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김명희
짙푸른 바다와 드넓은 초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 바람에 흔들리는 풀 한 포기, 함초롬히 피어난 한 떨기 꽃이 어우러진 푸른 초원과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드넓은 바닷가에 펼쳐지는 자연의 어우러짐은 장관이었다.
호주는 자연환경 보존을 최우선주의 국가로서 비용이 많이 들어도 자연경관을 하나도 파손하지 않고 조화롭게 오롯이 살려내는 곳이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호주의 멋이요, 세계인의 발길을 이끄는 관광자원이 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말만 들어도 설레던 오페라 하우스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로 일컫는 시드니에 건설된 건축물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오페라 하우스는 그 탄생 과정이 한 편의 드라마였다.
1955년 오스트레일리아는 시드니를 상징할 건축물을 건설하겠다면서 오페라 하우스 건축을 위한 세계적인 공모전을 펼쳤단다. 덴마크 건축가 외른 오베르그 우드손은 당선은 뜻밖의 일이었다.
애초 그의 스케치는 1차 심사도 통과하지 못하고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것이다. 그런데 심사위원인 세계적인 건축가 ‘핀란드의 에로 사리넨’은 아무리 검토하여도 제대로 된 작품이 없자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할 수 없다며 낙선된 작품들을 재검토했다. 이렇게 해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우드손의 작품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우드손의 작품은 하늘과 땅과 바다, 그 어디에서 보아도 완벽한 곡선을 그린다는 평을 받았는데 그는 이 아이디어를 부인이 잘라 준 오렌지 조각에서 얻었다. 그는 오렌지 조각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바로 이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영감을 살린 오페라 하우스 건축은 조개 모양, 뱃머리 모양이 탄생하게 되었다 한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오페라 하우스의 건축비를 1,700만 달러로 예상했는데 그 금액의 3배나 초과한 비용이 들어가자 고심 끝에 복권을 판매하여 충당했다 한다.
조개 모양의 지붕이 타일로 되어있는데, 무려 1백 6만 장이 쓰였다고 한다. 요트의 닻 모양, 조가비 모양, 커팅 된 오렌지 조각 모양 등등의 지붕 모양에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한 오페라 하우스, 하지만 기존 건축물의 평범한 틀을 깬 역동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디자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하는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여 논란이 많았으나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후에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개관 테이프를 커팅했다 하여 명성이 높아졌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명실상부 시드니의 상징으로 등극한 위용으로 거대한 빛을 발하여 관광객의 눈을 부시게 했다. 특히 오페라 하우스 로비는 평소에는 결혼식장으로 대여도 해주고 넓은 광장에 탁자에 꽃 한 송이 꽂으면 멋진 파티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니 따뜻하고 정적인 시드니의 정서가 가슴에 와 닿았다.
여행 내내 바다와 접한 우리 강진의 지리적 요건이 시드니와 겹쳐졌다. 일상에 지친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고 접하게 된 이국, 시드니 풍광, 오페라 하우스에 얽힌 일화들도 그렇다. 이국의 곳곳이 내게 준 멋진 기억들을 바탕으로 내킨 김에 자연이 준 고유의 경관을 최대한 살리면서 우리 강진이 지닌 매력을 100% 발휘할 방안을 스케치해 본다.
꾸준히 남도답사 1번지의 위용을 지키며 최근 인기 관광지로 급부상 중인 우리 강진의 가우도와 마량 미항이 세계 속의 관광도시 강진을 어필한다면 그 결과물은 시드니의 명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 같은 영상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