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을 보는 즐거움은 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수령이 얼마되지 않은 나무는 그에 상관없이 모양이 비슷하다.
아마도 나무 속이 꽉 차 있어서일 게다.
하지만 고목은 속살이 온전치 못하다.
게다가 그 모양도 기형적이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에서 일지 모른다.
나무를 비롯한 살아있는 생물은 외부환경에 적응하며 살기도 하고,
때로는 저항하기도 한다.
상처난 나무는 자연치유과정을 거친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모습이 기형적으로 변하지 않았나 싶다.사람 피부에 난 종기 등이 치료되면 그 흔적이 남듯.
오늘은 창경궁의 많은 고목 중 춘당지 앞 쉼터의 자판기 옆에 있는 느티나무다.
그동안 수 차례 이곳에 와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곤 했던 쉼터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저 건성으로 봤던 이 느티나무가 이상한 모습으로 보였다.
보는 각도를 달리하니 서로 다른 표정으로 보였다.
정면에서 보면 공룡머리로,살짝 우측에서 보니 사람 얼굴로,속살이 썩어 동그랗게 패인 모습은 나무늘보 머리로.
소나무나 회화나무처럼 장수하는 수종의 하나인 느티나무는 왠만한 시골 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어떤 마을은 솟대와 함께 서낭당 근처에 있기도 한데,대부분은 홀로 서있는 경우가 많다.
나의 시골 마을 입구에도 거대한 느티나무가 있는데,이곳 주변은 초등시절 어린이의 놀이터였다.
마을이 먼저 있었는지 느티나무가 그 이전부터 자라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 나무는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거다.
느티나무는 '장수'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나보다.
느티나무의 꽃말은 장수,운명,봉사이다.
ㅡ참고ㅡ
■느티나무 사진은 서울시 창경궁에서.


















첫댓글 저러한 작품을 만든 아픔은 아마도 클껴 글치유?? ^♡^
네ㅎ
치열한 삶의 흔적이겠지요ㅎ
날 흐립니다.
초가을분위기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