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 25여간 검찰 수사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 글을 쓰는 것은 정치적 의도나, 주위의 이목을 끌기위한 의도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밝혀 둡니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검찰개혁은 거스릴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국사태, 청와대 선거개입 수사 등 등 여타의 사건, 그리고 제가 6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저의 인생 절반을 몸담아 왔던 검찰조직에서의 경험 등을 토대로 가능하면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글을 쓰고자 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님
저는 그 사람과(나이가 저와 같거나 비슷하므로 동등한 자연인으로써 극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잠시 같은 방에서 근무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제가 아는 바로는 검사 생활을 하다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정확한 명칭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에서 변호사 생활을 한 뒤 검사로 재임관이 된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술자리에서(기억으로 그 사람은 일본식 사께를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자주 '변호사 시절 밤 늦은 시간에 특수부 검사실에 들렀는데(아마 무슨 사건 변호를 위해 들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밤 늦은 시간까지 수사를 하는 것을 보고 검사 생활이 그리워 검사 재임용 신청을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 사람은 나름 특수수사를 오래하여 특수통 검사라는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었고, 평소 주위 후배 검사들을 몰고 다니며 술 마시는 것을 좋아했으므로 주위 후배 검사들이 그 사람을 따르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특수부 검사생활을 하면서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특권의식에 사로 잡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일례로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2002년 월드컵 경기를 상암경기장에서 회당 500~1000만원씩 하는 vip관람석에서 관람을 하였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곤 하였습니다.
대검찰청인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인지 특수검사실에서는 자신이 책상에 2대의 컴퓨터를 놓고 사용하였는데, 일선청으로 발령을 받아 배정 받은 방에는 1대의 컴퓨터만 설치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당시에는 모든 일선청 검사들이 책상에 1대의 컴퓨터만 설치되어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관리하던 전산실 직원(김상*)을 불러 책상에 컴퓨터 1대를 더 설치하여 줄 것을 지시하였지만 전산실 직원이 '규정상 1대의 컴퓨터만 설치하게 되어있다'고 말을 하자 그 직원 등 뒤에 대고 화를 버럭 내면서 '통신직 직원 이새끼들 말야 ....'라고 하면서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저는 그 사람이 대형 특수사건을 수사해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특권의식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따라서 규정을 무시하고 자신은 특별한 대우를 받아도 정당한 것처럼, 또 그렇게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그릇 된 가치관이 형성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욱 더 큰 문제인 것은 주위에서 그러한 것들을 꼬집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고, 따라서 당사자 본인도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알지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그 사람을 폄훼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님을 재차 강조합니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다소 이율배반이긴 하지만 그 사람은 격이 없고 좋은 사람입니다.
제 자신도 잘 못된 행동을 하면서도 잘 못된 행동임을 알지 못합니다. 심지어는 매우 정의로운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잘 못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것은 사람이 100% 객관적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국 일가족 주사 및 청와대 선거개입 수사 등 작금의 수사 진행상황과 관련하여 오랫 동안 검찰에서 수사업무를 를 직접 담당하였던 사람으로서 가능하면 글을 쓰는 중간 중간에 객관성을 검토해 가면서 한마다 하겠습니다.
수사의 경제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송의 경제라는 말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가 될 수 있을 지 몰라도 100원을 훔친 절도범을 검거하기 위해 검사와 수사관 100명을 투입하여 100일동안 잠복 수사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또한 1,000원의 채권 회수를 위해 500만원을 들여 민사소송을 제기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조국 일가족 수사는 수 십명의 검사와 수 십명의 수사관 등이 다른 일을 하나도 하지 않고 약 100회에 이르는 압수수색을 하는 등으로 수사력을 낭비하였습니다.
민생과 직결된 일반 고소사건 특히 경제사범의 경우 80%이상이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이 되고 있는데, 저의 경험으로 봐서는 그 중에 절반 이상이 수사미진의 결과입니다. 즉, 충분한 수사력을 동원하여 추적한다면 서민을 울리는 경제사범들을 엄단할 수 있고, 그 결과는 민생을 해치는 경제범죄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범죄예방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선에서 한 명의 검사가 수사관 1~2명과 여직원 1명을 데리고 1개월에 200건 이상의 사건을 수사하고 처리합니다.(그 200건은 단순 음주운전, 고통사고 사건 등은 제외된 비중있는 사건들 기준입니다.)
