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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당진제일꽃게장 2) 전화 : 041-353-6379 3) 주소 : 충남 당진시 백암로 246 (채운동 250-4) 4) 주요 음식 : 게장백반, 꽃게탕 |
2. 맛본 음식 : 게장백반(1인당 23,000원)
3. 맛보기
1) 전체 :
우선 주메뉴 간장게장 맛이 천하일품이다. 주메뉴에 관심이 다 몰린 탓인가. 곁반찬은 게장만 못하지만 게장 맛 하나로만은 챔피언감이다. 거기다 통통 튀는 쫀득쫀득한 밥맛이 일품이다. 밥알이 서로 붙어 있으면서 제 모습을 유지한다. 이덕무는 양반에게 게 등딱지에 밥 비벼먹지 말라 했다지만, 이런 게에 이런 밥이면 양반 아니라 신선이라도 밥 비벼먹어야 한다.
2) 주요음식 : 오랜 옛날부터 맛있는 음식의 대명사였다는 게장이 이제 새로운 조리 방식으로 신선도 부러워하는 음식이 되었다. 하늘에 제사 지낼 때 올렸다는 음식, 임금도 즐겼다는 음식, 게장과 술한잔은 신선놀음이라는 그 게장이 이제 냉장기술의 발달로 사철 발효 전에 짜지 않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발효 전의 짜지 않은 음식, 자연 상태의 맛에 더 가까워졌다는 말인데, 그 자연 상태에 가장 가까운 맛을 보는 것 같다. 간은 줄이고, 맛은 높인 간장으로 완전 자연 상태로 먹을 경우의 불안감만을 제거했다. 이제 신선이 와서 인간하자고 할 판이다. 신선도 부러워하는 밥상을 받는 거다.
게장 국물도 삼삼하고 청량하고 맛이 깊다. 게딱지에 비비고 남은 밥이 있다면 국물에 또 비벼먹을 일이다.
보조음식 : 상차림의 기운을 게장에 다 뺏겨버린 탓일까. 다른 반찬은 좀 기가 빠진 느낌이다. 맛, 품새, 신선도 등이 다 신통찮다. 여유가 없다면 곁반찬을 한두 가지 줄이고 좀 더 실속 있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된장찌개도 제 맛이 안 난다. 젓갈만은 싱싱하고 좋아서 위로가 된다.
말 난 김에 해물로 곁반찬을 만들 수는 없을까. 바닷가에 와서 채소반찬만이니 뭔가 허전하기도 하기에 하는 말이다.
4) 밥 : 게장은 밥도둑이라는데, 그러려면 밥이 맛있어야 한다. 근데 게장에 어울리게 밥맛이 확실히 좋아서 게딱지에도 비비고 게장국물에도 비벼서, 확실하게 즐길 수 있다. 비비면 쌀알이 더 탱글거려 게장 맛을 돋운다. 거기다 김을 더해 쌈을 하면, 정월 대보름 눈이 밝아진다 하여 오곡밥을 맨 김에 싸는 ‘복쌈이’ 풍습보다 더 나은 눈밝이 쌈이 될 거 같다.
쌀은 당진에서 생산되는 ‘해나루쌀’만을 쓴다. 당진 쌀은 해풍을 맞고 자라 밥맛이 좋다 한다. 서해안 쌀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커서 밥맛이 좋다. 거기다 해나루쌀은 도정한 지 오래지 않은 쌀만 유통되어 질이 더 좋다. 몽골로도 수출길을 연 당진 쌀, 지역 농산물을 써서 좋고, 맛있는 쌀을 써서 좋다. 덕분에 맛있는 게장에, 맛있는 밥에, 맛있는 김을 더해 확실히 신선의 밥상이 되었다.
4. 맛본 때 : 2018.7.
