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2018년 즈음에 만들어진 류승룡, 장동건 주연의 '7년의 밤'이라는 영화를 보게 된 후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원작이 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던 점은 정유정 작가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것과, 이 책의 표지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정말 이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적어놓은 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한 남자는 딸의 복수를 꿈꾸고, 한 남자는 아들을 지키려 한다."라고 적혀있는 글이었다. 이 소설은 세령호의 재앙이라 불리는 오세령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흘러가게 된다. 오세령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최현수이고, 그의 아들 최서원은 살인자, 범죄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7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오세령의 아버지인 오영제의 복수극이 시작된다. 어쩌면 이 소설이 흥미로웠던 점은 다른 소설들이 피의자, 혹은 피해자의 유가족의 시점으로 흘러가는데 반해 이 책은 피의자 가족의 시점으로 흘러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첫 문장은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이 문장은 최서원의 시점으로 작성된 이 글에서 가장 완벽한 첫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이 문장은 어떻게 생각하면 최현수의 오세령 살인에서부터 이어지는 계속되는 악행을 끊어내겠다는 최서원의 다짐과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다 읽고 나는 굉장히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물론 최현수의 잘못이 절대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최서원의 삶이 저렇게까지 망가져야 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최현수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차치하고 최서원 그 자신만의 삶을 놓고 보았을 때, 다니던 학교에서 도망치듯 전학을 다니고 학교를 다니기 힘들정도의 괴롭힘을 받아 자퇴를 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에게 매순간을 사형선고를 내리면서도 정작 아버지의 사형 집행 이후에는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최서원이 조금 불편하면서도, 살인자가 되기 전의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최서원이 이해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범죄자와 범죄자의 가족, 그리고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의 관계에 대해 나에게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했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