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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솔토장어 2) 전화 : 02-504-6868 3) 주소 : 과천시 과천대로 655 (과천동 503-4) 4) 주요 음식 : 장어구이 |
2. 맛본 음식 : 장어구이(1키로 85,000원)
3. 맛보기
1) 전체 : 형용할 수 없는 깊은 맛의 장어가 깔끔한 곁반찬 양파장아찌, 깻잎장아찌, 깍두기, 생미역 등과 함께 한다.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장어 한 입에 사라진다. 제값을 한다.
2) 주요음식 : 장어구이는 당연히 장어가 맛있어야 한다. 장어는 독소 때문에 생으로 먹지 못하므로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장어를 고르고 익히는 솜씨가 맛을 좌우한다. 맨으로 구울 때는 대개 소금구이를 하는데 여기서는 그냥 굽는다. 최고의 재료를 자연 그대로 즐기게 하겠다는 자신감이다. 그 자신감이 재료에 오롯이 담겨 있어 감지된다. 입안 가득히 차는 육즙은 기름 맛만이 아니다. 어육 구석구석 숨은 맛이 그대로 혀로 감지된다. 재료를 선별하고 굽는 솜씨에 맛의 태반이 잠겨 있다. 아, 장어는 이렇게 즐기는 것이다. 보신은 덤으로 온다.
보조음식 : 윤기 좔좔 흐르는 부추양파무침, 깎두기, 깻잎찜, 양파장아찌, 생미역 등의 진용에 전용소스가 비장의 무기로 포진하고 있다. 모두 신선한 재료가 묵은 솜씨로 자신있게 펼쳐진다. 부추는 소위 양기(陽氣)를 돋운다는 풀, 기양초(起陽草)로 불리는데, 순대나 선지와 많이 어울려 먹는데, 장어와도 잘 어울린다. (부추음식 전문점 ‘기양초’라는 음식점도 소개한 바 있다.)
장어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간과 신장에도 좋은 음식이다. 동의보감에는 보신탕과 함께 음식이면서 정력제라 했다. 속칭 여성에 좋은 음식이라 하지만 체력 보강에 좋은 음식으로 남성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밭으로 갈 거 같은 신선한 기양초가 장어와 어울려 최고의 강장식품이 되었다. 깻잎장아찌는 약간 달고 신맛이다. 장어용 장아찌로 잘 어울린다.
3) 누룽지 : 밥 대신 누룽지를 주문했다. 누룽지는 이 집 안사장님 자랑하는 솜씨로 직접 만든 것이다. 맛에 있어서는 사실 먹는 사람 모두가 전문가다. 내 입에 맛있다고 다른 사람 입에도 맛있는 것은 아니다. 논리로 맛을 수치화하여 보여주기도 어렵다. 맛에는 과학 이상의 문화와 개인색이 있기 때문이다.
이 눌은밥은 국물이 너무 걸쭉하고 밥알이 모두 으깨어져 있어 나는 즐기기 어렵다. 맑은 숭늉을 좋아하는데 밥알이 으깨어지니 숭늉이 걸쭉해지고, 제 모양의 밥알을 즐길 수 없으니 식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맛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좋은 눌은밥이다. 게다가 숭늉맛은 판매용 누룽지에서는 도저히 구해볼 수 없는 깊은 맛이다. 맑지 않은 숭늉도 제대로 된 깐밥으로 만드니 제 맛이 나는 것이다.
4) 먹는 방식 : 생강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곁들인 채소에 따라 장어의 풍미가 달라지는데 생강은 맛을 마무리하게 해주므로 다음 입으로 맛이 전이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강의 풍미 자체가 장어맛을 돋우기도 한다.
4. 맛본 때 : 2018.10.