제 경험으로 봐서는 그 일을 빈틈 없이 처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검찰청 직원들이 퇴근도 하지 않고 24시간 근무를 해도 벅찬 일의 분량이고, 따라서 모든 사건은 시간에 쫒겨 대충 마무리가 되먼서, 결국 범행을 부인하는 악질적인 피의자에 대하여는 혐의입증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게 되고, 오히려 범행을 인정하는 선량한 피의자들에 대하여만 기소가 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현직에 있을 때 부터 '검찰이 감당도 하지 못할 수사권을 쥐고 있으면서 국민들로부터 욕만 먹고 있으니 서둘러 수사권의 일부를 경찰에 떼 주어야 한다'라고 주장을 하였던 사람입니다.
조국 일가족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 된 결과물을 보면 어떻습니까.
다른 사건과 비교해 보았을 때 과연 그 수사가 수사의 경제성을 고려한 수사였다고 생각하십니까?
100원을 훔친 절도범을 검거하기 위해 100명의 수사관을 100일 동안 시간 잠복시키는 어리석은 일을 한 것 아닙니까?
특수수사의 폐단은 확보된 정보에 따라 결론을 내 놓고 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즉, 모든 수사의 방향은 그 결과물을 향해 일로매진하게 되고, 설령 수사 진행중에 결과물에 방해가 되는 증거가 나타나면 무시하고 지나쳐 버리는 것이 특수수사 및 인지수사의 병폐입니다. 퇴로를 차단하고 오직 목표물만 보고 가는 것이 특수수사 및 인지 수사입니다. 특수수사를 오래한 수사관은 일반 형사사건을 수사함에 있어서도 그 특성이 나타나 자칫 억울한 피해자를 발생시키기도 하며, 인지수사가 무죄율이 높게 나오는 경우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입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그 사람이 수사의 경제를 모를까요?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수사의 경제를 모를리 없는 그 사람이 누가 보더라도 비경제적인 수사를 하는 것일까요?
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에서 비롯된 것이고, 거기에 그 사람이 특수통 검사에서 몸에 밴 잘 못된 습성과, 그 사람의 직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 등의 권한 중에서 수사권을 제한하거나 제외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 권력의 핵심, 아니 검사 권력의 핵심은 수사권입니다. 즉, 수사권이 있기때문에 언제든지 경찰을 수사지휘할 수 있고, 경찰이 수사중인 사건도 언제든지 수사를 중지시키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도록 지휘할 권한이 있는 것입니다.
제가 겪어본 그 사람은 어떤 정치적 의도에서 작금의 일을 벌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상당 수의 일반 검사들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그 사람이 검찰총장 재임시에 검찰 개혁이 되어 버린다면 그 사람으로서는 치욕이고, 자신을 믿고 추종하는 검사들에 대한 배신이라는 생각에서 검찰 개혁을 막아야 할 입장에 있는 것이고, 따라서 그 사람으로서는 개혁을 거스릴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개혁에 그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일로 인하여 빚어진 국론의 분열로 인한 국력의 손실,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 등을 생각한다면 제가 보기에는 그 사람은 국가에 대하여 죄를 짓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입니다. 그에 편승하여 그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여러 정치세력들 역시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사람이 스스로가 그 것을 알지 못하고 있고, 매우 정당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수는 그 사람을 칭찬하고, 진보는 그 사람을 질타하고..... 국민들 역시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려 하지않고 오직 자신이 추종하는 정치색에 따라 부화뇌동 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제가 지켜본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하여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정치색에 좆아 부화뇌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라도 검찰이 스스로 개혁에 동참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내려 놓고, 오히려 앞으로 비대해져 갈 경찰의 권한을 효율적으로 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을 제도적으로 강구하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민이 존재하므로 검찰이라는 조직이 존재하는 것이고, 검찰(검사)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부여 받은 것이므로 그 권한은 결국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견제장치가 없는 권력은 남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 것이고, 따라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민주국가의 근간입니다.
국가 기관간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충실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한 걸음 더 앞을 보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우리 모두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가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세력에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초저녁에 잠이들어 이른 아침에 일어나 두서 없이, 준비도 없이 주절 주절 적었습니다.
오타자 문맥에 문제가 많은 것은 제가 준비없이 갑자기 졸리운 눈을 비비면서 적은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이제 새벽 쪽 잠을 청하고, 운동다녀 온 다음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