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8년 봄.
택시 시작한지 얼마 안된 무렵.
제가 즐겨찾던 어느 대리카페에서
횡설수설하며 썼던 글입니다.
그러고 보니.
운전으로 먹고사는 직업이라는게 꽤나 다양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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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 차가 꼬였다.
보다못한 내가 차에서 내려 한마디 했다.
아저씨. 전진말고 후진기어를 너야죠...
한쪽만 빠지면 다 풀리겠구만..
군소리 없이 뒤로 빠지더니.
말끔하게 해결이된다.
내인상이 드럽거나
팔뚝에 문신이 있는것도 아니다.
단지 택시 운짱이니깐.
운전으로 먹고사는 놈이니깐.
그이유 하나만으로 도로위에서 공신력이 생긴거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운전으로 먹고사는 짓이 내 첫 직업이었다.
흙수저로 태어나.
전두환의 과외금지 조치로.
내가 학업을 마칠 수 있는 유일한 고소득 알바가 운전이었던거지...
1. 매일 울산을 가다.
80년대중반.
양재에서 전세버스를 타면 전원이 취침모드.
울산의 어느 민박집에 도착하면 알아서 아무빈방으로 들어간다.
아침에 일어나 이모가 주는 칫솔로 양치를 하고 밥을 먹고나면 팀장이 탁송의뢰서와 차키를 준다.
고대로 주인한테 새차를 갖다주는건데.
방학때 매일 이짓을 하면.
한학기 등록금과 생활비가 나왔다.
2. 삼정호텔에서 다찌들과 놀다.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
삼정호텔 주차실장인데 양복입고 경광봉을들고 주차장관리를 하는 팀장이다.
무전으로 "나라시" 그러면.
쫄따구가 자가용차 한대를 로비에 대는데.
일명 자가용 영업이다.
이사람들은 주차장관리는 꽁짜로 해주고.
나라시로 먹고사는 깡패들인거지..
암튼.
삼정호텔이 쪽빠리들 많이 오는 호텔인지라.
아가씨 한명씩 사가지고 2박3일 경주로 쎅스관광을 갔다오곤 하는데. 프린스 한대 내주면 그거몰고 2박3일 동안 쪽발이들 개인기사 하고 돌아오는 일이 내몫이었다.
그일은 수입이 좋고 팁도 많을뿐 아니라.
일없는 다찌들 따먹고 다니는게 더 좋았다.
3. 곡예운전을 하다.
이거야 말로 운전의 꽃이었다.
졸업하기 전에 모은돈으로 중고차 한대를 살수 있었는데. 밤에 홀딱쑈하는 아가씨를 태우고 스케쥴에 맞춰 성인나이트에 데려다 주는거다.
사무실에서 얼마나 스케쥴을 빡빡하게 잡던지.
심지어는 막히는 길을 피하느라 고속도로에서 유턴도 한다. ㅋㅋ 안죽은게 다행이지..
나이트에 차를 대면 언니야는 뛰어 들어가고.
주차하고 무대뒤로 가서 그동안 하나씩 벗은 옷들을 가방에 담는다.
아가씨가 홀딱벗고 쑈를 마치고 내려오면 준비한 가운을 걸쳐주고 다시 뛰고.
나는 곡예운전을 하고.
언냐는 담에 벗기 위해 다시 그 옷을 줏어입고..
결국 사고로 폐차를 하기 전까지 그일을 했었는데.
다시는 운전을 안하리라 다짐했었고.
실제 졸업후 직장을 잡고나서도 한동안 운전을 하지 않았었다.
4. 대리운전을 거쳐 택시운전으로.
대리는 먹고살기 위해 한거였다.
낮에 누군가를 케어해야 했었는데 와이프랑 상의끝에 내가 밤일을 택한거지.
이제 대리도 졸업하고 택시운짱.
지금 소망이 있다면.
개인택시 한대 사서.
낮에만 일하리라..
입금도 없고.
애들한테 돈 들어갈 일도 끝날테니.
신호 딱딱 지키고.
