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들어가면 살 수 있습니다 운봉 구례 하동 대원사 달려와 지리산에 가면 살 수 있습니다 도저히 살 수 없는 사람일지라도 거기 가면 살 수 있습니다 총 쏘아 그 총소리 수십 개 메아리로 다할 수 없는 산 지리산에 가면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지리산에 들어오면 싸울 수 있습니다 시대와 맞서 고려 강토의 젊은이 철철이 모여들어 이제 바람치는데 원수를 향하여 나갈 수 있습니다 아무리 천치 백치일지라도 여기 오면 동토 싸우는 사람 아니고는 안됩니다 목숨 바쳐 온통 핏방울 튀는 사람입니다 널린 꽃과 잎이여
여기가 온통 무덤입니다 그리하여 지리산에 들어가면 몇천년 내내 세우려 했던 그 나라를 세울 수 있습니다 9만리 하늘 가득히 아침햇살 퍼지는데 저 천지개벽의 골짜기마다 능선마다 아침 안개 잠겨 그 아래로 수많은 아이들이 뛰놀고 있습니다 바로 그 나라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그 나라를 세울 수 있습니다
-감상 1학년때 고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작품을 우연히 접하고 감명을 받아 시집 <순간의 꽃>을 빌려 읽게 되었다. 고은 시인에게 지리산에 관련된 시가 있는 지 몰랐었는데 이렇게 알게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지리산은 우리에게 멀고도 가까운 산이다. 초등학교때 소풍을 가면 항상 노고단, 연곡사 등을 가곤 했고, 멀리서 손님이 와도 지리산에 갔다. 그래서 어렸을 적 나이겐 지리산은 '지겨움'으로 다가왔다. 지금도 산을 선호하진 않지만 지리산에서 피를 흘리며 싸웠던 영웅들과 역사를 가슴에 새기며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