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맛볼 두부 한 모
신윤주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앙상한 가지 끝에 매달린
북녘의 겨울나무.
그 겨울나무 아래에서
따스한 불꽃 피워 올리고
파주 장단콩으로빚어낸
하얀 두부 한 모를 꺼내네.
두부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처럼
우리의 마음도 피어나
서로의 가슴에 닿았으면 좋겠네.
젓가락 끝에 올려진
두부 한 조각
남과 북 함께 나눠 먹는 소박한 기쁨처럼
우리가 함께하는 세상이
곧 오리라 믿네.
이 두부 한 모에 담긴
따뜻한 마음을
강을 넘어, 산을 넘어
그대에게 전하니
어서 와 함께 맛보자.
멈춰선 철마야, 부산에서 시베리아로 유럽으로 가자
신윤주
멈춰선 철마야
너의 심장은 아직 뛰고 있니?
차디찬 바람 맞으며
녹슨 레일 위에서
먼 하늘만 바라보는 너.
파주 장단콩으로 빚은 하얀 두부
따스한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나눌 수 없는 이 마음
아직은 먼 곳에 닿지 못해 창문 너머 그리움만 맴도네.
압록강 푸른 물 흐르는 소리
두만강 맑은 물결치는 소리
들리지 않는 먼 곳에서
그들도 같은 꿈 꾸고 있을까.
언젠가 너의 기적 소리가
북녘 땅 끝까지 울려 퍼지고
그 기차 타고 시베리아 벌판,
유럽의 푸른 초원까지 달릴 수 있을 때
우리는 모두 한 식구가 되어
따뜻한 두부 한 모 함께 나눌 수 있겠지.
그날이 올 때까지
멈춰선 철마야,
너의 꿈을 잊지 말고 기다려줘.
우리의 마음이 모여
너의 바퀴를 다시 굴릴 테니.
신윤주
서울 덕원중학교 교사
1993년 한국아동문학 신인상 동화 '콩할머니'로 등단
1995년 예림당 발간,
<토종 우리말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