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 출근길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통상 라디오를 듣는데 오늘은 무심코 씨디를
틀어 봤다.
씨디 랙에는 얼마전 마트의 난전에서
두장에 만 원 주고 산 올드 팝이 들어 있었다.
올드 팝이라는 것이 주로 60년대부터
70년대 후반까지의 노래들이므로 우리들의
학창시절과 년대를 같이한다.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 것이 올드 팝이다.
난 또 그시절에 유난히 팝을 좋아 했기 때문에
요즘에도 어디를 가나 올드 팝 매장이 있으면
한장이라도 꼭 사고야 만다.
씨디 플레이어에서는 비틀스의
오블라디 오블라다(ob-la-di ob-la-da)가
흥겹게 울려 나오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곤
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멜로디보다는 가사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 노래가 나올 당시 "인생은 즐거워"라는
번안가요로 불리워진 것으로 기억 되는데....
오늘 듣는 나의 상상력은 단순한 즐거움 보다는
다분히 감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러한 상상력과 짧은 영어 실력이 어우러진
나의 감상적인 번안문은 이렇다.
~~~
농촌 노총각인 데스몬드는 새끼 돼지를 팔러
시장에 갔다.
데스몬드 엄마가 그것을 팔아서 결혼 밑천으로
삼으라고 보낸 것이다.
데스몬드는 시장 한 귀퉁이에서 노래와 춤과
코메디로 행인의 푼돈을 받아서 살아가는
악극단의 처녀 몰리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한눈에 반했다.
"오, 저여자와 결혼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데스몬드는 공연이 끝난 무대뒤로 몰리를
쫓아가서 사랑을 고백하였다.
"몰리, 당신의 얼굴을 보고나니 내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구려. 제발 나의 평생 반려자가
되어 주오.."
저돌적인 데스몬드의 태도에 일순 당황했지만
몰리의 마음 속은 이미 '에스'라고 답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데스몬드는 몰리의 대답도 듣기 전에
한손으로는 몰리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돼지 마차를 끌고 근처 보석방으로 달려 갔다.
그리고는 보석상 아저씨에게 말했다.
"아저씨 저 새끼 돼지를 드릴테니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나 주세요."
말도 안되는 거래 요청에 눈이 휘둥그래진
맘씨 좋은 보석상 아저씨는 출입문뒤에 살짝
수줍은 듯 숨어 있는 몰리를 보고는 금세 마음이
풀어 졌다.
"그래 데스몬드야, 네가 한번 골라 봐라."
"전 잘 몰라요 아저씨가 골라 주세요."
아저씨가 골라 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문 뒤에 숨어 있던 몰리에게 걸어 주고는
데스몬드는 말했다.
"몰리 나하고 결혼해 줄거지?"
몰리는 대답대신 데스몬드의 손을 꼬옥
잡아 주었다.
데스몬드와 몰리는 행복한 가정을 꾸렸고
세상 누구 부럽지 않게 잘 살았다.
세월은 흘러 그들에게 존스라는 아이가
태어 났다.
존스는 무럭 무럭 자랐고 데스몬드와 몰리
그리고 존스 가족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
또 세월이 흘러 존스도 어느덧 장가갈 나이가
되었다.
어느날 데스몬드는 존스를 불러 얼마전 낳은
새끼 돼지들을 마차에 실어 주면서 시장에
가서 팔아 오라고 하였다.
존스의 결혼 밑천이라고 하면서...
신이나서 시장으로 향하는 존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데스몬드와 몰리는 저도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오블라디 오블라다...
예~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잘도간다...
~~~
네,
이 데스몬드가 우리들이며
몰리는 우리들의 아내 그리고 존스는
우리들의 아이들일 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오블라디 오블라다인가 봅니다.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오늘은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들으며
사랑하는 아내와 얽힌 지난 날의 행복한
추억들을 돌이켜 보시면서 한시름 더시기
바라겠습니다.
옛써~~
대운산객이었습니다.
첫댓글 글의 소재가 너무나 무궁무진 합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원천인지 그 비결을 알고 싶네요. 옛날 글이란 펜이 가는 대로 쓰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전 아직도 그 수준을 뛰어 넘질 못해 전전긍긍한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