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모자-파모자 스토리 40번째
'우모자’(Umoja)는 ‘연합’(Unity), ‘파모자’(Pamoja)는 ‘함께’(Together)라는 뜻의 스와힐리어입니다. ‘연합’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할 때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믿는 자들이 주 안에서 하나되기를 기도하고 계십니다.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창세기12:3)
고통의 이유
만일 이 땅에 기근이나 전염병이 있거나
곡식이 시들거나 깜부기가 나거나 메뚜기나 황충이 나거나
적국이 와서 성읍들을 에워싸거나 무슨 재앙이나 무슨 질병이 있거나를 막론하고
한 사람이나 혹 주의 온 백성 이스라엘이 다 각각 자기의 마음에 재앙과 고통을 깨닫고
이 성전을 향하여 손을 펴고 무슨 기도나 무슨 간구를 하거든
주는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며 사유하시되 각 사람의 마음을 아시오니
그의 모든 행위대로 갚으시옵소서 주만 홀로 사람의 마음을 아심이니이다
그리하시면 그들이 주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주신 땅에서 사는 동안에
항상 주를 경외하며 주의 길로 걸어가리이다
(역대하 6:28-31)
2020년 9월 6일,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탄자니아 농인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하였다. 마스크를 써야 할지 벗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예배당에 들어섰다. 그러나 농인들을 만나는 순간, 그 고민은 사라졌다. 그들이 얼마나 우리를 환영하였는지. 와서 악수는 기본이었고 끌어안고 볼에 뽀뽀를 하며 인사를 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 우리도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기뻤고 흥분되었다.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게 되었다. 예배 후에 한 교인이 우리를 붙잡고 이야기했다. 교회가 2주간 금식하며 기도했는데 우리를 볼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하였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가 뭐라고.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우리를 위해 이렇게 기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니.’
바이러스를 핑계삼아 돌아오기를 두려워했던 내가 부끄럽게 여겨졌다. 그리고 이들을 다시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축복하다
농인들과의 재회 후에 이들은 우리를 이곳 저곳으로 데리고 다녔다. 함께 새벽버스를 타고 5시간 떨어진 모로고로 시에 가서 농인부부의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피로연에 참석해서 축복기도를 해주고 늦은 밤까지 축하해 주었다. 모두가 춤을 추면서 기뻐하며 땀을 닦으며 인사를 하였다. ‘코로나 시대에 이래도 될까?’ 잠시 걱정이 되었지만, 기쁨에 두눈을 훔치는 신랑의 어머니를 보자 마음이 뿌듯해졌다.
결혼식 후 주일예배 설교
2020년 9월 23일, 해마다 있는 세계농인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또 새벽버스에 몸을 실었다. 중간에 화장실 가라고 5분, 점심 먹으라고 10분, 딱 2번만 쉬고 내리 달렸다. 예전에는 점심시간이 10분인줄 모르고 있다가 중간에 버스를 놓칠뻔 한 적도 있었다. 해뜨기 전에 출발해서 15시간을 달려 결국 해가 지고 나서야 타보라 시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전국에서 온 농인들을 만나 인사하게 되었다. 그중에는 작년에 우리를 보았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농인목사님의 안내를 받아 농인초등학교에 잠시 방문하게 되었다. 외국에서 온 천주교 선교사가 농인들을 위해 세운 학교였다. 그 선교사는 90세가 가까워서 본국으로 돌아가고 지금은 현지교회가 운영을 하고 있었다. 마침 아이들이 밥을 먹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식판을 들고 먼지를 날리며 운동장에 모여든 것이다. 상황은 이렇다. 고학년들이 먼저 밥을 퍼가고 힘없는 저학년들이 뒤에 기다리고 있다가 밥이 떨어진 것이다. 반찬은 아예 없고 솥바닥에 눌어붙은 눌은밥이라도 먹으려고 서로 다투고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광경이었다. 일행 중 한 명이 그 광경을 보고 있다가 그만 울음이 터져 버리고 말았다.
세계 농인의 날 행사장에서
타보라 농인초등학교 주일예배
다음날 아침, 우리는 그곳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아이들은 말끔하게 옷이 입혀져 함께 예배를 드렸다. 우리 교인 중에 이 학교를 졸업한 농인들이 있었다. 이들이 가진 돈을 모아서 학생들을 위해 몇 가지 선물을 사서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또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발기구를 사기 위해 모금을 하여 목사님께 전달하였다.
