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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지인과 함게 5일동안 산행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산행약속을 잡기는 잡았는데 조금 걱정이 되기도하고,
그래서 오링테스트을 해서 피곤하지 안은 혈자리을 찾아서 자석을 붙어서 산행을 무사히 마첬다.
자석 덕분에 피곤하지 않게, 힘들지 않게 무사히 산행을 마첬어여.
❀ 곡지(曲池)
물욕, 식욕, 성욕과 같은 삶의 욕구가 강렬했던 사내는 반신불수가 되어 말도 제대로 못한다. 몸도 불통, 의사소통도 불통인 지금, 사내는 자신의 욕망을 채울 길이 완전히 막혀버린 것이다. 이렇게 몸도 말도 불통인 상태, 이것이 중풍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럴 때 쓰는 멋진 말이 있다. 불인(不仁)! 인(仁)하지 않다는 것. 인은 두(二) 사람(亻) 사이에 일어나는 어진 마음을 말한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소통시키는 마음, 그 사람됨의 근본이 되는 마음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과 몸이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가 없다면 쓸 수 없다. 몸이 불통인 것은 마음이 불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뒤집어서 마음이 불인하기 때문에 몸이 불통이라는 것이다. 『황제내경·소문』에 바람(風)은 모든 병의 시작이고 우두머리라고 한다. 그리고 이 놈은 옮겨 다니기도 잘하고 변하기도 잘한단다. 정해진 방향도 없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병을 일으키니 잡기도 힘들 뿐 아니라 그 범위도 광범위하다.
바람이란 안과 밖이 있다. 외풍(外風)과 내풍(內風)이다. 밖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은 것이 외풍이고, 몸 안에서 일어난 바람을 맞은 것이 내풍(중풍)이다. 그런데 외풍이나 내풍이나 풍의 성깔은 바뀐 게 없다. 단지 안이냐 밖이냐만 있을 뿐.외풍(外風)은 상체의 피부나 땀구멍으로 들어와 그 넘치는 양기로 쉽게 이동하면서 몸의 깊은 부위로 들어간다. 풍은 사기(邪氣;병이 나게하는 나쁜 기운. 줄여서 풍사라고 한다) 중에서 양(陽)의 기운을 가졌다.
그래서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 왕성한 활동성으로 몸의 가장 바깥의 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피부를 벌컥벌컥 잘도 열고 들어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 열린 문으로 들어와서 알토란 같은 기(氣)와 혈(血)을 가지고 다시 빠져나간다.
그래서 외풍이 피부표면에 머물면 위기(피부표면을 지키는 양기)가 싸우면서 열이 나고 땀이 줄줄 흐른다. 기혈(氣血)이 빠져 나가는 중이다.
마침내 열린 문으로 위기가 빠져나가면 오한이 난다.
설령, 위기가 외풍과 이겨 땀구멍이 닫히더라도, 집중포화를 막기 위해 몰려있던 위기는 울결되어 열이 나고 답답하다. 외풍은 이렇게 양의 기운을 가져서 그런지, 몸의 상부인 얼굴이나 양경맥, 피부 표면에 자주 출몰한다.
이렇게 상부와 겉에서 시작된 외풍은 점점 깊은 부위로 들어간다.깊은 부위로 들어간 외풍은 빨빨거리고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역마살도 보통 역마살이 아니다. 관절과 관절을 축지법을 써가며 돌아다녀서 온몸에 관절통을 만들고, 경맥에 침입해 가려움과 두드러기를 만든다.
물론 이 증상도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여기 갔다, 저기 갔다하면서 정말 정신 못 차리게 만드는 놈이 풍이다. 우리 몸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풍이 다른 나쁜 기운, 한습조열화(寒濕燥熱火)와 연합하는 것이다.
오직 풍만이 이 다섯가지 나쁜 기운과 연합한다는 것! 한을 부추겨 연합하면 풍한(風寒), 습을 부추겨 연합하면 풍습(風濕)이 된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풍을 만병의 으뜸이라고 한다.
풍이 다른 사기들을 선도해서 병을 야기하기 때문이다.이 외풍의 성깔을 고스란히 몸 안에서 일으키는 것이 내풍이다. 몸 안에서 바람이 저절로 일어난다니 언뜻 이해가 안 된다.
그럼, 밖에서 바람이 일어나는 생리를 연상해 보면 간단하다. 지구에 햇빛이 내리쬐면 그 표면이 데워지고, 그 위에 있는 공기도 데워져 기온이 올라간다.
수면도 마찬가지로 데워지지만, 지면의 온도 보다는 낮다. 이 온도 차이가 바람을 일으키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표면에 가열된 공기는 가벼워져서 위로 올라간다.
그러면 공기의 양이 적어져서 저기압이 된다.
