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27명 임금의 묘호(廟號) - 조(祖)와 종(宗)의 차이
학창시절 태정태세문단세~~~ 한 번쯤 외워보지 않은 분은 아마도 없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조(祖)와 종(宗)으로 끝나는 임금의 묘호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조선시대 임금이 승하하면 묘호를 쓴 신주를 종묘에 봉안하였습니다. 이때 조정에서는 <유공왈조(有功曰祖) 유덕왈종(有德曰宗)>, 공(功)이 있는 임금을 조(祖)라 하고 덕(德)이 있는 임금을 종(宗)이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대체로 나라를 세운 공이 있거나 반정이나 국난 극복을 통하여 중단되었던 나라의 정통을 다시 세운 임금에게는 조의 묘호를, 왕위를 정통으로 계승한 임금 또는 덕이 출중한 임금에게는 종의 묘호를 추증하였습니다.
세조; 김종서 일파에 의해 망할 뻔한 이씨 왕조를 구해 다시 나라를 일으킨 공
선조;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어 왕조를 유지시킨 공
인조; 광해군의 패륜을 막고 유교 국가의 이념을 지켜 나라를 살린 공
순조; 서학의 침투를 막아 왕실을 유지시킨 공
영조와 정조; 고종이 황제가 되고 난 뒤에 조상을 높이는 뜻에서 조를 붙였다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 예종 즉위년(1468) 9월 24일에는 돌아가신 선대왕의 묘호를 세조라 하게 된 경위가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신하들은 관례에 따라 신종(神宗), 예종(睿宗), 성종(聖宗) 중 하나를 택하시라고 올렸습니다. 하지만 임금(나중에 예종)이 말하기를 “대행대왕께서 재조(再造)한 공덕을 일국의 신민으로 누가 알지 못하겠는가? 묘호를 세조라고 일컬을 수 없는가?”
오백년이 훌쩍 넘은 후대의 우리들이 바라보는 어떤 특정 임금의 공과에 대한 평판과 당대 사람들의 인식이 당연히 같을 수가 없겠지만, 시대와 환경 그리고 권력자인 임금과 힘을 가진 당파세력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때로는 조가 되기도 하고 또 종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