예배 후에는 임마누엘농인교회 교단총회를 하였다. 농인들에 의해 세워진 순수한 농인교회로는 탄자니아에서 유일하다. 전국에 총 8개의 교회가 있고 수도인 다르에스살람에 3개가 있으니 농인교회가 없는 주가 대부분이다. 이 중에서도 실제로 건축되어 등록된 교회는 현재 우리가 다니는 1개 교회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빌려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제대로 신학교육을 받은 목회자도 없다. 왜냐하면 농인들을 위한 교육환경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에서 조차 수어통역사 없이 수어를 모르는 선생님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었다.
교단이라고 하기에는 미미한 교회에 하나님께서는 왜 우리를 보내셨을까? 농인도 아닌 우리를 농인교회의 리더로, 목사로, 선교사로 왜 보내셨을까?
잔지바르 한국문화재단 벽에 훈민정음을 완성하다
잔지바르 한국의 날 행사에 김치를 맛보이다
2020년 10월 3일, 잔지바르에서 한국의 날 행사가 있는 날이다. 잔지바르에서 사역하시는 김정호선교사님이 도움을 요청하셔서 달려갔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 끝에 벽에 기와를 그려넣고 훈민정음을 쓰고 태권도 시범을 하고 김밥과 김치를 맛보이기로 하였다. 주변 사람들이 신기해 하면서도 선뜻 오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무슬림이고 우리는 선교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한국문화를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이 꽤 참석하였다. 이곳에서도 한국드라마가 인기가 있어 한국어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나는 한국에 태어난 것에 늘 감사한다. 해외에 있어보면 한국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축복기도를 받는다면 사고도 없고 아프지도 않고 실패하지 않고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랄 것이다. 역대하 6장에서 솔로몬왕은 여호와 하나님을 위하여 성전건축을 마치고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복을 기원하였다. 그의 축복 속에는 기근, 전염병, 재앙, 질병 등 고통의 때를 가정하고 있다. 없었으면 하는 그 고통이 우리 인생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고통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죄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고통의 때가 있었기에 우리는 하나님을 찾았고 회개하였고 기도하였다. 고통이 없이 평탄한 인생들을 보면 아쉬울 것이 없고 하나님을 찾을 이유도 없게 보인다.
2020년 11월 13일, 농인들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하던 중 열이 나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추이를 살펴보던 열이 걷잡을 수 없게 되어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감기, 코로나, 말라리아의 증상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탄자니아에서는 코로나검사가 불가능하기에 해열제를 먹으며 버텨보려 하였으나 열이 잘 잡히지 않았다. 왠만한 일로는 기도요청을 잘 하지 않았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어 가족과 한국에 기도요청을 하였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미지의 바이러스가 주는 두려움에 기도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고 기도는 힘이 있다는 것을 더욱 믿었다. 그리고 정말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4일째 되던 날, 열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근처 보건소에서 말라리아 검사를 하여 음성이 나왔다. 다행히 그후로 열이 완전히 떨어졌고 기침은 아직까지도 하고 있다. 옆에 있던 아내가 고생을 많이 하였다. 열이 내리도록 물수건으로 계속 몸을 닦아 주었다. 혹시라도 아내에게 전염될까 걱정이 되었지만 아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아 주었다. 내가 나아지고 아내도 잠깐 열이 올랐지만 다행히 하루 이틀 후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는 이것이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잘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전세계는 코로나로 인한 두려움으로 여전히 고통의 때를 보내고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한 사람이든지 공동체든지 이 고통을 깨닫는다면 성전이든지 어디에서든지 하늘에서 들으시는 하나님께 겸손히 회개하며 기도해야 할 것이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역대하 7:14)
<기도해 주세요>
1. 탄자니아는 코로나가 없는 것처럼 생활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스크를 쓰면 농인들과 소통이 어려워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는 존재하며 감염의 위험이 있지만 막을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더욱 믿음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시 질병이나 고통의 때가 찾아온다 할지라도 이겨낼 수 있는 믿음을 주시기를.
2. 워크퍼밋을 신청한지 2달만에 보류결과가 나왔습니다. 몇 가지 서류를 보충하여 다시 심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른 서류들을 잘 준비하여서 온전한 워크퍼밋을 받을 수 있도록.
3. 탄자니아 농인교회가 2번째 교회건축의 비전을 가지고 기도 중에 있습니다. 지혜와 재정을 부어주셔서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들을 이루어 가도록. 쉽고 체계적인 성경공부를 잘 준비하여서 정착시킬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