반대로 지표면 보다 차가운 수면의 공기는 상대적으로 고기압이 된다.
이때 공기의 양이 많은 고기압 지역에서, 공기의 양이 적은 저기압 지역으로 공기가 이동한다.
이 기압 차이로 생긴 공기의 흐름이 바람인 것이다.
밖에서와 마찬가지로 몸 안에서도 이 기압 차이로 인한 흐름이 일어난다.
기혈의 흐름이 그것이다. 기혈의 흐름이 원활하면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순조롭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몸이 허약해지면서 기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이 흐름을 막히지 않게 하는 간의 기능이 둔해진 것이다.
이 말은 기능이 저하된 장기의 온도가 낮아져 정상인 장기와의 사이에서 온도차가 급격해졌다는 말이다. 이렇게 편차가 급격해지면 바람은 삿된 바람으로 돌변한다. 습기가 오래 머물러 생기는 습담과 피가 제대로 돌지 못하고 한 곳에 맺혀 있는 어혈을 몸 여기저기에 만든다.
그래서 중풍의 전조증상은 팔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떨어지기도 하고, 마비와 언어장애가 생기기도 하고, 입이 한쪽으로 살짝 돌아가기도 하고,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기도 하고, 하품(간기가 울결되어 퍼지지 못해 그 기의 부족을 하품으로 대신하는 것) 횟수가 늘어나기도 한다.
모두 습담과 어혈로 생기는 증상인 것이다. 그런데 이 삿된 바람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감정이다.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나 지나친 긴장은 진액과 원기를 소모시키며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을 띈다.
몸 속에 불길을 확 당겨버리는 것이다. 말이 좋아 스트레스와 긴장이지 그 감정의 본질은 욕망이다. 혈기방장한 젊은 시절에는 색욕에 물들기 쉽고,
나이 들어 혈기가 쇠했을 때는 욕망이 깊어지기 쉽다.
무엇이든 자기 소유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얻어야 할 것은 놓칠 수 없고, 내가 가진 것은 더더욱 놓을 수 없는 것이다.
혈기가 쇠하고 있으니, 마치 그걸 채워넣기라도 하듯 욕심을 부리는 것이다. 마음이 곧 몸이다. 과도한 욕심, 마음의 잉여는 곧바로 몸의 순환을 막아버린다.
중풍을 서양의학에서는 뇌졸중으로 본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진 뇌출혈이 그것이다.
모두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진 증상이다. 내풍이 일어나 그것이 점점 커져 태풍이 되어 몰아치는 곳이 뇌인 것이다.
이 한 번의 기습적인 폭풍은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고, 팔다리를 못 쓰게 만들기도 하고, 정신을 둔하게 만들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며칠 만에 일어날 수도 있지만, 대다수가 십수 년을 자리보전하게 만든다.이렇게 사람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 바람의 욕망일까? 바람은 그냥 막힘없이 흘러가고 싶을 뿐이다. 그 흘러감의 자유, 그 유연한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갈망하는 것이 바람이다.
바람을 삿되게 만든 것은 우리가 먹은 고량진미고, 절제하지 못한 감정이다. 바람은 절대로 당신을 쓰러뜨리려고 하지 않았다. 그건 전적으로 당신이 욕망한 것이다.
바람은 불시에 찾아와서 그 공격력이 막강하다. 그래서 연세 드신 분들은 풍을 무서워한다. 중풍은 단일질환으로는 국내 사망원인 1위다.
풍을 예방하는 방법! 의사
1 : 차가운 곳, 과식 피하고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라.의사
2 : 중풍소인이 있는 사람은 변비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의사
3 : 시원한 대소변이 풍 치료의 첫걸음이다.
몸이 허약해졌을 때, 균형이 깨졌을 때, 기습적으로 풍이 우리 몸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말이다.변은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최종 결과물이다.
소장에서 내려온 음식물의 찌꺼기를 대장이 받아들여, 그 속의 수분은 흡수되고 최종 건더기만을 항문으로 배출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열렬히 누고 싶어하는 똥의 욕망을 거스르는 자, 누구인가? 아무리 힘을 줘도 나오지 않는 똥의 슬픈 운명, 이름하여 변비다.
대장에 오래 머물러 있는 똥은 점점 딱딱해진다. 대장이 수분을 몽땅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 딱딱한 똥은 기어코 사고를 친다.
대장벽을 자극하고 눌러버린다. 그러면서 주변의 혈관이 눌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대변이 들어찬 부위 주변의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물론 기의 흐름도 나빠진다. 똥을 잘 눌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기는 폐기와 위기인데, 이 기의 흩어주고 내려주는 기운도 막혀버린 것이다.
이러면 기(氣)가 내려가다 도로 올라가버리는 상역이 생긴다.
