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참치(tuna·thunnos·튜나)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매우 빨리 움직이다’‘날아가다’라는 뜻을 지닌 ‘투노(thuno·thuo)’에서 나왔다고 한다.
잡으려던 물고기가 재빨리 사라져 버리는 모습에서 유래했다는데. 고대 그리스의 시인 오피아누스는 “물고기들 중에서 튀어오르는데 있어서,그리고 스피드에서 단연 최고”라고 참치를 묘사하기도 했다.
실제 참치는 최고 속도가 시속 64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빠른 생선이다.
뿐만 아니라 이동거리도 옛 그리스 어부가 활동했을 지중해에서부터 대서양의 멕시코만까지 헤엄쳐 갈 정도로 넓다.
하지만 비록 고대 그리스에선 참치가 인기 메뉴였다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이 잡기힘든 물고기가 꼭 맛으로도 인기있는 생선은 아니었던 듯 하다.
이는 오늘날 참치요리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일본에서도 적용되는 얘기다.
과거 세련된 일본 귀족들은 담백한 흰살 생선인 도미와 잉어를 살도 붉은데다가 기름기도 많은 참치보다 좋아했다고 한다.
‘붉은’생선은 맛이 너무 강하고 비린내가 난다고 해서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까지만 해도 입맛이 까다로운 미식가들의 주의를 끌지 못했다.
참치회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1930년대 참치가 아주 많이 잡혔을 때 도쿄의 한 노점에서 생선회를 팔던 요리사가 참치 몇조각을 간장에 절여서 ‘니기리회’라는 이름으로 팔면서 부터라고 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일본인들이 참치잡이에 나선 것은 1950년대 이후였다.
국내 식량수요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통조림 회사에 참치를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대량으로 어획에 나선 것이다.
곧이어 여기에 역사적 우연도 참치소비를 부추겼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미국과 캐나다에선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과 노바스코샤 근처에서 500㎏이 나가는 거대한 대서양 참다랑어(참치)를 스포츠 낚시로 엄청나게 잡아댔다.
하지만 이렇게 잡은 참치 대부분은 먹기는 커녕 그대로 동네 쓰래기장을 버려지곤 했다.
때마침 일본에서 전자제품 등 소비재를 가득 채우고 미국공항에 도착했던 화물기들이 텅빈채로 일본으로 돌아가기 난감하던 차에 비행기는 헐값에 스포츠 낚시군들로부터 사들이 참치를 가득 채워 돌아가게 됐다.
몇년이 지나지 않아 일본은 참치중에서도 참다랑어를 으뜸으로 치게됐고, 이같은 목적인 숭배현상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서구인들도 참치에 입맛을 들였다고 한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일식에서 참치가 인기가 있었을 줄 알았는데 그런 생각이 편견에 불과했다는 점을 알게된 것이 이채로와 폴 그린버그의 책 『포 피시』의 일부분을 소개해봤다.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중 상당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과거를 지니고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