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극선사님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달마도를 검색하다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수기를 읽으면서다,
사내커플로 만난 남편과 나는 주위 친구들은 뭐가 그렇게 급하냐며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하지 않냐며 걱정 아닌 걱정을 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가 내 남자다 라는 확신이 들어
9개월이라는 짧은 연애기간을 거쳐 현재 신혼 6개월 차다,
남들이 생각하는 신혼의 달콤함은 오간데 없고
남편은 무기력함과 체력저하로 병원까지 찾아갔지만
이렇다 할 병명이 없었고
남편은 초췌할 만치 야위어갔다.
친정엄마가 챙겨주는 기력 회복에 좋다는 보약과
음식들도 소용이 없었다.
주중엔 회사 출근도 겨우 하는 남편이기에 취미나 여가활동은 꿈도 못 꿨다.
연애할 때부터 한 번도 빠진 적 없던 교회 친목모임 참석조차도 힘이 붙여했고
남편 없이 혼자 참석하니 여기저기서 남편의 안부를 묻는 신도들의 염려도
언제부터인가 불편해지기 시작해 나도 불참하는 날이 많이 졌다.
웃는 날 보다 근심이 많았던 날들로
채워진 나의 신혼생활이었고 그런 어느 날 밤 생생하게 그려지는 꿈
똑같은 꿈을 몇 번을 꾸면서 나 역시도 잠을 자는 게 두려워졌다.
그날 밤에도 남편의 끙끙 앓는 소리를 들으며 선잠이 들었던 것 같다.
꿈에 본 마을은 내가 살았던 듯 낯설지 않았고
그 마을 입구에 우물이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이었고
인적 없는 동네 골목 안에서 내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원래 내가 살았던 듯 익숙하게 우물 쪽으로 걸어가
꽤나 깊은 우물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나의 모습
깊었지만 물이 많지 않은 우물 안에는
일그러지고 부풀어 미라 같은 여자의 시체가
둥둥 떠 있었는데
꿈속에서의 나는
그 여자 시체를 보며
두려워하기보다는 안심하는 듯 했다.
꿈속에서의 나의 상황을 그대로 지켜보고 있는 현실의
나는 두려움에 벌떡 일어났다.
똑 같은 꿈을 자주 꾸면서
어쩌면 나의 이 꿈과 남편의 알 수 없는 병색이
연관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도 남편은 아침밥도 마다하고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혼자 늦은 아침을 먹고 핸드폰으로 꿈 해몽 블로그 검색을 하다
눈에 띤 氣 달마도 블로그
여러 사람들의 체험수기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마치 내가 그 수기의 주인공이나 된 듯 한 느낌이라고 할까.
본능적으로 블로그에 적힌 전화번호를 눌렀고 서너번의 짧은 신호음 뒤에
무극선사님과 통화를 하면서 혹시 달마도를 한 장 그려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았다.
선사님께서는 달마도 한 장 그려 주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어떤 사연이 있는지 대충이라도 알아야 달마도를 주던
기도를 하던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다.
선사님과 긴 통화로 나의 꿈 이야기와 남편의 상황을 말씀을 드렸고
나와 남편의 생년월일을 문자로 보내드리고
남편과 함께 갈 수 있는 날을 잡아 친견 날을 잡았다.
어쩌면 나와 남편에게도 한 줄기 빛이 되어 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심장이 내려앉을 만큼 설레이기도 했지만 사형선고라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두렵기도 했다,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지나고 남편과 대구로 갔고 산새가 좋은 길을
걸어 올라가면서 남편은 몇 번을 쉬었고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듯 했다.
잠시 한 숨 돌리며 돌아보니 예쁘게 꾸며진 작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고
젊은 여성분이 우리를 보며 걸어오면서 합장을 하며 인사를 했다.
그 여성분을 따라 가니 젊은 스님이 앉아 계시는데 그 분이 무극선사님이셨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선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두 분 사연은 며칠 전에 아내분과 통화면서 다 들었고
사주를 보니 두 사람의 인연은 전생에서부터 이어져왔던데
비록 남편분이 병살에 시달려서 그렇지
부부의 연은 좋습니다. “
그리고 다시 하시는 말씀이“ 아내분이 자주 꾸신다는 그 꿈은
전생의 삶의 한 부분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단지 꿈이다보니 악몽이라고만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전생의 내 업을 지금 현생에서라도 참회하고 업장을 소멸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전생에서부터 이어진 인연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 인연이 기구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기 죄송스럽지만 지금의 남편 분은 전생에 친구의 남편이었고
친구의 남편과 남몰래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은 인간으로서는 감히 저지를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데 친구를 살해하고 그걸 음폐하기 위해 동네주민들이 사용하지 않은
폐 우물에 유기하여 된 겁니다.
같은 꿈을 자주 반복해서 꾸는 것은 그 악업을 어떤 식으로든 풀어내주고
전생의 업이었지만 현생에까지 그 영향을 받고 있으니
죽은 이의 해원천도재를 지내주면 더 없이 좋고
그 후에 변화된 삶의 영향에 따라 달마도를 갖추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 라고 하셨다.