몸의 순환 고리에 적체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 기혈의 순환에 불통이 생기면,
풍이란 놈은 제 성깔대로 망동한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몸을 휘젓고 다닌다.
똥이 아웃풋하지 못해 생긴 불통을 풍이란 놈은 온몸으로 전가시킨다.
결국 우리가 먹은 고량진미와 절제하지 못한 감정은 풍을 삿되게 만들고, 변비로 순환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장과 풍이 이렇게 연결되듯, 수양명대장경과 풍도 인연이 깊다. 그중에서도 곡지는 풍의 삿된 기운을 흩어주니 더욱 그러하다.
곡지의 욕망곡지(曲池)는 우리 몸의 막힌 기혈을 뚫어주는 혈자리다.
그래서 중풍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진 7개의 혈자리(백회, 곡빈, 견정, 풍시, 족삼리, 절골, 곡지) 중에 하나다. 한의학에서 다루는 병의 거의 대부분이 기혈에 관한 것들이고 보면, 곡지는 보배 중의 보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보배혈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할 거다.
곡지는 문자 그대로 굽힌다는 의미의 곡(曲)과 연못처럼 움푹 패여 고인다는 의미의 지(池)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실제로 팔꿈치를 구부리면 두 뼈 사이에 주름이 생긴 바깥쪽 끝에 움푹 패인 곳이 만져지는데 이곳이 바로 곡지혈이다. 곡지는 귀신(鬼臣), 귀거(鬼巨)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귀신도 울고 갈 만큼 효과가 좋다.곡지는 수양명대장경의 합혈이다. 대장의 금 기운과 토 기운이 모인 자리다. 곡지가 팔을 굽혀 움푹 패인 곳에 있어서 이 경맥을 흐르는 나쁜 기운이 못의 물처럼 고여 있기 쉽다. 이것은 대장경맥을 흐르는 나쁜 기운이 곡지에 몰려 있다는 말이다.
곡지에 몰려 있는 나쁜 기운, “바람이 때에 맞는 방향에서 불어오면 실풍(實風)이라고 하는데 발생을 주관하여 만물을 자라게 하고 길러 준다. 바람이 상충되는 반대 방향에서 불어오면 허풍(虛風)이라고 하는데 사람을 해치는 바람으로서 죽이고 해를 입힌다.”ㅡ『황제내경·영추』
그렇다. 때에 맞게 부는 바람은 만물을 만들고 자라게 한다. 바람의 욕망은 이처럼 구체적이고 충실하다. 구체적인 물(物)을 만들어내고 그 물(物)을 충실하게 만든다. 그래서 바람은 오덕(五德) 중 인(仁)에 배속되었다. 인(仁)은 이처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덕목이다.
그런데 이 인(仁)한 바람이 때를 거스르고 방향을 거슬러 허풍으로 돌변한다. 곡지는 이렇게 허풍 떠는 것들을 강한 금 기운으로 제압한다.
금극목하는 것이다. 제멋대로 망동하는 바람을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바로 돌리고, 상염하는 열기도 식히며, 바람을 잠재운다. 곡지는 바람을 부릴 줄 아는 것이다. 곡지가 토의 기운을 이용할 때는 풍이 습과 연합했을 때이다. “양경은 쉽게 풍사를 감수하고 음경은 쉽게 습사를 감수한다.”ㅡ『황제내경·소문』 「태음양명론」
곡지는 양명경이다. 양(陽)의 경맥이므로 양의 성질을 띤 나쁜 기운인 풍사를 감독하여 지킨다. 그런데 풍이 습과 연합하여 풍습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 습사는 음의 성질을 띤 나쁜 기운이다.
이것은 비의 운화기능, 즉 토의 기운이 실조된 것이다.
곡지는 토의 기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실조된 토 기운을 북돋워준다. 습은 무겁고 탁한 진액이어서 관절이나 근육에 달라붙어 정체를 만든다. 그래서 관절염이나 근육계질환을 만든다.
곡지는 풍습의 적체도 해소시킬 줄 아는 것이다.
장수의 비밀, 족삼리(足三里)혈
1844년 일본의 도쿄. 영대라는 다리의 개통식이 열렸다. 그러나 이날 최고
의 화제를 모은 건 다리가 아니었다. 관심은 온통 한 가문의 세 커플에게로 쏠려 있었다. 이유인즉슨 이 커플들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 기록에 따르면 이들의 연세(!)는 자그마치 이러했다.
“만평의 나이는 243세,
그의 처는 242세.
아들 만길의 나이는 196세,
만길의 처는 193세.
손자 만장의 나이는 151세,
만장의 처는 148세.”
평균연령 195.5세. 육십갑자를 세 번이나 돌고도 남을 나이다.
