력을 찾고 있다. 또한 배움의 시기를 놓친 어르신들을 위해 ‘어머니 한글교실’을 통해 배움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5년 째 마을을 순회하며 어르신들 머리 컷트와 염색을 해드리며 지역에 귀감이 되고 있다. 올해는 목욕봉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뷰 김영숙 고창여성농업인센터장 “여성농업인 자아실현이 최우선 과제”
고창여성농업인센터는 고창텃밭꾸러미 사업과 함께 매년 색다른 부정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정기 사업 중 여성농업인들의 호응이 좋아, 단기가 아닌 꾸준히 이어지길 원하는 사업도 있다. 그런데 한정된 교육 예산으로 부정기 사업을 진행하는데 한계점이 있어 아쉽다. 자원 봉사, 재능기부자의 도움이 절실하다.
재정, 인력이 부족한 여건이지만 고창여성농업인센터 설립의 가장 큰 이유인 ‘여성농업인 자아실현’을 위한 부정기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고창여성농업인센터는 취미교양과 함께 여성농업인의 경제적 상승, 자기 발전을 위해 ‘자격증 취득 교육’ ‘책 읽는 여성농업인’ 등을 취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