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게의 연보 외 2편
김덕남
곡소리도 내지 않고 관 하나 메고 가요
파도가 밀려올까 바위틈에 숨는 나날
까맣게 타버린 약속
지켜지는 날까지
호열자에 두 손 든 할부지를 몰래 묻고
볼 붉은 어머니는 가시관 둘러썼죠
콩 볶는 전쟁터로 간
새신랑을 그리며
빈 솥에 끓인 물로 마른 입 적시던 날
피난 길 오발탄이 머리 위 날아들어
뱃속도 위험했어요
맨발로 탈출했어요
날 보고 있다고?
기계의 박자 따라 나날을 반복한다
하나의 부품이다, 노동자란 내 이름은
"살으리 살으리랏다" 바큇살을 감고서
알량한 감정으로 속도나 방식 따윈
묻지도 따지지도 마, 그 순간 교체될 거야
렌즈가 다 보고 있어 낙인으로 우는 봄
누구냐?
데이터의 통제 아래 난 이제 허깨비다
몸도 마음도 저당 잡힌 오늘이다
손안의 제미나이가 내 운명을 점치는
볼 수도 없는 길을 알고리즘 따라간다
만질 수는 없어도 코스피는 오르내려
개미를 쓸어 담는다, 도대체 넌 누구냐?
- 《유심 》 2026. 가을호
카페 게시글
2026년 발표작
소라게의 연보 / 날 보고 있다고? / 누구냐? / 김덕남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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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
26.09.09 07:1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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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네 속이 궁터인지
도대체 알 수 없다
말 발굽 깊게 패인 길
층층만리 옥수다
반갑습니다. 선생님,
말 발굽 깊게 패인 길, 층층만리 길 가다 보면 옥수도 만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