무슨 드라큘라들도 아니고 인간이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단 말인가. 당시에도 이게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이다.
급기야 개통식에 참석한 지체 높은 한 장군이 이들을 불러들인다.
“어떻게 해서 그대들은 그렇게 오래 살아 있는가?” 만평이 대답한다.
“매달 1일부터 6일까지 왼쪽과 오른쪽 다리의 삼리혈에 뜸을 뜹니다.
이것이 무병장수하는 비결입니다.” 족삼리와 뜸. 이 단순한 조합이 끔찍하게도 오래 사는 비법이었다.
이후 일본은 한동안 족삼리-뜸 열풍이 몰아친다. 만세가 평안하려면 족삼리에 뜸을 떠야 한다. 이른바 만평삼리구(萬平三里灸)!
그런데 왜 그토록 수많은 혈자리들 가운데 유독 족삼리였을까. 족삼리와 장수는 무슨 관계란 말인가.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족삼리는 한국에서 유명한 혈자리다. 일명 김남수옹의 무극보양뜸에 들어가는 혈자리!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이 족삼리가 와따다!
족삼리와 어록들
일단 족삼리(足三里)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습득해보자.
장수와 족삼리(足三里)가 어떤 관계인지?
족삼리(足三里)는 다리에 있는 혈자리다.
무릎으로부터 3촌(寸)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해서 삼리(三里)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럼 3촌이란 어느 정도 길이인가. 이 상태에서 엄지를 뺀 나머지 네 손가락의 길이가 3촌이다. 족삼리(足三里)라는 이름이 다른 이유에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三은 크다는 뜻으로 天地人을 가리키므로 중요하다는 의미다.
里는 논밭의 두렁[土]을 나타내는 말로 인체에서 胃腸을 가리킨다.
즉 위장과 깊은 관계를 갖는 중요한 穴이라는 뜻이다. 이 혈은 上中下 세 부위의 모든 질환을 통치하지만 위치가 하지(下肢)에 있기 때문에 足三里라고 하였다.” 천지인을 관통하고 모든 병을 다스리는 혈자리이기에 삼리(三里)라고 했단다.
이 혈자리 하나만 집중공략하면 장수는 따 놓은 당상이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족삼리를 지압하면 우리 몸 사지(四肢)에 쌓여 있는 나쁜 기운들을 3리(里) 밖으로 걷어차 버릴 수 있어서 삼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족삼리에 관한 어록들도 무지 많다.
“족삼리를 항상 눌러 주면 씨암탉을 먹는 것과 같다.”
족삼리에 사위에게나 잡아준다는 씨암탉의 기운인 온전히 들어 있단다.
게다가 “몸을 편안하게 하려면 삼리를 가만두면 안 된다.”
“복부는 모두 삼리에 머문다.” 족삼리를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몸은 편해진다는 이 역설. 이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서른 살이 지나서는 족삼리에 뜸을 뜨지 않으면 기(氣)가 눈으로 치밀어 오르게 된다.”
아주 구체적이다. 체력이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리는 30대부터는 족삼리를 집중공략 해야 한다는 충고다. 급기야 족삼리는 과거 일본 여자들의 혼수품으로 등장한다. “일본에서는 여자들이 시집가기 전 족삼리에 뜸을 뜨는 법을 배워서 갔다.” 또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갈 때 족삼리에 침을 놓거나 뜸을 뜨면 한양 천리길이 힘들지 않았다.” “족삼리에 뜸을 뜰 줄 모르는 인간과는 같이 여행하지 말라.”
족삼리는 국민혈자리다. 그런데 이 어록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족삼리가 다리, 복부와 관련이 깊은 혈자리는 거다. 족삼리(足三里), 배를 품다
복부(腹部)는 배다. 이 배 안에는 우리 몸의 소화기관들이 다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는 위(胃)-소장(小腸)-대장(大腸)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꼬불꼬불 배를 채우고 있다.
그것도 처음과 끝이 뻥 뚫려 있는 통이다.
입에서 항문까지 뚫려 있지 않은가.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아예 이 소화기관들을 내 몸 안의 외부라고 부른다.
소화기관들이 근본적으로 외부와 연결되어 있고 몸의 바깥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그래서 소화기에 해당하는 육부(六腑)는 양(陽)이다.
양은 바깥이고 발산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발산. 맞다. 변이다.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은 소화기를 거쳐서 변으로 배출된다.
배출이 안 되면 죽는다. 배를 복(腹)이라는 한자로 쓴 이유도 이거다.
복(腹)은 우리 몸을 뜻하는 육달월(月=肉)과 발로 바람을 일으키는 풀무의 상형인 복(㚆)이 합쳐진 글자다. 바람이 들었다 빠졌다 하는 것처럼 음식물이 들어왔다가 나갔다 하는 곳이라는 거다. 그런데 『황제내경』에서는 이 소화기관들을 모두 위(胃)라고 우긴다.
