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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대사 색깔: 희서 건 수민 현서 라희 / 모두
새들 놀이터에 도착했습니다. 저 멀리서 건이가 "선생님~"하며 달려왔고, 수민이는 두 팔을 벌리며 걸어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장보기 리스트를 건네 주며 수박, 오이, 칠갑산 국수, 꽃소금, 설탕을 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민이가 "선생님, 선생님! 국수는 충남 마트 가면 돼요. 충남 마트 바로 가요."라고 말했습니다. 건이가 수민이의 말에 "충남 마트로~!"라고 외쳤고 아이들이 바로 길을 나섰습니다.
충남 마트로 가는 길은 제가 처음 가는 골목이었습니다. 수민이가 팔짱을 끼며 "선생님, 저기 보이는 떡볶이 집 원래 제가 다니던 어린이집이었다요?"라고 말하며 동네를 소개시켜주었습니다. 무더위를 뚫고 마트에 도착하자, 사장님께서 웃으시며 "어이구 왔어? 워메 뭐이리 우르르 들어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사장님! 칠갑산 국수요!"라고 말하자 "어~ 세 개 가져가면 되지?"라고 하셨습니다. 누군가 미리 말해놓아서 그대로 포장해두셨다고 하셨습니다. 무거운 박스를 힘이 쎈 현서가 번쩍 들었습니다. 수민이에게 바자회에서 번 돈을 주자, 작게 "흐흐.. 바자회.."라고 하더니 "얼마예요?"라며 척척 국수를 계산했습니다. 거스름돈도 꼼꼼히 체크했습니다. 스스로 열심히 번 돈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수민이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수박을 어디서 살지가 아이들에겐 가장 고민이었는데, 우선 동네에서 꽤나 비싸지만 물건이 많은 00할인마트를 먼저 가보기로 했습니다. 희서와 건이가 수박을 통통 두들겨보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민이가 "선생님, 여기 말고 롯데백화점 옆에도 △△마트 있는데 거기 한번 가봐요."라고 말했습니다. 서연 선생님, 수민이, 현서가 그 마트로 가서 연락을 주기로 했습니다.
서연 선생님께 전해 듣기로는, 수민이와 현서가 △△마트의 수박을 보고 "00할인마트보다 더 크고 좋은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장님께서 그 얘길 들으시곤 심부름 온거냐고 물으시더니, 다른 곳에선 5만원씩 파는 특별 수박을 3만원에 주시겠다고 하셨답니다. 확실히 00마트 수박보다는 좋은 수박같아 보였고, 가격도 2천원 정도 더 싸서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오이와 함께 계산 후 내일 새들경로당으로 배달을 부탁하고 왔습니다.
"어르신 저희 왔어요~"라고 말하며 들어서니 경로당 문틈 사이로 회장님께서 "어~" 라고 하셨습니다. 오경자 회장님께서는 마늘 한 바가지를 까고 계셨습니다. 종이 접기를 하고 계시던 다른 어르신들께서, "김치가 없어서, 내일 너네 먹일 김치가 없어서 겉절이 만들고 계시는거여~"라고 하셨습니다. 김장이라니. 수박 수영장을 위해 아동기획단과 저희만 준비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경로당에서도 큰 마음을 쓰고 계신다는 것을 확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장' 자체도 저에겐 가족들이 명절에 모여 크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어서 마늘부터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고 회장님의 정성에 더욱 감동하게 되었습니다.
건이는 어르신 한 분 한 분과 포옹을 시작했고, 희서와 함께 종이접기를 하고 계신 어르신들 앞에 앉았습니다. 어르신들께서 "예쁘지~? 색종이도 알록달록 해. 누가 만든 게 제일 예뻐?" 라고 하시며 종이접기 작품을 자랑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정말 색종이도 작품도 예뻤습니다. 수박 수영장이 처음에는 오늘, 월요일에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나 좋은 종이접기 수업이면 어르신들께서 빼기 어려우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느 새 회장님께서 겉절이를 다 만드셔서 아이들에게 한 입씩 맛보라고 주셨습니다. 진작부터 회장님 곁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수민이와 현서가 아기새처럼 겉절이를 받아 먹었습니다. 수민이가 침을 꼴깍 삼키면서 "선생님, 김치 진짜 맛있어요. 먹어보세요." 라고 진지한 말투로 말해주었습니다. "회장님, 저도 주세요!"라고 하자 바로 한 입에 넣기 좋게 말아 주셨습니다. 김치가 고소하고 매콤하니 입맛을 싹 돌게 만들었습니다. "히이이익~! 최고의 김치인데요?" 건이가 큰 리액션을 보이자, 회장님께서는 건이 어머님 갖다드리라며 한 봉지 싸주시도 하셨습니다. 말 그대로 이웃의 정이 오고 가는 풍경이었습니다. 입꼬리가 내려갈 수 없었습니다.
다음은 내일 먹을 콩국수의 콩물을 만들기 시작하셨습니다. 현서가 회장님 옆에 꼭 붙어 앉아 든든한 조수 역할을 했습니다. 셰프님의 지시대로 봉투를 뜯어 가루를 붓고, 간도 보고. 현서는 표정 변화가 큰 친구는 아니지만, 만약 강아지처럼 꼬리가 있었다면 회장님을 도와드리는 내내 꼬리가 살랑살랑 움직였을 것 같았습니다. 콩물에 눈을 떼지 못하고 점점 설레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경로당에 한연임 선생님도 오시고, 최은영 님도 와주셨습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과 함께 경로당 한 쪽에 둘러 앉아 리허설을 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사회자인 현서가 대본을 읽었습니다. 수줍었는지 작은 목소리였는데, 내일은 더 큰 목소리로 밝게 할 수 있도록 시작 전에 기를 모아주어야겠습니다. 다음은 게임 진행자 희서 차례였습니다. 희서는 씩씩하고 예쁜 말투로 사회를 잘 봐주었습니다. 은영님께 게임 PPT에 대해서도 설명드리고, 희서와 아이들에게도 게임 룰을 다시 설명해주었습니다. '노래 맞추기' 슬라이드를 보던 중 라희가 "선생님, 지금 노래 불러보면 안돼요?"라고 콕콕 찌르며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다 함께 동요 영상을 보며 따라 불러보았는데, 김장을 마저 하고 계시던 어르신들께서도 따라 부르셨습니다. 카메라에 나오지 않는 각도와 소리였지만 그 순간을 담고 싶을 만큼 예쁘고 따뜻했습니다. 마지막 수민이가 현서와 라희의 리코더 장기자랑을 소개해주었고, 너무나도 예쁜 마음으로 쓴 클로징 멘트를 해주며 사회자 리허설을 마쳤습니다.
아이들과 몸으로 말해요와 속담 맞추기를 연습해보았습니다. 뒤에서 희서와 함께 문제 종이를 넘기고, 연임 선생님과 은영 님께서 아이들의 설명을 보고 맞추어보셨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신난 나머지 굉장히 정신없었지만, 열의를 다해 게임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웃기고 귀여웠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조금이라도 더 원활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희서가 진행자로서 잘 중재를 하고 아이들은 순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아이들과 경로당을 나와 놀이터에서 잠깐 놀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상어 게임도 뜨겁게 했습니다. 아이들과 이렇게 새들놀이터에서 노는 것이 마지막일 것 같아서 더 신나게 놀아주고 싶었습니다. 내일 보라매 공원에 가면 함께 물놀이를 해야하나 고민이 되었는데, 놀이터에서 놀다 보니 내일 여벌 옷 다 챙겨와서 아이들이랑 같이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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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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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슈퍼비전 요청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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