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집행위원장 엄홍길)가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울주군 영남알프스 일대에서 열리며, 영화 상영을 넘어선 사유와 성찰의 무대 ‘자연에서 이야기하다’ 토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오는 28일 언덕 극장에서 진행되는 ‘젊은 산악인들의 네버 엔딩 도전 이야기’는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실패인가?”라는 화두를 제시한다. 22세 청년이 자전거로 프랑스에서 네팔까지 1만1,500km를 달린 여정을 담은 영화 <충분해> 상영 후 이어지는 이 대화는, 결과 중심의 사회 속에서 과정의 가치와 실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유튜버 ‘차박차박’과 동아대 산악부 이호선이 청년 세대의 도전 정신을 생생히 풀어낸다.
오는 26일 정오 같은 극장에서 열리는 ‘다시 푸르러질 그날을 위하여’ 프로그램은 올해 초 울주군을 덮친 산불의 기억을 기후 위기와 연결해 사유하는 자리다. 시베리아 산불을 다룬 영화 <파라다이스>를 관람한 뒤, 산불 예방·진화·복구에 앞장선 전문가들과 함께 공동체의 대응과 연대 방안을 모색한다. 이는 단순한 상처의 기록을 넘어 “다시 푸르러질” 미래를 준비하는 담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오는 27일 저녁 알프스 시네마에서는 ‘남극탐험 40주년’ 특별 토크가 열린다. 세계 6번째로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에 오른 허욱 대장과, 아시아 최초로 남극대륙 단독 횡단을 이룬 김영미 대장이 무대에 올라 지난 40년 탐험의 역사를 되짚는다. 영화 <애프터 안타티카> 상영 후 진행되는 이 대화는 남극이 남긴 교훈과 삶의 지혜,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생생히 전한다.
영화제는 이 외에도 에베레스트 여성 초등 50주년 기념 ‘다베이 준코, 그녀가 남긴 길’, 폴란드 고산등반의 역사를 조명하는 ‘반다 루트키에비츠 추모 토크’, 한국 첫 코리아 루트 개척자 강연룡의 삶을 다룬 북 토크, 라인홀트 메스너와 한국 등반가들이 함께하는 ‘글로컬 알피니즘 포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화제 관계자는 “‘자연에서 이야기하다’는 영화가 던지는 질문을 현실과 연결하며 관객 스스로 깊이 있는 성찰을 하도록 돕는 자리”라며, “젊은 세대의 도전에서부터 원로 탐험가들의 경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자연과 인간을 잇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