5. 음식 값 : 장어 1키로 84,000원(2인에 적당)
6. 맛본 후
양념하지 않은 장어만 구우므로 특별히 주문이 필요없다. 얼마나 먹을 건지, 장어탕도 먹을 건지만 결정하면 된다. 굽는 것도 관여할 필요가 없다. 굽는 것이 기술이라고 하며 예술품처럼 다루며 서비스해주므로 손님은 먹기만 하면 된다. 오늘은 일찍 와서 빈자리가 많아 불편하지 않게 식사를 했다. 예약하지 않으면 제시간에는 자리가 없다 하니 유의할 일이다.
장어는 국내산임을 큰 자랑으로 삼고 있다. 외국산도 몇 개월만 키우면 국내산으로 둔갑한다는데 이집 장어는 치어부터 성어까지 모조리 국내에서 자란 순수 국내산만을 쓴다 한다. 어디서도 맛보기 힘든 장어의 실하고 깊은 맛은 고급 재료와 굽는 불맛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재료가 이처럼 맛을 좌우하니 일본음식처럼 요리인가 재료인가 싶을 만치 재료에 집중하므로 특별히 음식맛이 소용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어울리는 곁반찬이 장어와 적절하게 어우러지며 느끼하지 않게 잡아주는 것이 장어맛을 높이는데 중요한 몫을 한다.
이러한 곁반찬의 솜씨는 생각을 바꿔준다. 이 정도 맛을 내는 음식 솜씨가 장어맛을 잡아주는 벼리라는 판단에서다. 깍두기의 맛은 쉽게 나오기 어렵다. 살풋 익어 장어와 잘 어울리는 깍두기는 설탕 단 맛이 나지 않고 젓갈 맛이 진하지 않다. 제 몸에서 나는 맛을 중시하는 것이 장어 다루는 솜씨와 닮았다. 맛을 알기에 장어 맛도 제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토속적 맛집에 가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음식점의 경륜이 오래라는 역사성을 갖는다는 것, 이집은 33년이라 했다. 이 외에 안주인이자 사장님이 주방장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엄마나 할머니로부터 솜씨를 물려받는다. 이집도 누룽지는 할머니 솜씨라고 했다. 물려받은 솜씨로 몇 십 년 음식점을 하다보니 관록이 붙으면서 전문성을 갖는데, 그 유형에 있어 몇 가지 전형성을 보여준다.
본인이 음식 맛을 책임지면서 자부심과 정성으로 손님을 대하므로 당당한 자신감은 공통점이다. 하지만 손님에게 다가오는 친절의 모습은 다 다르면서 몇 가지 유형성을 갖는다. 포근한 친정어머니같은 사람, 수다쟁이 이웃 아낙같은 사람, 드센 아줌마같은 사람, 세련된 풍모의 경영인같은 사람, 권위 서린 사장님같은 사람 등등이다.
음식은 일상성에서 전문성, 보편성에서 특수성 등으로 이전하는 도상에 있고, 그 가운데 음식 주관자의 위상도 변화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은 그 가능태들이다. 각각의 이미지는 자신감, 전문성, 개개인의 성격, 음식에 대한 자세 등등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음식 본질의 중요성은 언제나 어디서나 유효하다. ‘장맛’을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전문가의 풍모는 음식에 대한 신뢰를 준다. 이분은 권위, 세련, 사장, 경영자 등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멋진 분이다. 보편성에서 전문성으로의 변화도 스스로 만들어 온 것이다. 그러면서 음식을 지키고 음식문화를 만들어간다. 이렇게 만들어지지 못한 음식이나 방법들은 사라지기도 한다. 경상북도 반가의 음식이 사라지게 된 이유이다.
이분들은 음식을 지키면서 자신의 위상을 높여왔다. 아름다운 전문가가 되었다. 이런 분들의 음식점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음식을 아는 분, 인간에 대한 애정도 더 깊어지기를 빈다.
*고갱이 :
(1) (기본의미) [식물] 풀이나 나무의 줄기 한가운데 있는 연한 심.
(2) 사물의 핵심이 되는 부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