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놀이 계획을 얼추 세운 기획단 아이들은 참여할 친구들을 모집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포스터를 만들고, 성현동 보물탐험대를 소개하는 영상을 찍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포스터 만들 때 필요한 종이와 펜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다윤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노트북으로 만들면 안 돼요?"라고 물었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반성했습니다.
아이들이 노트북 다루는 것에 미숙할 것이라고, 당연히 종이에 그림을 그려 포스터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는 점이, 아이들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는 점이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이들은 많은 강점과 능력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노트북 앞에 옹기종이 모여 앉아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다윤이는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마우스를 몇 번 움직이더니 멋진 포스터를 뚝딱 만들어냅니다.
이어서 5학년 수빈이, 3학년 수영이도 각자의 개성이 담긴 포스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윤이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수빈이, 수영이가 어려움을 겪을 때면 마법사처럼 해결해 줍니다.
그렇게 멋진 홍보 포스터가 완성되었습니다.
왼쪽은 다윤이가 만든 포스터, 오른쪽은 수영이가 만든 포스터입니다. 잘 만들었죠~?
한쪽에서는 홍보영상을 찍기 위한 대본 작성에 열심입니다.
혜리를 중심으로 규환이와 승빈이가 머리를 굴려가며 무슨 말을 쓰면 좋을지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몇 명 모집하는지가 들어가야 돼"
"어디서 모일지도 알려줘야 되는데..."
"저녁 도시락 챙겨오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빠트리지 마!"
아이들은 완성도 높은 대본을 위해 수차례 읽으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합니다.
드디어 대본 작성을 마치고, 프린트까지 직접 해왔습니다.
아이들은 오늘 처음 회의에 참여한 연후에게 아나운서를 제안합니다.
연후는 어느 부분을 읽으면 좋을지 형 누나들에게 물어보고, 열심히 연습을 시작합니다.
혜리는 평소 말이 적던 수영이에게도 아나운서를 제안합니다.
수영이는 부끄럽다며 거절했지만, 용기를 주는 언니들의 응원에 힘입어 해보기로 합니다.
마무리는 규환이가 하기로 했습니다. 장난꾸러기 규환이는 까불까불 장난을 치다가도 누구보다 진지하게 준비합니다.
아나운서 친구들이 연습하는 동안 승빈이는 카메라가 흔들릴까 봐 걱정되었는지, 직접 삼각대를 빌려왔습니다.
혜리는 아이들이 만든 포스터를 뽑아와 벽에 붙이고, 다윤이가 그린 귀여운 그림도 붙이며 배경을 열심히 꾸몄습니다.
다윤이는 카메라 구도를 잡고, 아이들에게 서있을 위치까지 잡아줍니다.
방송국에 와있는 줄 알았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역할을 나눠 체계적으로 촬영을 준비했습니다.
곧이어 다윤이의 주도 아래 촬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시끌벅적하다가도 '찍는다'라는 말 한마디에 금방 조용해졌습니다.
몇 번의 촬영만에 끝났습니다.
다윤이는 촬영을 마치자마자 휴대폰으로 편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막을 넣기도 하고, 영상마다 소리 크기도 조절하는 모습이 마치 전문가 같았습니다.
10분도 되지 않아 영상이 완성되었습니다.
완성된 영상을 같이 보며 웃기도 하고 칭찬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만족스러워 보였습니다.
오늘의 할 일을 모두 마친 후, 아이들은 피아노도 치고 오목도 하며 놀았습니다.
실습생 동료 선생님, 아이들 할 거 없이 모두 즐겁게 놀았습니다.
서로 영상을 찍어주기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놀았습니다.
회의를 마친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갤러리 속에는 사진과 영상이 가득했습니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앞으로의 회의도 더 즐거웠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앉아서 한두 시간 내내 이야기만 하는 지루한 회의가 아닌,
이야기하는 그 시간조차 즐거운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