“대장과 소장은 모두 위(胃)에 속한다.”(『황제내경』 「영추·본수」) 엄연히 다른 소장, 대장을 왜 모두 위에 속한다고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들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위, 소장, 대장은 모두 소화를 담당한다. 그렇기에 이 소화기관들은 모두 위(胃)라고 해도 무방하다
핵심은 모양이나 형태보다 기능상의 분류가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거다. 그럼 왜 소장이나 대장이라고 하지 않고 위(胃)라고 했을까.
같은 기능인데 말이다. 위(胃)는 우리 몸의 소화기관이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첫 관문이다. 위에서 제대로 음식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려 보내지 않으면 소장과 대장은 할 일이 없다.
위(胃)를 후천지본(後天之本)이라는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거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위(胃)에서 시작되고 위(胃)의 힘으로 소화된다.
그렇다면 위(胃)는 대체 어떤 기능을 하는가.
위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수납(受納)이고 다른 하나는 통강(通降)이다.
* 수납은 우리 몸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모두 위에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 통강은 그것을 밑으로 내려가게 해서 통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외부로 내보낸다는 의미다.
그래서 위를 중심으로 하는 소화기관들은 이 채움과 비움의 질서를 따른다. “음식물이 위에 가득 차면 장이 찌꺼기를 배설하여 비고, 위에서 소화되어 내려온 음식물이 장에 가득 차면 위가 빈다.
번갈아 비고 번갈아 차므로 기(氣)가 상하로 소통되는 것이다.”(『황제내경』 「영추·평인절곡」) 쿵짝쿵짝. 위와 소장-대장은 박자를 타듯이 움직인다.
이 하모니에 문제가 생기면 기(氣)가 통하지 않는 불통(不通)상태에 빠진다. 이 불통사태, 특히 소화불통사태는 만병의 근원이다.
한의원에 가면 제일 먼저 소화가 잘 되느냐고 묻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 몸 안의 통이 지금 잘 소통되고 있는가. 이것에 문제가 생기면 병에 걸리고 오래 살지 못한다. 소화불량엔 당근 족삼리다. 여기만 힘주어서 마시지해줘도 소화가 잘 된다.
족삼리는 이 만병의 근원인 소화불통상태를 바로 잡는다.
족삼리는 족양명위경의 혈자리로 위경 가운데서 土의 기운을 가진 혈이다. 위경(土) + 족삼리(土)의 조합. 그렇다. 소화의 시작이자 끝인 위를 건강하게 하는 데는 족삼리만한 혈도 없다.
실제로 소화기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족삼리에 침을 놓거나 마사지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위-족삼리를 베이스로 깔고 시작하는 것이다.
소화의 힘을 기반으로 몸의 병을 고치고 건강한 몸으로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계산이다. 장수하려면 일단 소화력이 좋아야 한다.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몸 자체의 기운이 없다. 소화를 통해서 얻는 영양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족삼리를 어찌 그냥 가만히 둘 수 있겠는가. 특히 먹고 가만히 앉아서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요즘 사람들에게 족삼리는 최고의 혈자리다. 복부는 위(胃)다. 또한 “복부는 모두 삼리에 머문다.”족삼리, 다리로 난 길우리 몸의 장부와 경맥은 서로 하나다.
폐(肺)의 경맥은 가슴부위에서 시작해 팔을 따라가서 엄지손가락 끝에서 끝난다. 이걸 그냥 ‘폐(肺)다’라고 이야기한다. 폐가 아프면 당연히 이 경맥도 아프고 경맥이 다치면 폐도 다친다.
실제로 폐경이 지나는 팔 부위를 살살살 두들겨주면 폐가 건강해진다.
이 원리로 만들어진게 경락마사지고 경락체조다. 위와 위경도 마찬가지다. 위경은 눈 밑에서 시작해서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지나 헤어라인을 따라 머리끝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다시 목으로 내려와서 복부를 관통하고 다리를 지나 둘째 발가락 끝에서 끝난다. 몸의 상하축을 관통하면서 다리로 뻗어 있는 위경. 다리와 장수. 이게 그냥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다리에는 비경이나 방광경, 신경, 간경 등 많은 경맥들이 지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위경(胃經)이 土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土는 오행상 중앙이자 다른 木火金水를 묶어주는 힘이다.
이 土가 중앙에 없으면 木火金水 또한 방향을 잃는다.
몸의 중심이자 다른 오행들을 하나로 조화시키는 것이 土의 작용인 셈이다. 좀더 나가보자면 土는 저장과 변화의 기운이다.