5. 음식 값 : 게장백반1인 23,000원, 꽃게탕 소 41,000원, 포장 및 택배 80,000원 등
6. 맛본 후
군산 간장게장은 한약재의 맛이 살포시 게살과 어우러져 맛을 낸다. 거기다 곁반찬이 화려하고 맛있어서 게장 맛을 더 살려준다. 이집 게장은 자연 그대로의 게살 맛이 특색이다. 게장은 조리 전에 좋은 식재료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살이 통통하고, 탱탱하며 알을 품고 있는 게는 봄에 잡아야 가능하다. 봄에 잡은 게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은 그 다음에 할 일이다.
이후 조리법에서는 저마다 개성이 가능한데, 이 집은 게살 자연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목표다. 식재료의 맛과 신선도에 자신이 있어야 가능한 선택이다. 재료에 자신이 없으면 진한 양념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게 생산 대표 고장이니 재료 부각 또한 자연스럽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 북쪽만 빼고 모두 꽃게가 생산되는데 특히 서해 연해에서 많이 생산된다. 그래서 게장이 맛있는 지역은 군산, 서산, 당진, 평택 등 주로 서해안 연안이다. 중국 주나라에서는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청주의 해서(靑州之蟹胥)’를 올렸다는데, ‘해서’는 바로 서해에서 잡아 담근 게다.(윤덕노, <음식으로 읽는 한국 생활사> 참조) 서해 지방의 게가 유명한 건 이처럼 오랜 연원이 있다.
게 요리는 고래로 다양했다. 게구이, 게젓, 게찜, 게탕, 게포 등등. 거기다 이제 짜지 않은 간장게장이 나오고, 그것도 맛의 지향이 조금씩 달라져서 스펙트럼이 더 커졌다. 서양 요리는 게 요리가 매우 간단하다. 캐나다는 동부는 바다가재, 서부는 게의 산지로 유명하다. 서부에서도 밴쿠버가 게로 유명한데 마땅히 특별한 요리를 찾지 못했다. 바다가재도 그냥 찜으로 먹든지, 다른 나라의 요리 방식을 빌려야 했다. 중국요리 맛이 돋보였는데, 게도 마찬가지였다. 주로 하오요우((蠔油, 굴소스)를 사용하는 요리인데 맛은 있었지만, 게 살 깊숙이 소스맛이 배이지는 못했다. 하오요우는 양상추를 요리하는 대표적 소스인데 야채와도 잘 어울리지만 갑각류 요리에도 이만 요리를 못 봤다.
그래서 한국의 꽃게장과 게장은 타이의 ‘풋팡퐁 커리’와 함께 3대 게요리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게장이니 게장 파는 사람이 으스댈 만도 하잖은가. 이런 게장을 얼마나 으스대며 파는지 잡화상, 그때 말로 황화장사의 호객 소리를 들어보자. 우리 사설시조에 나오는 소리다.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저 장사야 네 황화 그 무엇이라 외는다 사자
외골 내육 양목이 상천 전행 후행 소아리 팔족 대아리 이족 청장 흑장 아스슥 하는 동난지이 사오
장사야 하 거북히 외지 말고 게젓이라 하려문
풀이: “宅들에 동난지이(게장) 사오.” “저 장사야 네 荒貨(자질구레한 잡화), 그 무엇이라 외는가?” “外骨 內肉(겉은 뼈, 안은 살이고) 兩目이 上天(두 눈이 하늘을 향하고), 前行 後行(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가는) 小아리(작은 다리) 八足(여덟 다리) 大아리(큰 다리) 二足(두 다리), 靑醬(푸른 장), 黑醬(검은 장), 아스슥하는 동난지이 사오.” “장사야, 하 거북히 외지 말고 게젓이라 하려무나.”
‘댁들에 노래’ 중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라는 시조다. (조동일, <시조의 넓이와 깊이> 풀이>
동난지이는 게장, 게젓을 말한다. 이렇게 떠드는 사람은 잡화상, 황화장사다. 이 행상의 판매품목은 동난지이다.
