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황금빛 내인생”이라는 KBS2TV 주말드라마를 열혈 시청하고 있다. 처음 봤을 때, 드라마 제목이 조금 촌스러웠고, 주인공의 뻔한 성공스토리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극이 중반부를 지나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묘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촌스럽던 제목은 반짝반짝하게 내 마음에 빛을 내고 있다. 이 드라마가 좋은 것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에게 촛점을 맞추고, 자신만의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티스트 웨이」를 읽으면서 책인지, 편지인지, 과제물인지 싶었다.
읽는내내 너무나 많은 감정 변화를 느끼고,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책은 처음인 듯 하다. 책 속 저자의 사진을 다시 살펴보았다. 풍성한 머리결, 선명하고 동그란 눈, 웃고 있는 입, 정리된 긴 손톱, 돋보이는 팔찌. 사진 속 자세부터 참 매력적이다. 지금은 70세 노인이 되셨고 나의 아빠와 같은 연배신데, 무척 달라보이는 인생같았다.
저자는 자신을 사랑하는 삶을 이루고 있고, 아빠는 자신을 외롭게 두는 삶을 살고 계시다. 그리고 나는 70세가 되기까지 30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나의 남아있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고민하면서, 뭐라고 답을 내리진 못했지만 확실한건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견디기 힘들겠다는 것이었다.‘아내’라는,‘엄마’라는 정체성에 묻히고 묻혀버려 거의 보이지도 않고 있는 내 이름 석 자가 나는 그립고 그리웠다. 나는 누구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는지 아직까지도 고민하는 내가 나는 참 못마땅했다.
「아티스트 웨이」를 다 읽은 지금, 나는 이제 이 고민을 뻥 차버릴 수 있게 됐다. 안녕~ 잘가~
“나는 창조되고자 하는 어떤 것을 창조해주어야 한다.”(p303) 다시 찾은 내 이름이다.
책을 읽으면서 힘든 시간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적힌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죽고 싶은 마음이 찾아왔던 순간, 두려움에 피했던 순간, 내가 나를 믿지 못했던 순간, 다른 사람들 눈치 속에 살았던 순간... 저자는 어떻게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저자는 그리고 또 이 마음이 괜찮다고 한다. 그런 마음이 드는게 사람이란다. 그러면서 마음을 만지는 법, 다스리는 법, 깨뜨리고 나오는 법까지 살뜰하게 챙겨준다.
난 이 분이 너무 고맙고 반갑다. 나를 이렇게 잘 아는 사람,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 창조적인 일을 해야된다고 말해주는 사람, 실패해도 된다고 두려움을 이겨낼수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 돌이켜보니 처음이다. 만나지 않았지만, 만나고 안기고 있는 이 마음을 어찌 표현할까.
책 속에 있으면서 나는 나를 아는, 나와 화해하는,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는 시간을 보냈다. 나는 나를 아껴주지 못했다.‘이런 나이면 괜찮게 보일까, 저런 나이면 인정받을 수 있을까’움츠리며 늘 남이 나를 평가하도록 나를 내어주었다. 남들이 뭐라든, 환경이 어떻든, 돈이 있든 없든, 내가 하고싶은 것을 그대로 시도해본 적이 없다. 저자가 말하는‘창조적 유턴’을 늘 해온 셈이다.
이제 나의 시간은 아티스트로 살아가려 한다. 막연했던 꿈 위에 정확한 명사를 쓸 수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저자는 최고의 창조성회복은 평등한 동료들끼리 운영하는 집단적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글쓰기학교’를 옆에 적어두었다. 기막힌 우연이고 엄청난 복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동시성’이겠다. 나를 지지해주고 일으켜주고 박수쳐주는 멋진 친구들이 생겨서 힘이 난다.
“제발 마음 가는 대로 하기 바란다.”“창조주는 우리를 창조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창조성은 신이 우리에게 내려준 선물이다. 따라서 창조성을 잘 키우는 것은 곧 신에게 바치는 우리의 선물이다.”(p 307) 저자의 간절한 마음을 담고 담는다. 내 인생에도 황금빛이 드리운다. 님들인생에도 황금빛이 드리운다.
첫댓글 글을 읽자마자 '캬햐... 아멘....' 소리가 또 절로 나네요^^ 구절 구절 모든 구절이 다가와서 공감과 울림의 탄성을 냅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글쓰기도 너무 좋아요^^!
제 삶에도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난 이 '글쓰기학교' 라는 이 기막힌 동시성의 발현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아티스트 정은님, 홧팅 또 홧팅입니다!!^^*
혜진님~ 고맙습니다
굉장히 빡빡한 일상인 거 같던데 저보다 더 여유를 가지고 계신거 같아요^^
글쓰기학교는 정말 미스테리하네요 ㅋ
함께하는 것이 참 든든하고 즐겁습니다!
27기 홧팅!
저로써도 정말 멋진 분들 만나서 요즘 너무나 행복합니다! 동시성이라는 것이 이거구나 깨닫게 되고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