땅을 보라. 뭐든 받아들여서 그것을 다른 것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땅이 가진 힘이 아닌가. 위경(胃經)이 土에 배속된 것도 이런 기운의 배치와 상응하기 때문이다. 소화와 변화. 그래서 과격하게는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소화와 변화의 힘,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리를 움직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걷는다는 건 우리를 낯선 환경 속으로 밀어 넣는 일이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다른 것과 만나야 한다. 매번 계절마다 다른 음식들을 먹고 매일 흐름이 바뀌는 공기를 들이마셔야 한다. 다른 사람과 만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게 소통의 시작이자 전부다.
이 흐름이 막혀버리면 곧 우리 몸은 금세 갑갑함을 느낀다.
실제로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으면 왠지 모르게 가벼운 산책이라도 하고 싶다. 정적인 것이 극에 달하면 동적인 것으로 변하고 동적인 것이 극에 달하면 정적인 것으로 변한다. 이 반복. 순환이다.다리를 움직인다는 것은 이 순환의 힘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덩달아 다리를 많이 움직이면 몸에서 위로 뜨기 쉬운 기(氣)를 밑으로 내려준다.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을 가진 기(氣)가 밑에 있으면 몸의 순환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걷는 것, 그게 곧 몸의 순환을 이루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다리는 우리 몸에서 쓰고 남은 정(精)을 저장하는 곳이다.
특히 허벅지는 정(精)을 저장하는 대형 창고다.
그게 그 사람이 건강하다는 증거, 정(精)이 많다는 몸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결국 걷는다는 건 몸의 순환을 만들어내는 것,
그 순환의 힘으로 몸의 건강을 지키는 것, 이 건강함으로 이질적인 것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는 의미다.
우리는 오로지 한 가지 방식으로만은 살 수 없다.
위경은 삶의 변화, 몸의 변화를 만들고 감당하고 그것을 다시 우리 삶의 힘으로 전환하는 기운들이 모인 통로다. 그래서 위경은 강하다. “황무지에다 던져지더라도 살아날 수 있는 끈질긴 생활력의 밭을 일구어 자식들을 길러내는 어머니의 강인함이 바로 건강한 위경락의 기운이다.”
이 강인함이 곧 생명력이자 장수의 길이다. 다리와 위경, 위경과 족삼리, 소화와 순환. 장수엔 이만큼 환상적인 커플이 또 있겠는가.
사실 족삼리의 기능을 한 마디로 정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복통, 사지권태, 신경통, 소화불량, 위경련, 변비, 눈질환, 빈혈, 고혈압, 반신불수, 불면증, 무릎, 다리통증, 편두통, 현훈, 하지마비, 급성·만성위염, 장염, 설사, 구안와사, 중풍.” “심한 화가 났을 때도 삼리를 긁으면 화가 내려가 마음이 가라 않는다.” “침에 대한 공포가 심한 사람, 소심한 사람,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는 삼리부터 침을 놓고 치료한다.” “술에 취하여 정신이 없을 때도 삼리를 쓴다.” 등등. 안 통하는데가 없이 두루 쓰인다.
그래서 족삼리(足三里)의 리(里)를 리(理)라고 보기도 한다. 몸의 이치가 되는 혈자리라는 것! 그 숱한 어록들도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족삼리(足三里), 다리에 장수로 통하는 길이 있다.
전신피로, 온천? 용천(湧泉)
예로부터 선조들은 피로를 회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온천을 즐겼다.
세조, 현종, 숙종, 정조등 여러 임금이 온궁을 짓고 휴양이나 병의 치료차 온천지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온천의 효능과 즐긴 계층을 우회적으로 알려준다.
그들은 온천을 회복하기 위한 휴양(休養)으로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보양(保養)으로 병을 치료하기 위한 요양(療養) 등의 목적으로 이용해왔다.
이것을 온천의 삼양(三養)이라고 부른다. 온천은 지하수의 온도가 섭씨 25도 이상의 따뜻한 물로 성분이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것을 말한다.
동의보감 탕액(湯液)편 수부(水部)에도 온천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
{여러 가지 풍증으로 힘줄과 뼈마디가 오그라드는 것과 피부의 감각이 없어지고 손발을 잘 쓰지 못하는 경우에 쓴다. 옴이나 문둥병 양매창(楊梅瘡)을 앓을 때는 음식을 배불리 먹은 다음 들어가서 오랫동안 목욕을 해야 하는데 땀이 푹 나면 그만둔다. 이렇게 10일 정도 하면 모든 창병이 낫는다.}
온천이 근육과 뼈의 경련, 피부 감각이 둔한 것, 피부질환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온천을 하고 나면 체력 소진이 많으므로 잘 먹으라고 일러주기도 한다.
누에고치 속 같이 따스하고 포근하여 ‘어머니 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 따뜻한 욕탕에 들어가 있으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혈액이 빠르게 순환이 된다.
