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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에 관한 시(詩)" >
'가는 봄 3월' ㅡ 김소월
'경칩' ㅡ 박성우
'꾀꼬리가 짜내는 봄' ㅡ 유극장
'나의 하나님' ㅡ 김춘수
'맑은 봄날에' ㅡ 전영애
'무한한 순간' ㅡ 프로스트
'바다와 나비' ㅡ 김기림
'봄강' ㅡ 박남준
'봄날의 농촌 풍경' ㅡ 송완
'삼일절 노래' ㅡ 정인보
'3월' ㅡ김광섭. 김명희. 나태주. 목필균. 문인수
'에밀리디킨슨' ㅡ 이동호. 임영조. 장석주. 헤세
'3월과 4월 사이' ㅡ 안도현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ㅡ 박목월
'3월 삼질날' ㅡ 정지용
'3월에' ㅡ 이해인
'3월에 오는 눈' ㅡ 나태주
'3월의 바람 속에' ㅡ 이해인
'3월의 시' ㅡ 워즈워드
'3월, 플라타너스' ㅡ 마경덕
'3월 해' ㅡ 헤세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ㅡ 김춘수
'새봄2' ㅡ 김지하
'언땅 한길' ㅡ 김영랑
'이웃집 아저씨에게' ㅡ 정이오
'처용 단장' ㅡ 김춘수
'춘분' ㅡ 권천학. 노천명. 원재훈. 이성교. 장승진. 등등의 시(詩)가 있다.
"3월(삼월)에 관한 시(詩)" 모음
< 차례 >
'3월' / 이재무
'3월 안부' / 공광규
'삼월' / 고영
'삼월' / 이기철
'3월' / 임영조
'3월' / 오세영
'삼월 중순께' / 이향아
'3월에서 4월 사이' / 안도현
'3월, 입맞춤' / 이민숙
'3월 2일' / 김용택
'3월' / 장석주
'봄이 오는 길'(노래) / 박인희
'3월' / 이재무
늦은 밤이나 새벽 숲 속에 가면
나무들 수액 빨아올리는 소리 우렁차다
나무들 벌써 그렇게 일 년 농사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 곧 울퉁불퉁한 수피
부드러운 햇살 툭 툭 툭 치고 가면
가지 밖으로
병아리 같은 주둥이 내밀며 초록들
온통 파랗게 하늘을 물들이며 재잘대겠지
근육질의 사내들 팔 뻗으며
숲을 살 찌우고
다산성의 여인들은 두근, 두근거리는 가슴 열어
씨앗들 토해낼 거야
3월은 즐거운 노동으로 분주한 달
사람들의 몸 속으로도 맑고 뜨거운 피가 솟는다
늦은 밤이나 새벽 숲 속에 가면
나무들 희망 빨아올리는 소리 산을 흔든다
- 이재무, 『푸른 고집』(천년의시작, 2004)
'3월 안부' / 공광규
홍매나무 가지가 꽃잎을 흩어버리기도 전에
봄까치꽃이 봄볕을 물고 안면도까지 왔습니다
겨우내 얼어서 빨간 물갈퀴를 거두어 가슴에 품고
남쪽으로 날아가는 오리 떼를 한참 바라보다가
수선화 활짝 피었다는 남녘의 봄을 생각하였습니다
오늘은 봄비가 온다니
꽃잎은 당신이 세수한 얼굴이겠습니다
세상천지가 연두입술로 따뜻한 입김 후후 부는 날
홍매 꽃잎 풀풀 날리는 통도사 뒤란에서
다시 한 번 붉은 입술에 설레고 싶습니다
- 계간 『애지』(2016년 봄호)
'삼월' / 고영
조용한 간이역에
개나리꽃이 무더기로 피었다
기차보다 은밀한 창을 달고
기차보다 먼저 기적을 울리고
기차보다 먼저 흔들리고
기차보다 먼저 괴로워하고
기차보다 공격적인,
기차보다 다분히 혁명적인,
개나리꽃들이
간이역 철길 위에
급진적으로 피어 있다
개나리꽃들이
연좌농성 중인 봄날
급진적인 삼월!
- 고영,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천년의시작, 2005)
'삼월' / 이기철
밖에서 누군가가 쫑알거려 나가보니
입학식에 온 1학년 같은
개나리 피는 소리였습니다
여기는 시메산골
버스도 우체부도 발자국 예쁜 사람도
조금씩은 늦게 옵니다
슬리퍼를 운동화로 갈아 신는 동안
몇 송이가 더 피어 제 얘길 들어 달라고
입술을 쫑긋거리고 있습니다
햇살이 몰고 오는 노란 말들을 낱낱 귀에 담습니다
저쪽 솔 그늘에는 진달래가 저도 늦지 않으려고
얼굴이 붉어져 있고
응달에서 뛰어나오려는 자두꽃이
흰 봉투를 막 뜯고 있습니다
한 스무날은 이래저래
집 안이 소란할 것입니다
삼월은 자식 많은 어머니같이
손 쉴 틈이 없습니다
- 이기철, 『흰 꽃 만지는 시간』(민음사, 2017)
'3월' / 임영조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3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놓고
찬연한 부활을 기다려본다.
