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구멍 절
팔공산 돌구멍 절 동지섣달 어느 날 통도사 스님과 합천 해인사 스님이 산중 손님으로 찾았다
산중 해는 넘어가고 동지섣달 긴긴밤
스님들은 적막한 산골 선방에서 곡차 한잔식 나누고
각자 절 자랑을 늘어놓기로 한다
먼저 통도사 스님이
우리 절은 법당 문이 얼마나 큰지 문지도리(장석) 쇳가루가
하루에 한 가마니식 떨어져 나온다면서 큰 법당 문 자랑을 늘어놓자
다음은 해인사 스님이
우리 절은 가마솥이 얼마나 큰가 하면
동짓날 팥죽을 쏠 때 가마솥 위로 배를 띄워야 한다면서 큰 가마솥 자랑을 하자
두스 님의 자랑을 들은 돌구멍 절 스님은
우리 절 뒷간(통시)은 그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정월 초하룻날 볼일을 보고 나면
섣달그믐이 되어서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서 아직도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세분 스님들의 웃음소리가 밤새 떠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지금 것 팔공산 돌구멍 절(중암암)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정우 팔공산 자락에서
2010. 동짓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