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장수 유성구 구의회 의장과 김용태 의원이 회의시작부터 동명칭 외래어사용에 대한 안건 통과를 위해 같은 당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시티저널 | | 대전시 유성구청(구청장 진동규)은 지난해 새로 생기는 동의 이름을 ‘테크노동’이란 외국어로 지으려다가 국민의 비판과 비난이 있자, 지난 2월 3일 유성구의회(의장 설장수)는 임시회를 열고 영문 명칭 사용을 위한 “유성구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부결 시켰다. 그리고 다시 여론조사를 했는데 관평동이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테크노동이란 이름을 선호하는 한 의원이 테크노아파트주민 대표 5명과 일반주택 주민대표 5명을 모아 공청회를 열고 다시 ‘관평테크노동’ 이란 이름으로 하자고 결정한 뒤에 4월 13일에 임시회 운영자치위원회를 열게 하고 그 명칭을 ‘관평테크노동’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는 안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이에 앞서 행정자치부가 ‘동사무소’란 명칭을 ‘주민센터’라고 바꾼 일과 이번 유성구가 외국어로 이름을 지으려고 온갖 짓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국민정신은 썩을 대로 썩었고, 나라가 망할 징조로 보여 몹시 걱정 된다.
한 나라의 말은 그 나라의 정신이고 그 겨레의 얼이다. 일찍이 100년 전 대한제국 때 주시경 선생은 “한 나라의 말이 오르면 그 나라가 오르나니!”라고 외치면서 망해가는 나라를 일으키려고 우리 말글을 갈고 닦는 일에 힘썼다.
그런데 이번 대전시 유성구청에서 새로 생기는 동의 이름을 외국어로 지으려고 발버둥치는 꼴은 나라 말을 짓밟는 일이고 국민정신을 더럽히는 일로서 우리 국어의 독립을 가로막는 잘못된 일이다. 구청장과 구의회 의원은 말할 거 없고 주민들은 세계화 시대에 영문으로 동의 이름을 지어야 더 발전하고 잘 살게 된다고 생각하고 주장한다니 참으로 한심하고 기가 막힌다.
우리는 100년 전에 일본제국에 나라를 빼앗기고 일본 놈들이 우리말과 이름을 못 쓰게 한 것에 대해서 분개하고 있다. 일제는 강제로 우리 겨레의 이름을 일본 말글로 바꾸게 했다. 이른바 일본식 창씨개명을 강요한 일이다. 그런데 오늘날 일본은 조선인들이 스스로 원해서 나라도 먹었고 잘 살게 해주었다고 해서 화를 내는 판인데 지금 우리 정부와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스스로 겨레말을 버리고 미국식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으니 부끄럽다. 그것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구의원까지 이 일에 찬성하고 나섰다니 슬프다.
2월 3일 구의회 본회의에서 부결시키고,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많은 사안을 다시 외국어를 끼어 넣어 이름을 지으려는 민주주의와 국어독립을 가로막는 행위를 보면서 아직 우리는 지방자치가 멀었고 수준이 낮은 정치인들이 많다는 생각도 든다. 친일인명사전을 만든다고 하니 요즘 친일 반민족 행위를 한 후손들이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들의 후손도 살아남기 위해서 외국어를 섬기고 국어독립을 방해했다고 말할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 이들은 눈병까지 나면서 자주민족문화를 빛내어 백성들을 잘 살게 하려고 우리 글자를 만든 세종대왕과 나라를 지키려고 목숨까지 바친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를 입으로는 존경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행동은 그 반대임을 알지 못하는 거 같다. 아니 일제 때 친일 행위를 한 자들과 똑 같은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고 나라가 망하려면 외부 침략보다 내부 부패와 얼간이가 더 문제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이 세 명, 자유선진당 의원이 두 명인데 한나라당 의원이 모두 찬성하고, 자유선진당 의원 두 명은 반대해서 3대2로 통과되었는데, 한나라당 출신 구의장이 그 상임위원회에 참관해서 독려하는 거 같으니 4월 21일 본회의 통과는 확실해 보인다고 그곳 주민이 알려왔다. 그리고 한글단체가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래서 한글단체는 유성구청장과 구의회의장에게 반대 의견을 보내고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통일신라가 당나라를 본 따서 관직과 땅 이름과 사람 이름을 중국식으로 바꾸면서 중국화 정책을 펴야 잘산다고 했다. 그 결과 오늘날까지 1500여 년 중국 문화의 노예생활을 했다. 지금 나라 기관의 이름과 상품이름을 미국말로 짓는 세계화 정책이 국민과 나라가 좋다는 얼빠진 정치인들이 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이제 영어 노예, 미국문화 노예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세계화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세계 금융 자본가들은 지금 한국에서 자신들의 야욕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겉으로 크게 웃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숨어서 웃을 거 같다.
똑 같은 국산품에도 외국말글로 이름을 지으면 비싸게 팔린다고 아파트 이름도 테크노아파트라고 외국어로 짓고, 동네 이름도 테크노빌리지라고 부른다더니 이제 행정구역 이름도 테크노동이라고 한단다. 요즘 행정구역 통합을 하거나 신도시를 만드는 다른 지역에서는 국가지명위원과 이름 짓기 전문가들에게 묻고 이름을 짓는다는 말을 들었다. 유성구는 그런 방법과 절차를 밟지 않고 이해상관이 있는 주민과 구의원에 끌려 다녀서 문제가 많은 거로 보인다. 제발 유성구의회는4월 21일 본회의에서 말썽이 많은 외국어 이름을 다시 부결하고 우리말로 이름을 다시 짓기 간절히 바란다. 그럼 한글단체는 손뼉을 치며 발 벗고 돕겠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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