혈액이 빠르게 순환이 되면 몸에 흐르는 기(氣)도 같이 흐르면서 인체(오장육부)의 기능이 좋아지고 전신의 기혈순환이 원활해지는데 이로 인해 소화, 흡수, 해독, 배출 등 전신의 기능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몸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땀을 흘리게 되면 몸속의 노폐물이 같이 빠져 나오게 되고 탁한 혈액이 정화가 되어 피부의 가려운 증상도 완화된다.
또한 기(氣)와 혈(血)의 순환이 잘 됨으로서 환부에 염증이나 어혈(혈액이 뭉친 것)과 적(근육이 뭉친 것)이 풀리면서 통증이 완화 되고 상처가 빨리 치료되므로 신경통이나 부인병 등 질환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 안에 온몸을 담그는 것만으로 마음이 충족되고 힘이 솟아나게 하는 효능 좋은 온천과도 같은 곳이 용천혈이다.
우리 몸엔 12경맥을 따라 360여개의 혈자리가 있다.
그 중 용천은 땅의 지기(地氣)를 처음 받아 들여 몸 전체에 기능하는 손꼽히는 주요 혈자리이다.
동의보감의 첫머리 신형장부도는 손진인의 말을 빌어 “만물이 생존하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람은 가장 고귀한 존재로 여기는데, 머리는 둥글어 하늘을 본받고 발은 모가 나 땅을 본받았으며.”라는 말로 인간을 표현하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람의 존재형상을 물, 바람, 돌, 별 등 우주전체와 대응시킨다.
동양의 사상에서 천지인은 삼재(三才)를 의미하며 서로 교류하는 관계로 이해한다.
이것이 그대로 몸에도 적용되는데 그것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정기신(精氣神)이다. 이 중 우리의 육체를 구성하는 것이 정인데, 이것을 생산하는 곳이 바로 신(神)이다.
천지인이 어울려 교류하듯 정도 신(神)과 기(氣)의 운동성으로 하나가 되어 몸을 이루고 있다. 그러니 신(腎)은 우리 몸의 생명을 부여하는 첫 단초가 되는 것이다.
신장(腎臟)은 두 개가 있는데. 그 왼쪽의 것은 신(腎)이고, 오른쪽의 것은 명문이다.
명문이란 정(精)과 신(神)이 머물러 있는 곳이고 원기가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남자는 여기에 정(精)을 저장하고 여자는 여기에 포(胞)가 매달려 있다.
그러므로 신(神)은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인간과 포유류는 항온동물이다. 주변의 기온과 상관없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여 몸의 활동력을 확보한다.
그래서 정을 생산하는 신은 차가운 음의 좌신(左腎)과 따뜻한 양의 화기(火氣)를 가지고 있는 우신(右腎)인 명문으로 두 개의 장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명을 탄생시키는 남자의 정(精)과 여자의 포(胞)라는 하나의 기능으로 맥을 같이하므로 결국 하나의 신이다.
신음(腎陰)은 인체의 음액(陰液)의 근본으로 각각 장부의 자양(滋養)작용을 하고 신양(腎陽)은 인체의 양기(陽氣)의 근본으로 온후생화작용(溫煦生化作用)을 하여 서로 의존하고 견제하면서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차가운 수(水)의 기운을 가진 좌신과 따듯한 화(火)의 기운을 가진 우신(명문)으로 신(腎)은 구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몸이 그 형상을 유지하고 항상성을 가지게 되는 것은 신(腎) 자체의 타고난 정인 선천지정(先天之精)과 후천지정(後天之精)인 수곡지정(水穀之精), 즉 먹어서 얻는 힘에 의해서이다.
수곡은 정을 마련하는 물질적인 기초가 되고 후천지정은 선천지정을 끊임없이 서로 도와가며 기능의 정상을 유지한다.
이것을 신장정(腎臟精)이라 한다. 신은 만들어 저장한 정으로 몸의 생장(生長), 발육, 생식을 담당하며 오장과 연락한다.
신(腎)의 기운은 족소음신경을 따라 흐른다.
족소음경은 신장(腎臟)의 물 기운과 소음군화의 불기운이 복합된 경락이다. 차가운 공포와 뜨거운 정열이 복합되어 있고, 방광경과 함께 짝하여 생식기능을 주관하고 있다.
방광(膀胱)경이 태양한수이고 보면, 생명을 이루는 기본에너지는 역시 수(水)와 화(火)이다. 땅에서 받은 음기를 군화로 데우고, 뜨거운 태양을 찬물로 식혀 생명의 근본인 항상성을 지키는 힘의 발휘이다.
