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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명물 모싯잎송편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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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생 풀인 모시는 주로 섬유재료로 쓰였으나, 우리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모시 잎을 이용 해 일반 송편보다 2~3배 큰 송편으로 만들어 먹었다는 구전이 전해지고 있다. ‘동국세기’에 의하면 “모싯잎송편은 옛날 농가에서 중화절에 노비들의 수고를 위로해 주기 위해 빚어 먹었다”는 유래가 전하고 있으며, ‘노비송편’, ‘머슴송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송편은 우리나라의 추석 대표적인 명절음식이다. 도작을 위주로 하는 남한지역의 대표적인 추석 명절음식으로 송편을 빚고 있으며, 맥작을 위주로 하는 이북지역에서는 단오에 만두를 빚어 먹었다. 송편의 형태는 나락을 닮았으며, 강강술래와 더불어 원형지향의 기하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외피와 고물로 이루어져 있고 알곡의 속이 꽉 차기를 기대하는 주술음식이다. 호남지역의 전통적인 송편은 현재 영광모싯잎송편처럼 컸지만, 다른 지역은 작게 만들어졌다. 모시는 전국적으로 자생하지만, 특히 일제강점기에 모시길쌈을 위해 영광은 대표적인 모시재배단지로 조성됐다. 이같이 모시가 다량 재배됨으로 해서 모시 잎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모시 잎은 향신과 색감, 그리고 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송편이 일반화 되었다. 중국에서도 저엽판(苧葉粄), 저엽과(苧葉餜)라 하여 모시 잎을 이용하여 떡을 해먹었으며, 본초 강목에 의하면 모시 뿌리와 쌀가루를 섞어 떡을 만들어 구휼식으로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本草> 取苧根和米粉 爲餠禦饑 味甘美. 1965년을 분기점으로 한국의 농촌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나, 80년대 후반까지도 영광의 인구는 10만을 상회했다. 당시 시외버스정류소에서 영광-광주간 직행버스가 10여분 간격으로 운행하면서 여객들을 대상으로 버스정류소 인근에서 모싯잎송편을 판매하는 길거리 판매가 이루어졌으나 10여 년 전부터 현격한 인구감소 인해 유동인구와 교통량이 감소하면서 가판을 사라지고 떡가게를 열기 시작했다. 처음 도동리 매일시장 인근에서 송현떡집과 남천리 서울떡집이 모싯잎송편의 선두로 생산을 시작해 그 맛과 품질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없어서 못 팔정도로 발전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업체들이 2000년대 중반기에 들면서 모싯잎송편 가게를 하나 둘씩 차리기 시작해 현재 100여개를 육박하는 업체가 성업 중이며 평균 한 달에 1곳 정도 늘어나는 추세다.
모시 잎이 나오고 뒷면이 하얗게 털이 무성해지면 따서 삶아 떡을 만들어 먹는다. 쑥보다도 짙고 맛있는 향을 가진 모시 떡 말이다. 잘 자란 모시 대 속껍질을 벗겨서 모시를 삼았다. 눈부시게 희고 가는 모시베와 적삼에서 잔잔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모시 잎과 그 뿌리는 약용으로 많이 쓰였다. 하혈 · 충독 · 이뇨 · 통경 · 해독 · 지혈제 역할을 했다. 요즘은 당뇨병 치료제로도 많이 쓰인다고 알려졌다. 풀잎과 뿌리의 향으로 해충을 쫓을 뿐만 아니라 독을 해독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모시 잎은 식이섬유와 엽록소가 풍부하고, 루틴과 프라보노이드 성분의 항산화 활성화 작용이 쑥의 6배에 이른다.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칼슘은 우유의 48배나 들어있어 영양성분 보충 및 항체능력 향상과 소화기능 촉진에서 특별한 효과가 나타난다. 의학적으로도 토사나 지혈, 신경통, 감기, 식용부진, 간염과 습진 등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었다. 특히 항암성분이 있다고 하여 현대 의학에서 연구 중인데 '항신장암제'로 그 효용이 입증되고 있다고 한다. 이 처럼 모시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자연을 살리면서 자연이 주는 선물을 함께하면서 우리 몸을 살리는 길을 터득하면 건강한 인생을 지낼 수 있다.
모싯잎송편에 들어가는 재료 중 53% 이상을 쌀이 차지하는데, 영광군에서 연간 생산되는 쌀 생산량(51,825톤)의 2.3%인 약 1,200톤이 떡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영광에서 생산되는 간척지 쌀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명품으로서 농협이 가공판매하고 있어 그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 그리고 모시 떡의 필수품인 모시 잎 생산을 위한 모시 재배도 날로 확대되고 있다. 모시재배 면적이 50ha로 증가하면서 유휴농지를 모시 재배지로 활용하면서 생산성이 확대되고 있다. 모싯잎송편 생산업체수는 약 100여개를 헤아린다. 등록된 업체 수는 87개이나 미등록 업소들을 포함하면 100여개가 넘는다는 계산이다. 현재 이들 업체의 상시 종업원 수는 약 5명으로 500여명이 떡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모싯잎송편의 95%가 택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배달되면서 영광지역 택배 업체들이 모싯잎송편으로 인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모싯잎송편의 포장재 공장들도 영광에서 가동되면서 연관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군은 영광을 방문한 관광객들과 외지인들이 돌아가면서 모싯잎송편을 최소 한 상자 이상 사들고 가도록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관 및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홍보대사를 맡도록 주선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개최하는 행 및 축제와 연계된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같은 모시 떡 산업은 인구유입과 세수증대에도 큰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주민들의 소득기반과 고용여건이 개선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난 출향민들을 비롯하여 타 지역 주민들이 유입되어 자연적 인구감소를 둔화시키고 있다. 또한 생산업체가 증가하고 개별업체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소득세와 재산세 납부액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파급효과 차원에서도 지역홍보에 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원전과 연계된 부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친환경 명품 모싯잎송편의 본 고장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영광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군은 앞으로 모시를 테마로 하는 지역축제를 구상하고 있어 그 내용에 기대가 된다.
영광은 여름에는 모시베를 생산하고, 겨울에는 무명베를 생산하는 전통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모시길쌈을 위해 영광에 모시단지가 조성되었으며, 5월부터 9월까지는 모시 재배와 모시베 짜기로 일손이 바쁘게 돌아갔다는 구전이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모시가 다량 재배되면서 모시 잎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다른 용도로 이용하게 된 것이 모싯잎송편이다. 결국 베를 짜기 위해 모시 재배를 권장하고 생산해, 그 줄기로는 모시베를 생산하고 그 잎으로는 떡을 만들어 먹는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판단된다. 지난 74년 제6회 남도문화제에서 ‘영광 길쌈놀이’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자료에 의하면, 영광이 길쌈문화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는 실증을 표현하였으며, 영광 길쌈문화의 전통성과 놀이 구성의 예술성이 인정되었다. 이를 근거로 영광모싯잎송편이 재래 전통을 이어온 향토 음식임을 고착할 수 있다. 영광에서의 모싯잎송편은 지역 간식 문화의 전통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큰 크기의 모시송편은 다른 지역에 없는 영광의 떡 문화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부터 크고 투박한 떡 모양을 보고 ‘머슴송편’이라고 불렀으며, 머슴송편은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힘든 농사일을 거든히 해치우는 저력을 담고 있다. 또한 모싯잎송편은 여름철 제사와 8월 추석 차례 상에는 작은 크기로 만들어 흰 송편과 함께 제사상에 올려 선조들에게 바쳤다. 이는 추석 음식으로 일반화된 다른 지역 송편과 구별되는 모싯잎송편의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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