편안한 운전이란게 어떤건지
진수를 보여주리라..
댕기다가 한적한 공원이 보이면.
과감하게 차세우고 원없이 산책도 하리라..
죽을때까지.
그런 택시운짱으로 살으리라..
사람인생 참 재밌다.
첫단추를 운전으로 시작하더니.
마지막 단추를 운전으로 끼우게 된다.
이럴줄 알았으면.
첫 알바를 병원이나 변호사 사무실.
혹은 금은방이나 하다못해 전당포에서라도 할걸 그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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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단추를 운전으로 시작하더니...
쌍크락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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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3 17:32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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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형아 좀 짱인듯.
그래도 탁송하면서 고속버스 짐칸 타고 가지 않은 부르조아구만요
당시에는 체력이 되는지라.
울산 출고 하고나서 인천이나 신갈 출고장에서 한건정도 더하고.
밤에 또 울산 내려가고..
그랬습니다. 당시 수입으론 꽤나 고소득이었죠. ㅋㅋ
근데 사람이 참 간사한 동물이라 개발이하고 나면 맘
바뀔지도 몰라요 법인 상위권이면 개발이하고 벌이 크게 차이안나요ㅋ
물론. 그렇겠지.
내가 개인을 하려는 이유는.
살살 일하구 조금만 벌려고 그러는거야. 가늘고 길게..ㅋㅋ
법인은 이거 회사 좋은일 시켜주는거지 이거 진짜 오래할일은 아닌듯 하다..
2018년 대리카페 이글에다가 웨딩이가 단 댓글은 이거였네. ㅋㅋ
@쌍크락숀 근데 나도 법인시절 왜 450이나 사장주니 죽써서 개준다고 생각햇는데 차떼고 포떼고 택시로는 순수입 600이 최대맥시멈이야 생각보다 경비제하니 수입 별로ㅠㅠ
@웨딩맨.
아. 법인 개인 이야기하다 보니 생각나는거.
지금 구조에서는 같은시간 같은강도의 노동을 할 경우. 어떤 경우이건 개인이 법인보다 더 갖고가게 돼있어.
당연한거지.
근데. 앞으로 법인이 근로시간에 따른 월급제로 바뀔경우. 특이한 저성과자의 경우. 오히려 법인을 하는게 개인을 하는것보다 유리한 구간이 생기게 될거야.
회사가 많이 벌어온 기사의 수익을 떼어서 못벌어 온 기사의 월급을 맞춰주는 식이 되는거지..
법인이니. 그게 맞는거긴 한데.
정액 입금제에 길들여진 기사들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난 그게 궁금해. ㅋㅋ
@쌍크락숀 암튼3단횽은 애정이가서ㅋㅋ 오히러 양수완화 시행되기전에 경력되는게 좋을거야 완전풀리면 매물이 부족해 넘버값 상승되서 안전이최고 살살혀
@웨딩맨. 나두 사실 그게 걱정이긴 한데.
운이지 어쩌겠냐..그나저나 원래 3년이 이렇게 기냐? ㅋㅋㅋ
@쌍크락숀 내 생각나네 진짜 3년 죽을맛ㅋㅋ 난 일년가량을 본업 웨딩일하면서 8시ㅡ3시 주4일 타코질해서 회사같다줫당게 투잡ㅋㅋ 힘들어 디지는줄알엇어ㅋ
@웨딩맨. 뭐????
택시를 투잡으로???
대다나다....ㅋㅋ
@쌍크락숀 웨딩일이 금토일만 바쁘고 월ㅡ목은 한가하거든ㅋㅋ
월16일씩 타코찍어서 경력때문에 회사같다줫당게
진짜 앵벌이엿지 ㅋㅋ 그짓을 8개월 넘게 햇당게ㅋㅋ
열심히들 사시는분들이시네요.
박수 드립니다.^^
기가막힌다.
요즘은 대리카페 활동이 저조하신듯~^^
리셋버튼 눌러서 다시 리부팅 하세요.. 다음 세상에는 이재용 아들의 아들로 태어날 겁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