- 임영조, 『갈대는 배후가 없다』(세계사, 1992)
'3월' / 오세영
흐르는 계곡 물에
귀기울이면
3월은
겨울 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만발한 진달래 꽃술에
귀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새순을 움틔우는 대지에
귀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빠는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아아, 눈부신 태양을 향해
연녹색 잎들이 손짓하는 달, 3월은
그날, 아우내 장터에서 외치던
만세 소리로 오는 것 같다.
- 오세영,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시와시학사, 1992)
'삼월 중순께' / 이향아
3월 중순께 호남 고속도로
전주 근처 기웃거리며 지나가고 있을 때
옆구리 터진 길로 접어들면 군산으로 갈 수도 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가고 있을 때
아무리 무심한 사람이라도 보았을 거다.
벙싯벙싯 참지 못하는 복숭아 나무
연두색 머리칼 풀어젖힌 몽롱한 버들
언제 저렇게까지 되었는지 몰라
이래서 사람들이 미치기도 하나 봐
틀림없는 3월 중순 호남 고속도로
바쁠 것 없다, 숨도 쉬며 가자.
가슴 눌러 타이르며 지나가노라면
이런 세상 그냥 두곤 갈 수 없다는,
나는 아무래도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
- 이향아, 『오래된 슬픔 하나』(시와시학사, 2001)
'3월에서 4월 사이' / 안도현
산서고등학교 관사 앞에 매화꽃 핀 다음에는
산서주조장 돌담에 기대어 산수유꽃 피고
산서중학교 뒷산에 조팝나무꽃 핀 다음에는
산서우체국 뒤뜰에서는 목련꽃 피고
산서초등학교 울타리 너머 개나리꽃 핀 다음에는
산서정류소 가는 길가에 자주제비꽃 피고
- 안도현, 『그리운 여우』(창작과비평사, 1997)
'3월, 입맞춤' / 이민숙
뜨거운 입맞춤
육체 심드렁한 중년 너머의 우리 부부
까마득하다
얼음새꽃, 변산바람꽃, 동백의 붉은 잎,
사물사물 피어오는데
늙음을 탓하면 무엇해
어젯밤 그짓을 탐하고 말았다
침대 위에 서로 누운 그가 아니라
젊은 청년을 불러서였다
중학시절 내 영어선생님 미스터 딕슨!
짖궂은 청춘들 때문에 꽤나 얼굴 붉히던, 꿈속 연인
황홀 깊어 샘물 같은 입맞춤
오늘 아침밥도 그처럼 살짝 타버렸다
온세상은 날아가고 코끝이 고소하다
내 청청한 불륜, 너의 탓 아니다
봄!
- 이민숙, 『동그라미, 기어이 동그랗다』(도서출판 애지, 2015)
'3월 2일' / 김용택
올해도
새 얼굴들이
내 앞에 앉아 있습니다. 2학년이구요
세 명입니다.
나를 바라보는 저 새까만 눈망울들, 세 세상이지요.
나는 그냥 이렇게 살래요.
살 만해요.
그래도,
이렇게 오래 살았잖아요.
그냥 살래요.
저 아이들이 나더러 지들이랑 그러재요.
그래서
그럴래요
그냥.
- 김용택,『수양버들』(창비, 2009)
'3월' / 장석주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쇄빙선같이
치욕보다 더 생생한 슬픔이
내게로 온다
슬픔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모자가 얹어지지 않은 머리처럼
그것은 인생이 천진스럽지 못하다는 징표
영양분 가득한 저 3월의 햇빛에서는
왜 비릿한 젖 냄새가 나는가
산수유나무는 햇빛을 정신없이 빨아들이고
검은 가지마다 온통 애기 젖꼭지만한 노란 꽃눈을 틔운다
3월의 햇빛 속에서
누군가 뼈만 앙상한 제 다리의 깊어진 궤양을 바라보며
살아봐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3월에 슬퍼할 겨를조차 없는 이들은
부끄러워하자
그 부끄러움을 뭉쳐
제 슬픔 하나라도 빚어낼 일이다
- 장석주, 『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세계사, 2001)
◇ 봄이 오는 길(1975)
작사 · 작곡 / 김기웅, 노래 / 박인희
https://www.youtube.com/watch?v=qwEL65KdaPE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들 넘어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 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 하네
하얀 새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들 넘어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 하네
하얀 새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들 넘어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들 넘어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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