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거짓말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사례는 아마 '산타 할아버지' 일 것이다. 부모님들은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아이들은 원하는 선물을 가진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커서 그들의 아이들에게 같은 거짓말을 행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고,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과정이자 선순환의 일종으로 보인다.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경우는 어떤가? 평범한 재능을 응원만 하며 밀어주는 것은? 어디까지가 정말 선한 거짓말인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볼만 한 몇 가지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선의의 거짓말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라고,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짓말이라면 허용될 수 있지 않냐고. 실제로 대학생 1053명을 대상으로 한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할까?' 라는 설문 조사(알바몬, 잡코리아 주관)에서는 참여자의 대다수인 87.2%가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하다' 고 답하였고, '그렇지 않다' 가 7.5%, '잘 모르겠다' 가 5.3%를 차지하였다. 그럼에도 나는 선의의 거짓말에 반대하는 나의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릭키 게바이스, 매튜 로빈슨 감독의 2009년 영화 '거짓말의 발명' 은 거짓말이 존재하지 않는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한 세상을 살고있는 주인공은 어느날 홀로 거짓말을 깨닫게 된다. 거짓말로 재미 좀 보던 주인공에게 밝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위독하여 하루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게 된 것이었다. 틀림없는 사실임을 주인공은 특히나 알 수 있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어머니께 주인공은 사후세계는 존재하며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는 거짓말을 전한다. 슬픔이 다 가시지 않은 다음날, 주인공의 집 앞으로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었다.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듯 하자, 주인공은 거짓말을 불려나갔다. 이후 영화 속 모든 사람들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사후세계와 신을 믿게 된다. 이런 세상은 과연 옳게 된 것 일까? 이를 통해 선의의 거짓말이 지혜라는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주인공은 어머니를 행복하게 할 지혜를 발휘하였지만, 이가 덜미를 물어 주인공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결국 그러한 거짓말은 덮기 위한 더 큰 변명을 필요로 하며, 변명 안에 지혜가 있음을 입증하려면 지혜를 가장한 모든 거짓말을 해명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또 선한 의도가 그렇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때도 있다. 매일경제 기사 ' 직장인 레시피-선의의 거짓말도 거듭되면 진짜 거짓말이 된다(2019.10.11)' 는 직장 상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칭찬과 인정은 그로 하여금 ‘나의 생각과 결정은 언제나 옳다’라고 믿는 독선적인 절대자로 만들 수 있고, 부하 직원에 대한 격려 차원의 칭찬과 인정 섞인 선의의 거짓말은 그를 자신의 능력을 가늠치 못하는 ‘바보 같고 무능한 직원’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폐해가 단순히 직장에서만 나타나지 않음을 알고있다.
또한 18세기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정언명령에 따르는 판단에 의하면 거짓말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악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 선에 도달할 수 없다. 칸트가 판단하는 선한 일은 가령 이런 것이다. '쓰레기 줍기' 는 모든 사람이 따른다면, 보편화된다면,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선의의 거짓말하기' 는 어떠한가? 보편화된 도덕 법칙으로서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채널의 '선의의 거짓말이 좋은건가요 나쁜건가요(2020)' 영상에서 법륜 스님이 말한 것처럼 선이든 악이든 원칙적으로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 남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인 제럴드 젤리슨 교수의 연구(1997년) 결과에 의하면, 인간은 아주 사소하고 의례적인 말까지 포함하면 하루 평균 200회, 즉 8분에 1번씩 거짓말을 한다. 우리가 대부분의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아마 당장의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대화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이겠지만,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그렇기에 내가 추천하고자 하는 방법은 바로 진심으로 대화에 임하는 것이다. 첫걸음은 어려울 수 있지만, 거짓 없는 대화의 시간을 늘려나간다면 짧은 대화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믿음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는 것은 입증되어왔다. 그리고 선의의 거짓말로 다져진 믿음은 텅비고 부풀려진 풍선이며, 그 풍선이 터질 때, 우리는 공포와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 모두 선의의 거짓말 사용을 자제하고 진심어린 대화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수행평가 감상>: 비평문을 쓰며 선의의 거짓말에 대한 나의 생각과 진실된 대화를 하자는 다짐을 확고히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자료를 찾으며 여러 의견과 주장을 파악할 수 있어서 생각이 깊어진 것 같아 유익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어떻게 이어나갈지 고민이었지만 초안을 피드백 받는 과정에서 문맥을 교정 받으니 글이 쭉 잘 써져서 이후에 어려움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용한 표현 전략>:
- 이런 세상은 과연 옳게 된 것일까? : 설의
- ~ 믿음은 텅비고 부풀려진 풍선 : 비유
첫댓글 윤리 시간에 배운 칸트와 관점이 같아 뭔가 전문성이 더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선의의 거짓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선의의 거짓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다고 생각흔다
어디까지가 선의의 거짓말일까 궁금증이 든다
이 글을 읽고 진실된 대화를 하기 위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지 않는것이 더 좋은것같다는 생각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