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재기는 타 지역에서 전광어, 매가리, 가라지, 빈쟁이라고도 부르는 전갱이의 제주 방언이다. 일본 말로는 ‘아지’라고 부르는데, 포항이나 마산 등지에서는 지금도 아지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통용된다. 회유성 어종으로 떼를 지어 이동하는데 봄에서 여름에는 북쪽으로 이동하고 가을에서 겨울에는 남쪽으로 이동하는 속성이 있다. 다 자란 성체는 30~40cm에 이른다. 제주의 각재기국은 이 각재기 머리를 잘라내고 다듬어서 배추만 넣고 끓이는데 비리지 않고 시원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생선은 너무 오래 끓여도 비린내가 나는 점을 감안하면, 신선한 재료와 더불어 불의 세기와 시간 조절이 맛의 포인트인 듯싶다. 선도가 떨어지면 된장을 살짝 풀기도 한다. 제주 시내 돌하르방식당이 각재기국으로 유명한 곳인데 일도2동에 있는 본점은 올해 80이 넘은 하르방이 여전히 주방을 지키고 있고 연동에 있는 분점은 아들이 이어가고 있다. 두 곳의 맛 모두 큰 차이 없이 현지인들로부터 인정받는 곳이지만, 본점은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하는 하르방의 고집으로도 유명하다. 느긋하게 먹고자 할 때에는 분점으로 가는 것도 한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