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과 자연환경을 이용한 노인 케어 2
치매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약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 그리고 어린이
반려동물이 고령자와 치매 환자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아니다. 2011년 뷰터너(Buettner L.L)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반려동물 매개치료가 치매환자의 우울감을 감소시키고 인지기능과 사회성 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치매환자가 처한 환경에서 실제 반려동물을 기를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런 치료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일까?
1991년 미국 뉴욕주의 뉴베를린에 위치한 ‘체이스 메모리얼 요양원’에 새로 부임한 의사 빌 토마스는 새로운 실험을 하게 된다. 그는 무료함, 외로움, 무력함을 요양원의 세 가지 ‘역병’으로 정의하고 이를 없애기 위해 요양원에 새로운 생명체인 동물과 식물, 어린이를 들이기 시작했다.
각 방에 식물을 심고 개 2마리, 고양이 4마리, 잉꼬 새 100마리를 요양원에 들여놓는 실험적 시도와 근처의 학교와 연계하여 방과후 교실을 열어 지역주민과 아이들이 요양원의 정원에서 뛰어놀도록 개방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그 결과 요양원에 거주중인 고령환자들에게서 변화가 일어났다. 스스로 직접 식물을 심거나 강아지와 산책하고 새에게 모이를 주는 활동을 통해 삶에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되었고, 메모리얼 요양원의 고령환자들의 복용약 처방비율이 다른 요양원 환자들에 비해 50% 이상 줄어 들었으며 사망률 또한 15%나 감소하는 경이로운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빌 토마스는 1994년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미국을 비롯한 15개국의 요양원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었으며, 2005년 미국 로버트우든 존슨 재단의 지원을 받아 미국 내 요양원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미국 뉴욕주 요양원의 한 젊은 의사가 시도한 새로운 도전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요양원의 환경과 현실은 과연 어떠한지 되돌아보게 된다.
정상원 / 어르신학교 데이케어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