게는 “外骨(외골) 內肉 兩目이 上天, 前行 後行 小아리 八足 大아리 二足”의 모습이다. 구조적인 묘사에 세부적인 묘사가 생생하다. 게의 모습을 눈앞에 구체적으로 떠올리면, “靑醬. 黑醬, 아스슥하는” 게장을 먹고 싶어진다. 재료의 모양으로 호기심과 입맛을 돋우고 게장 묘사로 저작 기능과 침샘을 자극한다. 황화장사는 유식언사 자랑으로 장사수단을 삼았는데, 말귀 알아듣는 사람은 구체적 형용에 눈앞에 게를 그리며 입맛을 다실 수 있다. 게장은 황화장사의 주요 품목이었고, 유식언사로 장난을 쳐도 알아듣고 그저 한 마디로 ‘게젓이라 하려무나’고 맞받아칠 구매자가 있을 정도로 알려진 음식이었던 것이다.
이덕무는 《사소절(士小節)》에서 선비에게 등딱지에 밥 비벼먹지 말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맛으로 따지면 신선음식인 것을 제대로 즐기라고, 제일 맛있고 그중 먹기 편한 부위인 게딱지만은 버리지 말고 밥 비벼먹으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서자인 그의 태생이나 실학의 성격으로 봐서도 허식보다 실용을 추구하는 것이 더 맞지 않았을까 싶어서다.
다행스러운 것은 요즘은 이덕무의 말을 아무도 듣지 않고 누구나 게딱지에 밥 비벼먹고 있다는 거다. 흘깃 바라본 주변 손님들도 누구나 심각한 얼굴로 몰두하며 게딱지에 밥을 비비고 있다. 여기가 충청도 당진 아닌가. 아무리 충청도 양반이라도 양반 선비 타령에 맛을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집 게장 같이 맛있는 게장을 먹으면서 게딱지 그냥 버리는 것보다 선비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들 아닐까. 이런 사람들 덕분에 게장 요리가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는 거다.
* 이외에 <게눈감추듯> (송악읍 고대리), <장수꽃게장>(원당동) 등도 간장게장으로 알려진 유명한 집이다.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8. 식후 놀이와 주변 볼 것
식후 찻집으로 아미미술관과 그 안의 찻집 지베르니를 추천한다. 아미미술관은 폐교를 개축하여 현대미술을 전시하고 있고, 찻집은 울 안의 뒷집인데 오목조목 이쁘게 만들어 놔서 커피맛이 아니라 분위기만으로도 마실 수 있다.
지베르니(Giverny)는 19세기 인상주의를 탄생시킨 클로드 모네(Claude Monet)가 거주하며 작업한 곳으로 지금은 모네 기념관이 있는 곳이다. 파리에서 약 75km 떨어진 곳으로 모네가 많이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이 있으며 모네의 정원이 있다.
지베르니 찻집 안에선 화집 등 도서가 약간 수 구비되어 있었는데 모네 관련 책은 없어서 조금 서운하다. 그러나 찻집을 꾸민 성의와 안목, 분위기는 최고다. 당진에 이런 곳도 있다.
<아미미술관>과 찻집<지베르니>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 모네의 방 수련 그림>
당진에 이런 찻집이 있다고 놀랄 일만은 아니다. 당진은 그 유명한 기지시 줄다리기를 했던 곳으로 줄다리기라는 단일항목으로 박물관을 조성해 놓은 문화적 역량이 엄청난 곳이다. 일제 강점기 동안 강제적으로 전승이 중단되었던 줄다리기를 복원하여 이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국내에서는 충남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등 6종목의 줄다리기 의례와 놀이가 등재되었는데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등 3개국이 참여한 국가 간 공동으로 등재됐다.
아미미술관과 줄다리기 박물관에 게장을 맛보면 먹을 것, 볼 것, 즐길 것 등의 관광이 제대로 완결되는 셈이다. 당진을 제대로 알아보자.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및 전시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