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철없이 살아오면서 잊지 못할 일이 하나있다.
내가 어릴 때 아버지께서 건너 밭 4마지기와 세논 4마지기는, 네가 장가가서 살림날 때 준다고 여러 번 이야기하셨다. 그 내용은 이웃 사람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버님은 돌아가시고 나는 형님 밑에서 자라나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에 중 학교에 다니는데 하숙을 하니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2학년 때 나보다 1년 선배와 자취하면서 학교를 졸업했다. 그때만 해도 모두 고향을 지키고 선산을 지키면서 사는 것이 인간 도리라고 하고 고향을 떠나는 사람은 동네서 바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형님의 말씀은 바로 법이라고 무조건 형님 시키는 대로 하면서 살았다. 가을이 끝나고 나서 3정보가 조금 넘는 우리 산에 산림청에 허가도 없이 나 혼자서 소나무를 베어 통나무를 만들어 두었다. 형님에게 그것을 팔아서 내 옷 안 벌하겠다고 하니 그러라고 하시고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한번은 화장실로 가는데 형님과 형수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나서 들으니, 자기가 뭐 잘났다 혼자서 옷을 해 입느냐며 그 돈이면 우리 식구가 모두 입고 남을 것이라는 곳 형수가 말한다. 나는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형님 눈치만 보고 있으니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서 한번은 형님께 물으니 그러라고 하고는 또 말이 없어서 포기하고 살았다.
그때 나는 결혼했다. 형님은 농지가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고 형님 살던 그 집에 내가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형님은 나에게 못 뒤에 2마지기와 밭 2마지기를 부처라고 하니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과는 달라서 한번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형님께 이야기했다. 너는 그것만 해도 된다고 하시면서 자리를 떠나서 나는 실 컨 울다가 집사람한테 들켜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이튿날 아버지 산소에 가서 소리 내어 울었다. 그래도 아버지는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
나는 아직 까지 그 일을 못 잊고 살고 있다. 죽으면은 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