남편과 나는 생각지도 못한 천도재 이야기에 당황스러웠다,
더욱이 남편과 나는 교인이다 보니 더더욱 어찌 할 바를 몰라 얼굴만 마주보고 있으니
선사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천도재는 어떤 종교적인 의식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전생의 두 사람의 인연으로 억울하게 죽어 그 억울함을
헤아려달라는 육체를 잃은 영혼이
새 몸을 받아 내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다못해 우리는 불우이웃돕기를 합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현재의 불우한 이웃이라 돕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이 상황은 전생에 일이라 현 생을 사는 우리들은 모르고 살지만
전생의 악업으로 억울해하는 망자가 오도가도 못하는데
당연히 도와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우리가 앉고 서고 눕고 하다못해 물 한 모금 마시는 것까지 업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덜 종교스럽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먼 길 오실 때는
그만큼 간절했을테니 한 번 믿어보세요, “
선사님의 말씀이 맞았다.
먼 길 마다하고 올 만큼 간절했고 두렵기도 했었기에
한 참을 생각하다 천도재 지낼 날짜를 정했다.
선사님께서는 너무 거창하지 않게 간략하게 지낼 것이라고 하셨다,
천도재를 지내기로 결정하고
돌아온 날 밤에도 나는 같은 꿈을 꿨고
항상 그러하듯 똑같은 장면에서 꿈을 깼다,
선사님의 말씀을 듣고 같은 꿈을 꾸니
더욱 천도재 날짜가 기다려졌다.
그만큼 이 꿈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남편이 다시 활력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었다,
천도재날 다시 찾은 성련사
여러 스님들께서 재를 지낼 준비에 분주하셨다.
2시간 정도 재를 지냈고 다시 선사님과 마주 앉았다,
선사님께서 “재를 지내는 동안 전생에 악업에 대해 참회하고
업장소멸을 위한 진언을 읊으며 혼백을 달래 잘 천도했으니
이제 반복되는 꿈은 없을 것입니다,
남편분께서 기력을 회복 할 수 있도록 방편을 해 드리겠습니다.
블로그에서 보신 달마도의 효력을 발휘 할 때입니다,“
달마도는 좋은 날 잡아서 그려
법당에 안장해서 기도의 기운을 담아
택배로 보내주신다고 돌아가서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일상 중에 문득 오늘이 생각나거나
그 꿈이 생각나면 오늘 읊으신 진언 중에 생각나는걸
읊어보라고 하셨다,
딱 그 날부터였다,
정말 거짓말처럼 반복되던 꿈이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꿈에 대한 생각은 사라졌다,
나의 불안과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남편은 여전히 초췌했다,
3주쯤 지났을 때쯤 선사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보살님 이제 꿈 안꾸지요? ”라는 첫 마디에
나는 너무도 반가워 “네 선사님 신기하게도 그 날 이후
그 꿈을 안 꾸네요, 사실 남편이 아픈 것도 걱정이었지만
남의 암보다 내 손톱 밑에 가시가 더 아픈 것처럼 그 악몽이 더 두려웠는데
거짓말처럼 그날 이후 꿈을 안 꿔요,“ 라고 했더니
선사님께서는 달마도가 잘 그려져서 법당에서 21일간의 기도를 마치고
오늘 택배로 발송했으니 내일 쯤 도착 한다는 말씀과 함께
동봉해서 보낸 금강경이라는 작은 책이 하나 있으니 하루에 30분만 투자를 해서
달마도 앞에 앉아 읽으면 큰 변화가 있을거라고 하셨다.
다음날 도착한 달마도를 개봉하니 검은 바탕에 그려진 황금색의 달마도 족자
그리고 선사님께서 말씀하신 금강경이라는 손바닥 만 한 책 한권
사실 교인이다 보니 달마도를 집안에 걸어 놓는다는걸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선사님께서 말씀하신데로 종교적 의미보다 집안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고 생각하고
달마도를 침실에 걸어두고 앞에 작은 탁자를 놔서 남편이 금강경을 편히 읽을 수 있게 했다,
달마도를 걸어 둔 다음날 남편이 어젯밤에 신기한 꿈을 꿨다고 이야길 했다,
남편의 꿈은 그 자리에 언제나처럼 걸려있었던 듯한 달마도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달마대사가
주장자를 한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호리병이 들고 나와
방으로 들어선 남편에게 그 호리병을 내주시며
“자네 이 병에 든 물을 다 마시게. 그럼 나는 전해 줄 건 다 전했으니
왔던 곳으로 돌아가네!“ 하시며 다시 달마도 속으로 빨려드려가듯 사라졌단다,
나는 그 순간 짠 하는 뭔가가 느껴졌다,
‘아~선사님께서 말씀하신 큰 변화가 시작되려나 보다
이제 남편이 건강을 회복하는 것도 머지않았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선사님께서 말씀하신게 다 맞아들어갔다,
천도재를 지내고 물에 빠져 죽은 여자의 시신이 나오는 꿈도 사라졌고
달마도를 들인 날 남편이 꾼 황금빛이 나는 달마대사가 남편에게 건 낸 호리병도
다 맞아들어갔다.
한달 두달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은 결혼 후 6개월 동안 빠진 살이
다시 붙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고
회사 생활은 물론 주말이면 캠핑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결혼 1주년
1주년 파티는 회사에 월차까지 내어
3박4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그 후 나와 남편은 지금 우리가 사는 모든 순간에
감사함을 표현하고 나누고 있다,
내가 마시는 물 한 모금 쌀 한 톨에도 누군가의 노력과 수고가
있음을 잊지 말라는 선사님의 말씀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가끔 선사님께서 보내주시는 인문학 문자를 받으면서
꼭 불교의 종교적인 개념을 주입하시는게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인간답게 사는 법을 알려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