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기현 사진집 중에서)
대자연의 서사시 “김기현의 ON通풍경”
(글 : 사진평론가 장한기)
수은주가 연일 섭씨 35~6도를 오르내리는 폭서기에 잠시나마 찜통더위를 잊게 해줄 빅사이즈의 대규모 사진전이 인천 서구 청라지구 인근에 소재한 “인천국제성모병원 K-ART Media Gallery”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 갤러리는 최근에 개관한 대형 갤러리로서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개성 있게 배치하여 전시할 수 있게 배려한 부분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이 전시장의 내부구성은 사방 20여 미터의 넓은 벽면과 작가의 창의력을 발휘한 소품을 함께 배열하여 관람자들이 쉽게 감상할 수 있게 하였으며, 전시장 중앙에 마련된 소품 전시박스와,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시청각 모니터를 전시장 중앙 곳곳에 배치하여 동영상으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
작가가 심혈을 기우려 제작한 작품이 관조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요건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원본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의 역할은 지대하다. 전시작품의 성패는 역시 그 첫째가 해당 작품에 대한 질적 수준이나, 작가의 인지도가 큰 영향을 끼치지만, 작품의 희소성이나 창작의도가 어디에 있느냐도 매우 중요한 포인가 된다.
또한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의 인지도나 지리적 환경도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그 다음은 전시규모나 전시장환경, 작품디스플레이 등이 가져다주는 간접효과로서, 관람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요인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김기현 사진전 “ON通 풍경”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오지의 비경을 어렵게 촬영한 작품으로서, 주로 빛이 부드러운 시간대를 놓치지 않고 촬영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의 특징은 고해상도의 중형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여러장을 이어붙인, 길이 8미터에 폭2.3미터의 대형작품으로 재구성하여 스펙터클한 이미지를 선보인 작품이 관람자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머물게 하였으며, 작품을 소재별로 구분하여 시리즈로 엮은 것도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게 하였다.
김기현 작가의 작품은 규모면이나 작품성 면에서도 최고, 최대를 지향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으며, 모든 작품에서 작가의 정성과 심혼이 깃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국내 작가로는 보기 드물게 대형작품에 도전하여 성공적인 전시를 추진한 배경에는 작가가 사진전문 제작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도 큰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사진전문 제작업체인 두진아트 대표이자,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3번의 개인전과 10여회의 단체전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이번 전시와 함께 “ON通풍경” 사진집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