이것은 몸의 기본축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수기(水氣)의 신(腎)은 화기(火氣)의 심(心)과 수화의 상하축으로 인체의 기본을 이룬다.
신정(腎精)과 심신(心神)의 조화로 생명의 축이 구성되는 것이다.
족소음경은 발바닥에 있는 용천혈에서 쇄골부위에 있는 수부혈까지 27개의 혈이 있다. 이제 음(陰)이 시작하는 첫 번째 자리 용천혈이다.
용천(湧泉)은 족소음신경의 기시혈이다.
용천의 용(湧)은 ‘물이 솟다, 솟구치다’는 뜻이고 천(泉)은 샘이나 지하수를 가리킨다. 용천은 발의 중심부이다.
신(腎)은 수(水)에 속하니 혈(穴)이 마치 샘물(泉)이 처음 나오는 것 같아서 냇물이 솟아나(湧)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되므로 용천이라 한다.
그래서 용천혈(湧泉穴)은 ‘기력이 샘처럼 솟아나는 혈’이 된다. 용천혈의 자리는, 손가락으로 발바닥을 꾹 누르면 발바닥의 앞쪽에 깊은 주름이 생기는데 그 주름의 중심, 가장 주름진 깊은 곳에 위치한다.
용천혈은 신장(腎臟)의 수기(水氣)운과 소음의 화기(火氣)운 그리고 오수혈 배열에서 음경(陰經)락의 정혈이므로 목기(木氣)운을 함께 갖고 있다.
따라서 용천혈을 보해주면 수(水)화(火)목(木) 기운을 동시에 넣어주는 효과가 있다. 토(土)와 금(金)의 기운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 지압하면 수화목의 기운이 더해져 오행의 균형을 이루게 되는 곳이다.
직립하는 인간은 둥그런 머리 정수리의 백회를 통해 천기를 받고,
네모난 발바닥의 용천혈로 땅의 지기(地氣)를 받는다.
용천은 땅을 딛고 사는 인간이 땅의 문을 여는 곳이다.
생명의 기본이 되는 음기(陰氣)가 가장 먼저 통과하는 곳. 신(腎)은 생명의 기본이 되는 정(精)을 생산하여 몸의 오장과 모두 관계한다.
정(精)은 심(心)으로 가서 혈(血)이 된다.
혈이 된 정(精)은 간(肝)에 보관하고 비(脾)를 통해 온몸에 운반한다.
그래서 신(腎)이 허(虛)하면 전신적으로 체력이 쇠약해지게 된다.
용천은 족소음경의 목(木)혈로 뻗어가는 목(木)의 기운으로 온몸의 기혈을 순환시켜 주므로 전신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발바닥을 지압힐 때 가장 먼저 용천을 누르는 이유일 것이다.
정신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쇼크, 일사병, 불면, 중풍, 고혈압, 히스테리, 발작, 간질, 정신병, 소아경기, 두통, 하지마비 등에 효능이 있으며, 특히 부인과 질환 및 허리, 하복부 및 다리에 걸친 냉증과 통증을 치료하는 큰 효과가 있는 경혈로서 스테미너를 돋구는대도 효과가 큰 경혈이다.
천기를 받아들이는 백회는 바로 요기!
용천혈은 특히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경우 침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는 혈이라 한다.
구급혈로도 쓰이는데 이 때는 백회(百會)와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평소에도 백회ㆍ용천혈 누르면 머리가 맑아진다고 한다.
발바닥은 옛부터 신령한 기(氣)가 흘러드는 곳이기 때문에 침이나 뜸을 숙달된 사람이 아니고는 하지 않는 곳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발바닥엔 모세혈관이 많고 지저분하여 침이나 뜸을 뜰 경우 감염의 위험이 있어서이다.
그래서 용천혈은 주로 지압이나 족탕을 하는데 옛 선비들은 용천에 감씨를 붙이고 걸어다녔다 한다.
봄에 새싹을 움틔우기 위해서는 종자를 깊숙이 저장하는 겨울의 세월도 필요하다.
빛나는 공적 뒤에는 음덕의 내조가 있기 마련이다.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부지런히 일하나 겉으로 공덕을 드러내지 않는 덕인 고귀한 덕이 음덕이고 음(陰)의 기운(氣運)이다.
또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서도 내면의 깊이가 심연처럼 깊어야 한다.
이 정열과 냉정이 적절히 배합된 매혹적인 경락 족소음신경.
우리 몸의 씨앗인 용천혈을 보(補)하여 모든 씨앗이 담긴 삶의 싹을 틔워 보는 것은 어떨지. 고갈된 정(精)을 보해주어 지친 몸과 좌절감에 상처 받은 마음의 피로를 씻는 온천이 되어주지 않을까? 발바닥을 딛고 설 때 생명의 문이 열린다.
체질자석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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